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女 정구 명문 부활 이끈 '백설공주'의 숨은 헌신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NH농협은행 소프트테니스 주장 백설

NH농협은행 여자 소프트테니스 선수단 주장 백설이 24일 CBS노컷뉴스와 인터뷰를 마친 뒤 올 시즌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고양=노컷뉴스

 

한국 여자 소프트테니스(정구)를 이끌어온 NH농협은행. 6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NH농협은행은 국내 단일 스포츠 대회 최고의 역사를 지닌 동아일보기에서 2019년 97회 대회까지 무려 38번의 우승을 차지하는 등 국내 최강으로 군림했다.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13개, 세계선수권 금메달 14개를 수확하는 등 국제 무대에서도 명성을 떨쳤다.

그런 NH농협은행의 지난해는 최강의 명성이 다소 흔들렸다. 제 41회 회장기 전국소프트테니스대회에서 9년 연속 우승이 무산되는 등 단체전에서 무관에 그쳤다. 회장기와 동아일보기 모두 4관왕에 올랐던 2019년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NH농협은행은 올 시즌을 산뜻하게 출발했다. 올해 첫 대회에서 그토록 바랐던 단체전 정상에 오르는 등 3관왕을 달성했다. 지난주 전북 순창에서 막을 내린 제 42회 회장기 전국 대회다.

NH농협은행은 단체전에서 난적 DGB대구은행을 넘고 2년 만의 정상을 탈환했다. 여기에 국가대표 에이스 문혜경이 복식과 혼합 복식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 문혜경은 에이스의 건재를 과시했다. 2년 전 2개 대회 4관왕의 명성을 확인했다. 여기에 단체전에서 국가대표 이민선과 2년차 이정운이 결승에서 맹활약했다.

제 42회 회장기 전국 대회 3관왕을 달성한 NH농협은행 선수단. NH농협은행

 

하지만 NH농협은행 유영동 감독은 주장 백설(24)을 우승의 주역으로 꼽았다. 백설도 이번 대회 문혜경과 함께 복식 우승을 합작했다. 그러나 경기 외적인 역할이 빛났다는 것이다.

유 감독은 "사실 지난해 성적도 그렇고, 팀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백설이 주장을 맡아 후배들을 잘 이끌면서 올해 첫 대회부터 만족할 만한 성적을 냈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치가 없는 상황에서 백설이 그 역할까지 해주는 등 존재감이 컸다"고 귀띔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김동훈 코치가 개인 사정으로 팀을 떠나는 변수가 발생했다. 코로나19로 가뜩이나 하반기에 대회가 몰린 상황에서 코치의 부재는 악재가 될 수 있었다. 단체전 무관의 한 원인이 됐을 터였다.

이런 상황에서 백설이 지난해 은퇴한 나다솜의 뒤를 이어 주장의 중책을 맡게 된 것이다. 백설은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상반기 대회가 없어 실전 감각도 떨어졌고, (코치 부재 등으로) 심적으로도 흔들렸다"고 돌아봤다. 이어 "어려운 시기에 주장이 돼서 부담도 있었다"면서 "실업 7년차인데 코치님이 없는 시즌은 처음"이라고 털어놨다.

그리고 첫 대회에서 3관왕을 이뤄냈다. 백설은 "지난해 단체전 우승이 없어서 너무 간절했다"면서 "후배들이 너무 잘 따라와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이어 "주장 되고 첫 대회에서 우승해서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좋았다"면서 "또 권준학 은행장님이 지원도 많이 해주시는데 NH농협은행의 자부심을 되찾아 좋았다"고 뿌듯한 소감을 밝혔다.

NH농협은행 주장 백설의 경기 모습. NH농협은행

 

선수와 주장, 여기에 코치 역할까지 일정 부분 맡아야 했던 상황이 부담스럽진 않았을까. 백설은 "어차피 내가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잘못된 게 있을 때는 확실하게 얘기를 해줬다"면서 "그래야 스스로 강해지고, 팀의 전통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다행히 후배들이 잘 따라줬다. 특히 바로 밑인 1년 후배인 문혜경의 역할이 컸다. 백설은 "아무래도 내가 감독님을 보필해야 할 상황이 생기는데 그럴 때 혜경이가 후배들을 잘 다독이면서 이끌어줘서 고마웠다"고 했다. 이어 "이번 대회 4강전에서도 (김)홍주가 역할을 해줬는데 많이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이제 백설도 어느덧 고참이 됐다. 선수 개인으로서 마지막 목표가 생겼다. 백설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때 일본에 지면서 단체전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면서 "내년에 항저우아시안게임이 열리는데 다시 태극 마크에 도전해서 우승에 도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다만 역시 주장은 주장이었다. 인터뷰 말미에 백설은 "기사에 꼭 써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바로 후배들의 이름을 모두 넣어달라는 것. 국가대표 등 간판 선수들 외에도 함께 땀 흘리는 선수들을 알리고 싶은 공주처럼 예쁜 마음이다. NH농협은행은 주장 백설 이하 문혜경, 지금은 주무를 맡는 박지해를 포함해 이민선, 한수빈, 김홍주, 이정운, 임진아가 활약하고 있다.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