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캡처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과 카이스트 이병태 경영공학부 교수가 '조선구마사' 관련 발언으로 누리꾼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황교익은 지난 24일 SNS에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 동북공정·역사 왜곡 논란을 다룬 기사를 공유하고 "'대장금'에 나오는 음식은 조선에 있었다고 생각하냐"라고 말을 보탰다.
이후 해당 의견이 비판받자 25일 다시 글을 올려 "국뽕들이 난리가 났다. 조선 왕이 장금이 같은 궁녀가 요리한 음식 먹으며 이게 맛있네 저게 맛없네 품평을 했다고 생각하나. 판타지면 판타지로 보고 말지 뭔 역사 타령인가"라고 꼬집었다.
MBC 드라마 '대장금' 속 궁중음식은 궁중음식연구원이 당대 문헌 참고 등 고증을 거쳐 만들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궁중음식연구원의 고증을 거치면 그게 조선궁중음식이 된다고 생각하나. 궁중음식연구원을 설립한 고(故) 황혜성씨가 작성한 조선궁중음식무형문화재 보고서에 일본음식인 스키야키 조리법이 올라가 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국뽕 여러분, 판타지 드라마 보고 흥분하지 말고 엉터리 조선궁중음식무형문화재나 바로잡자고 외치시라. 역사 공부 엉터리로 하셨다. 여러분 잘못 아니다. 역사를 왜곡한 자의 말만 들어서 그렇다. 다시 공부하시라"고 조언했다.
그런가하면 이병태 교수는 당시 시대상황에 빗대 세종을 '친중 군주'로 묘사했다.
그는 25일 SNS에 "세종대왕이 중국 만두를 먹었다고 난리라는데, 세종은 대표적인 중화사상을 신봉한 친중 군주였다"고 전했다.
'조선구마사'에 분노한 대중을 향해서는 "당신들은 이미 동북공정에 세뇌된 것"이라며 "무슨 콤플렉스가 이리 심한가? 픽션 드라마가 다큐멘터리도 아니고. 이렇게 무섭게 흥분한 민중들을 활용한 정치가 모택동의 문화혁명이고 김일성의 인민재판"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행위가 작가들의 '상상력'을 억압하고 '반일' '반중' 세력만 길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군중심리로 작가들의 상상력을 억압하고 나서 우리나라에서는 대중이 인정하는 '하나의 역사'만 말하고 가르치고, 그래서 세뇌된 반일, 반중 테러리스트들이나 길러내자는 말인가"라고 되물었다.
중국식 소품 활용에 벌어진 동북공정 논란을 두고서는 "만두, 그거 우리 지금 안 먹고 사는 음식인가. 중국이 한국 픽션 드라마를 증거로 동북공정 근거로 삼을 만큼 어리석은 나라인가. 이걸 근거로 동북공정을 한다면 그야말로 우리에게 좋은 일 아닌가. 얼마나 근거가 없으면 그려냐고 웃어주면 될 수 있지 않나"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과잉반응이야말로 이미 동북공정이 성공하고 있다는 방증인지 모른다. 종족주의적 어리석은 애국심이 넘쳐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조선구마사'에 대한 반발 여론을 지나친 애국주의, 소위 '국뽕'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시청자들은 지금까지 퓨전 사극과 달리 '조선구마사'는 역사의 큰 맥락 안에서 납득할 수 없는 허구적 설정을 가져왔다고 반박했다.
한 누리꾼 백모씨는 황교익이 올린 SNS 글에 댓글을 남겨 "'어차피 판타지인데 뭘 따지냐. 18년 전 대장금 때도 틀린 것 많았다' 이런 말씀이냐"면서 "판타지라도 시청자가 분노하거나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중국 동북공정으로 예민한 시기에 조선 드라마라면서 중국 음식을 보여주니 화가 났겠다. '대장금'의 허구성은 대중이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 안에 있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조선구마사'는 최근 중국식 소품과 복식 사용, 태종과 충녕대군 등 실존인물에 대한 부정적 묘사로 중국 동북공정·역사 왜곡 논란에 휘말렸다.
이에 제작진은 두 차례 사과를 통해 문제 장면의 전면 삭제를 약속하고 일주일간 재정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방영 중지를 촉구하는 여론이 거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