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을 주사기에 소분, 조제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다음 달 1일부터 만 7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추진되는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특정 만성질환이 백신 접종의 금기가 아니라 접종 당일 몸 상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29일 백신 관련 전문가들을 초청해 예방접종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설명회에는 이재현 교수(연세의대 알레르기 내과), 정재훈 교수(가천의대 예방의학과), 최원석 교수(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등이 참석해 시민들이 궁금해하는 점에 대해 답변했다.
-심장수술을 2번 했고 지금도 여전히 부정맥, 신부전증 등의 심장병이 있는데 백신접종을 해도 되나=(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만성질환자라면 감염시 중증으로 진행하거나 사망할 위험이 굉장히 높지만 특정 만성질환이 백신 접종의 금기에 해당되는 것은 없다. 백신 접종하는 당일의 (몸) 상태에 따라서 백신 접종은 결정이 될 수 있다.
고령층이라면 코로나19에 감염이 되었을 때 사망 위험이 굉장히 많이 올라가게 되기 때문에 백신접종을 하는 것이 권고된다. 다만 심장수술을 했고 부정맥이 있다면 복용하고 계신 약물 중에서 출혈경향성을 만드는 약물이 있을 수 있어 접종 부위를 잘 눌러 혈종 같은 것들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는 게 좋다.
-독감 예방접종을 맞고 이상증상으로 119에 실려 간 적이 있어 그 이후 독감주사를 안 맞고 있는데 코로나 백신접종은 해도 되나=(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당시 경험했던 이상증상이 어떤 것이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아나필락시스에 해당하는 사례라면 백신 구성 성분의 일부가 코로나19 백신과 겹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완전히 금기라고 할 수는 없지만 주의에는 해당이 될 수 있다.
주의에 해당되는 경우 득실을 따져 득이 아주 명확하게 실보다 많다고 판단되는 경우 접종을 권고한다. 다만 아나필락시스였다고 하더라도 어떠한 성분인지가 명확하게 확인되어 있는 경우라면 접종이 가능하다.
지난 17일 오전 충남 천안시 서북구 실내테니스장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실시된 지역 예방접종센터 모의훈련에서 의료진이 이상반응 발생 접종대상자를 응급처치실로 이송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예방접종을 맞고 이상반응이 나타날 경우 어떻게 대처하고 어느 병원으로 가야하나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예방접종 후 즉시 발생 가능한 이상반응 중 대표적인 것이 아나필락시스. 이 경우에는 접종 후 15~30분 정도 접종장소에서 관찰을 하면 90% 이상 현장에서 확인할 수가 있다.
문제는 접종 후 나타나는 경증 이상반응. 빠르면 4~5시간 후부터 접종부위 통증이나 발열, 근육통 같은 몸살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 48시간 정도에는 사라지지만 만약 48시간이 지나도 심해진다면 접종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 연락하는 게 좋다.
-예방접종을 맞고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면 그 부작용의 경우에 치료가 가능한가=(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종류에 따라 대처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많은 경우 치료가 가능하다. 발열이나 근육통과 같은 경증은 해열진통제와 같은 약물 복용 후 시간이 지나면 대다수 큰 문제없이 회복된다.
심각한 부작용으로 가장 걱정하는 것이 아나필락시스. 그러나 증상이 나타나도 조기에 인지돼 에피네프린과 같은 약물이 투여되고 호흡기 보조가 잘 이뤄지면 대부분 잘 회복될 수 있다.
-백신접종 전후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는지. 먹지 말아야 음식이라든지 복용하지 말아야 할 약이 있나. 무리한 운동을 금지해야 하나.=(이재현 연세대 알레르기내과 교수) 아프지 않게 준비하시는 게 제일 중요. 감기 기운이 있거나 하면 맞을 수 없다. 무리한 운동 안 되고 하루나 이틀 목욕 등을 피하면 될 것 같다. 고강도 운동이나 음주를 삼가고 접종 후 접종 부위를 깨끗이 잘 관리해야 한다. 어르신의 경우 접종 후 혼자 있지 말고 다른 사람과 함께 있다면 증상 발생 시 도움받을 수 있다.
코로나19 환자 치료 의료기관 종사자에 대한 화이자 2차 접종이 실시된 지난 20일 오전 서울시 중구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코로나19 화이자 백신을 맞은 대상자들이 관찰실에서 대기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백신접종을 하면 열이 심하게 난다고 하던데 혈압이 급상승하지는 않나=(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발열이 흔히 경험하는 이상반응이지만 연세 있는 분들은 상대적으로 발열을 경험할 가능성이 훨씬 낮다. 맥박이나 혈압이 좀 올라갈 수 있지만 평상시 혈압약을 복용하고 혈압이 어느 정도 조절이 되고 있는 분이라면 문제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인플루엔자나 대상포진과 같은 다른 접종 후 코로나19 백신을 맞아도 되나=(이재현 연세대 알레르기내과 교수) WHO나 미국 등 국내외 여러 나라에서는 다른 백신과의 접종 전후에 최소한 2주 정도의 간격을 띄우도록 권고하고 있다.
-어르신들의 경우 예방 접종을 받는 게 좋을지에 대한 전문가 의견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기저질환 악화로 안전성에 우려가 있는듯. 그러나 오히려 기저질환이 있으신 분들은 반드시 접종을 하셔야 되는 분들. 코로나19 자체가 기저질환자와 노약자에게 너무나 치명적인 질병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80세 이상인 경우 확진자는 전체 5%에 불과하지만 사망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요양병원과 요양원에 계시는 분들도 전체 사망자의 3분의 1 정도. 대부분의 만성질환자들도 현재 몸의 컨디션이 좋고 급격한 증상 악화가 당장 없다면 접종하는 게 안전하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코로나19 백신접종 일정을 변경할 수 있나=(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 예약했는데 그날 몸이 안 좋거나 없던 병이 생겼다면 접종일정을 연기해서 접종일정을 다시 잡아야 한다. 질병 등을 이유로 변경은 가능하지만 '이 백신이 싫어서 안 맞겠다'의 경우 조금 후순위로 접종 일정을 조정해 드린다.
지난 17일 오전 충남 천안시 서북구 실내테니스장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실시된 지역 예방접종센터 모의훈련에서 접종대상자들이 접수, 예진표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예방접종 후 고령층에게 일반적으로 흔히 발생하는 증상은 어떤 것들이 있나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젊은 사람들과 다르지는 않다. 가장 흔하게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접종 부위의 붓기나 통증, 발적, 전신 근육통이나 발열이다. 다만 이런 증상이 젊은 사람들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발생 빈도가 낮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다만 어르신의 경우에는 발열이나 근육통 증상 시 젊은 사람에 비해 컨디션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적극적으로 약물 복용하고 충분히 쉬어야 한다. 수분 섭취도 충분히 해야 탈수 등 증상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