그래픽=안나경 기자
텔레그램으로 마약을 유통한 20대가 경찰의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불법 영상을 촬영·유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사이버상의 모든 행동은 흔적을 남긴다"며 늘어나는 암호화 메신저를 이용한 범행에 경고했다.
◇텔레그램 통해 마약 유통·불법 영상 유포전북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마약류관리법·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A(20대)씨를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공범 B(20대)씨와 1월부터 최근까지 텔레그램에서 마약 판매 채널을 만들고 전국을 돌며 '던지기 수법'으로 1천여만 원 상당의 마약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테이프로 둘둘 감아 포장한 마약을 에어컨 실외기 등에 두고 판매하는 수법을 활용한 것을 알려졌다. 일당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고자 대중교통과 택시 등을 타고 이동하며 마약을 유통했다.
또 A씨는 해외 SNS를 통해 알게 된 피해자를 유인해 신체 등을 불법 촬영해 유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텔레그램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던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황진환 기자
◇"사이버에서 일어나는 모든 행동 흔적 남긴다"경찰은 지난해 마약과 개인정보를 판매하는 채널 2개를 발견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두 채널의 운영자를 특정한 경찰은 지난 23일 서울과 천안에서 A씨 등을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주사기 180개와 필로폰 4.5g, 대마 카트리지 15개, 휴대전화 3대 등 시가 5백여만 원 상당을 압수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일회용 비트코인 지갑으로 마약 판매 대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과 함께 마약을 유통한 것으로 보이는 공범 2명을 조만간 검거할 예정이며,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을 구입한 이들까지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전북경찰청 김광수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은 "사이버에서 일어나는 모든 행동은 흔적을 남긴다"며 "암호화된 메시지를 이용해 범행을 벌이면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온라인상에서 벌어지든 모든 불법행위에 대해 계속 추적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