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왼쪽 두번째)과 장충모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직무대행(오른쪽)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벌어진 LH 직원들의 투기의혹에 관련해 허리숙여 사과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9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과 관련해 "규정을 총동원해서 부당이익을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변창흠 "업무상 비밀 넓게 해석하면 환수 가능"변 장관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출석해 "기본적으로 내부의 비밀정보를 활용해서 이익을 챙긴 경우 엄격한 처벌규정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변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이 부당이익 환수 가능성을 묻자 "업무상 비밀을 얼마나 넓게 해석하느냐에 달렸다"며 "공직자가 회의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얻은 정보도 내부 비밀로 간주한다는 판례가 있다. 회수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변창흠 "투명·청렴, 저는 끝도 없이 이야기했는데…일부 일탈"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안보고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LH 사장 2년 재직 때 부패 방지를 위해 한 조치가 있냐"고 질문하자, "공기업의 존립 이유는 투명성과 청렴이라는 이야기를 끝도 없이 했지만, 제 뜻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한 것 같다"고 답했다.
민주당 진성준 의원의 질의 때는 "평소 투기 억제를 위한 제도 개선과 실행에 노력해왔는데, 결과적으로 일부의 일탈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투기 의혹 직원들에 부패방지법 적용될까…엄포만?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왼쪽 두번째)이 9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김희국 의원은 투기 의혹이 제기된 직원들에게 부패방지법을 적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을 했다.
김 의원은 "정세균 총리와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땅투기에 연루된 공직자를 패가망신시키겠다고 했는데, 직위해제와 재산상 몰수로 국민 정서에 맞는 패가망신을 시킬 수 있느냐"고 물었다.
김 의원과 변 장관 발언을 종합하면, 투기 의혹에 연루된 직원들에게는 부패방지법과 공공주택특별법, 농지법, 한국토지주택공사법까지 4가지 법률의 적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대상 토지를 실제 보상받는 등 이익 실현이 되지 않아 부패방지법 적용은 어렵다는 게 김 의원의 판례 분석이다.
김 의원은 "현행법으로 패가망신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며 "엄포만 놓고 실행하지 않는다면 대국민 사기가 될 것"이라고 엄중한 대응을 요구했다.
◇변창흠 "참담한 심정…재발방지대책 마련"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있다. 윤창원 기자
변 장관은 현안보고를 통해 "체계적이고 치밀한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며 "부당하게 얻은 이득은 몇 배로 가중하여 환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했다.
변 장관은 "부동산 관련 기관의 해당 직원들은 원칙적으로 일정 범주 내 토지거래를 제한하고, 불가피한 토지거래의 경우에는 신고하도록 하겠다"며 "국토부, 지자체, LH, 지방공사 등 부동산 개발정보 관리 기관의 직원들에 대해 재산등록 의무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변 장관은 "주무부처 장관이자 LH의 전 기관장으로서 매우 참담한 심정"이라며 "국민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