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경기도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KB 스타즈에 승리하며 3승 2패로 챔피언 자리에 오른 삼성생명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용인=연합뉴스
용인 삼성생명이 여자프로농구 역사를 새로 썼다. 정규 시즌 4위 팀으로는 역대 최초로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삼성생명은 15일 경기도 용인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와 챔프전 5차전에서 74 대 57로 이겼다. 최종 전적 3승 2패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1998년 출범한 여자프로농구에서 4위 팀이 우승한 것은 삼성생명이 최초다. 특히 4위의 챔프전 진출조차 그동안은 2001년 겨울리그 한빛은행밖에 없었다.
정규 리그 4위는 지난 시즌까지 3위까지 가는 플레이오프(PO)에도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부터 4위까지 PO 진출권을 주면서 새 역사의 발판이 마련됐다.
삼성생명은 또 정규 리그 승률 5할 미만 팀(14승 16패)의 최초 우승 기록도 세웠다. 그야말로 언더 독의 반란을 일으킨 셈이다. 특히 삼성생명은 강팀들을 잇따라 꺾고 정상에 올라 더 의미를 더했다. PO에서 정규 시즌 우승팀 아산 우리은행을 잡은 데 이어 챔프전에서는 최장신 센터이자 정규 시즌 MVP 및 7관왕에 빛나는 박지수(196cm)가 버틴 KB를 격침했다.
여기에 삼성생명은 15년 만에 챔프전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삼성생명은 2006년 여름 리그 뒤 그동안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상대 팀이 KB였다. 삼성생명은 2018-2019시즌 챔프전에서 KB에 3연패로 우승을 내준 아쉬움도 털어냈다.
삼성생명 김한별(가운데)이 15일 KB와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김소담(오른쪽)의 수비를 뚫고 레이업슛을 시도하고 있다. 용인=WKBL
김한별이 챔프전 MVP에 올랐다. 김한별은 기자단 투표에서 85표 중 66표를 얻었다.
삼성생명은 전반 11점을 넣은 김한별과 10점을 올린 배혜윤을 앞세워 34 대 28 리드를 잡았다. KB는 3점포 12개 중 3개만 넣는 부진에 열세를 면치 못했다. 3쿼터 삼성생명은 더 점수를 벌려 한때 13점 차까지 앞섰다.
하지만 KB도 김민정 등의 골밑 돌파 등을 앞세워 추격전을 펼쳤다. 삼성생명은 3쿼터까지 52대 43까지 앞섰지만 쿼터 막판 김한별이 4반칙으로 파울 트러블에 걸리면서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삼성생명은 그러나 마지막 4쿼터를 잘 버텼다. 김한별이 4반칙에도 골밑을 사수했고, 김단비의 3점포와 윤예빈의 골밑 돌파, 김보미의 재치 있는 미들슛 등으로 10점 이상 점수 차를 벌렸다.
경기 종료 4분 26초 전에는 김한별이 레이업슛으로 68 대 51, 점수 차를 17점으로 벌리며 쐐기를 박았다. 결국 삼성생명이 74 대 57 승리를 거두고 여자프로농구의 새 역사 창조를 이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