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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보상 거부 잇따라..신도시 조성 차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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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계획 철회 촉구도…"여기서 더 악화하면 차질"

고무성 기자.

 

지난 25일 오후 수도권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경기도 남양주 왕숙 제1지구인 진접읍.

'우리땅 들어오면 누가 죽어도 하나는 죽는다!', '강제수용도 모자라 양도세 내라고? 원주민이 투기꾼이냐!', '토지보상 필요 없다! 신도시 취소하라!', '도둑놈 LH 때려잡자!' 등 빨간 현수막이 도로변 곳곳에 걸려 있었다.

광활한 비닐하우스 일대에는 주민이 한 명도 안 보일 정도로 한산했다. 토지주들은 지난 8일부터 시작된 농작물 등 지장물 조사조차도 반대하고 있었다.

농민 A(58) 씨는 "정부가 주는 토지 보상금으로 다시 농사를 지으려면 남양주 주변에 땅값이 너무 올라서 포천이나 강원도 철원으로 가야 한다"며 "과거에 개발제한구역이라고 희생을 강요했는데 이제는 싼값에 강제 수용을 한다면 누가 찬성을 하겠냐"고 토로했다.

공대석 왕숙지구 진접주민대책위원장은 "신도시 수용지에 찬성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LH가 투기꾼으로 전락했는데 지장물 조사를 할 때가 아니라 자숙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3기 신도시 왕숙지구는 남양주시 진접·진건읍, 양정동 일원 1천134만㎡에 6만9천 가구의 주택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LH가 99%, 남양주도시공사가 1%의 지분으로 참여한다.

남양주 다산새도시 20개 아파트와 8개 산하단체로 꾸려진 시민단체인 다산신도시총연합회는 지난 15일 "다산새도시와 광교새도시 등 경기도 대형 택지개발을 주도한 GH가 남양주 왕숙지구 사업에 참여해 LH의 독주를 견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3기 신도시로 지정된 하남 교산지구 역시 이번 사태의 여파로 지장물 조사가 주민들의 반발로 중단된 상태다.

고무성 기자.

 

◇ 신도시 계획 철회 촉구도…"여기서 더 악화하면 차질"

3기 신도시 주민들이 지장물 조사와 토지보상을 잇달아 거부하면서 신도시 조성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3기 신도시 예정지구 중 하남 교산과 인천 계양의 토지보상 완료율은 각각 49.13%, 44.4%다. 과천 과천지구는 3/4분기, 남양주 왕숙과 부천 대장은 4/4분기, 고양 창릉은 올해 12월 말에 협의보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광명·시흥은 보상에 앞서 지구 지정도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오는 7월 인천 계양을 시작으로 올해 3만 가구에 대해 사전청약을 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3만 2천 가구의 사전청약 입주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현재 3기 신도시 계획을 전면 철회하라는 목소리마저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게시판에 '제3기 신도시 철회 바랍니다'라는 청원에는 지난 26일 기준으로 11만 8천여 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LH 주도의 제3기 신도시 지정 철회해 주세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겨야 할까요?"라고 밝혔다.

LH 직원 등의 땅 투기 논란이 터진 광명·시흥 3기 신도시의 주민들은 지난 26일 신도시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LH 관계자는 "지금은 일단 전체적으로 국민감정이 안 좋다"면서도 "갑자기 추진된 것들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 분위기 지나고 하면 자연스럽게 수그러들고 하면 예정된 시점에 그렇게 미뤄지고 그럴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까지는 신도시 조성 계획에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번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악화하면 어렵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명지대 권대중 부동산학과 교수는 "토지수용법이 있기 때문에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소유자들이 협의가 안 되는 경우에 행정소송을 하게 되면 조금 길어질 수 있다"며 "이번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계속 투기 용의자가 나오게 되면 아무래도 시기와 물량을 정부가 조절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국대 심교언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금 현재까지는 차질은 별로 없을 것 같은데 국민 여론이 더 나빠지거나 사업이 연기되거나 계속 지연되거나 이런 차질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토지주들의 반발이 있기는 하지만은 과거에 신도시를 할 때도 반발이 다 있었는데도 어느 정도 진행이 된 것을 보면 국민의 여론이 더 악화만 되지 않으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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