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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빚투'에 은행 가계대출 1천조 원 사상 첫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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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주담대·전세자금대출 높은 증가세 지속
국채금리 들썩, 대출금리 오름세
시장금리 상승세 본격화시 가계 빚 부담 가중

연합뉴스

 

NOCUTBIZ
주택 구입과 주식투자 '열풍'에 가계 빚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은행 가계대출이 사상 처음으로 1천조 원을 돌파했다. 2월에도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대출은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최근 국채 금리 상승으로 대출금리도 들썩이고 있다. 향후 금리인상이 본격화될 경우 가계 빚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올해 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03조 1천억 원으로 한 달 전 보다 6조 7천억 원 증가했다.

가계 빚이 처음 1천조 원을 넘어선 것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기) 주택 구입 자금 수요에다 '빚투'(빚내서 주식 투자), 코로나19로 인한 생활자금 수요 등의 영향으로 분석됐다.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박성진 차장은 "은행권 가계대출이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한 생활자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액(6조 7천억 원)은 2월 기준으로 볼 때 200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두 번째로 큰 폭 증가다.

한국은행 제공

 

주택매매 및 전세자금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가계대출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전월대비 6조 4천억 원 증가했다. 증가액 규모 기준으로 역대 2월 사상 두 번째로 크다.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을 보면 지난해 11월 9만 4천호, 12월 8만 7천호, 올 1월 6만 2천호였다. 11~1월 사이에 거래된 아파트가 시차를 두고 올 2월에 대출이 실행되면서 주담대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전세자금 대출 증가액은 1월 2조 4천억 원에서 2월 3조 4천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전세거래량은 지난해 12월 4만 1천호, 올 1월은 3만 6천호였다.

박성진 차장은 "전세시장 가격이 영향을 줬을 수 있겠지만 신학기인 2월은 이사철이어서 전세금 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용대출이 포함된 기타대출은 축소됐다. 1월 2조 6천억 원에서 2월 3천억 원으로 줄었다. 설 상여금 유입, 주식투자 관련 자금수요 둔화 등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은행 기업대출은 8조 9천억 원 증가했다. 2월 증가액 기준으로 속보 작성(09.6월) 이후 최대치다.

대기업대출은 1월 3조 4천억 원에서 2월 6천억 원으로 줄었지만 중소기업대출은 6조 6천억 원에서 8조 4천억 원으로 늘었다. 중기대출 가운데 개인사업자대출은 1월 2조 5천억 원에서 2월 4조 1천억 원으로 증가했다.

중소기업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은 2월 기준으로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은행과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이 이어지면서 개인사업자를 중심으로 대출이 많았다.

대기업은 1월에 늘었던 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같은 계절요인이 소멸된 데다 연초 회사채 발행이 원활히 이뤄지면서 대출 증가폭이 축소됐다는 설명이다. 2월 회사채 발행은 전월보다 1조 5천 억 원 늘어난 3조 7천억 원을 나타냈다.

은행수신은 1월 12조 1천억원 감소에서 2월 38조 3천억 원 증가로 전환했다. 수시입출식예금에서 기업 결제성 자금 및 지자체 교부금 유입, 가계자금 예치 등으로 크게 증가했다.

◇ 미 국채금리 상승에 국내 국채금리도 동반 오름세

미국 등의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최근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국내 국채 금리도 동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9일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6bp(1bp=0.01%포인트) 오른 연 2.034%를 나타냈다. 8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년 만에 처음 2% 선을 넘어섰다.

단기물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6.7bp 높은 연 1.206%을 기록했다. 국고채 3년물이 연 1.2%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2월 20일(1.234%) 이후 2년 만이다.

국채 금리가 뛰면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속된 저금리정책이 막을 내리는 것 아니냐는 공포감에 주식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또 국채 금리 상승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록 중인 가계부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1월중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연 2.83%로 전월 대비 0.04%포인트 오르며 5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가계대출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역시 0.04%포인트 오른 연 2.63%로, 상승폭은 지난 2019년 11월(0.09%) 이후 최대였다.

여기다 최근 신용대출 금리도 오름세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2.59~3.65% 수준이다.

신용대출 금리 '1%대'가 나왔던 지난해 7월 말의 1.99~3.51%와 비교해 하단이 0.6%포인트나 높아졌다.

향후 경기회복세가 본격화하면 연 0.5%로 묶여있는 기준금리가 오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금리 상승이 가팔라질 수도 있다.

금리가 상승하면 영끌', '빚투' 등 투자를 위해 빚을 낸 가계의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은 최근 금리상승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필요시 적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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