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서울 목동신시가지 아파트에 이어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아파트까지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서울 재건축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9일 송파구청에 따르면 올림픽선수촌 아파트는 전날 재건축을 위한 정밀안전진단 용역 시행 결과 D등급(53.37점)을 받았다.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2차 정밀안전진단)까지 통과하면 재건축이 확정된다.
안전진단은 A~E등급으로 나뉘며 이 단계를 통과해야 정비구역지정, 조합설립, 시공사 선정 등 재건축을 위한 절차를 진행할 수 있어 재건축의 첫 관문으로도 불린다.
올림픽선수촌 아파트는 앞서 한 차례 탈락의 고배를 마신 바가 있다. 2019년에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했지만 C등급(60.24점)을 받아 재건축 기회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올림픽선수촌 아파트는 이번에 조건부 재건축인 D등급을 받아 본격적인 재건축에 나설 발판을 마련했다.
1988년 준공된 올림픽선수촌아파트는 5540가구 대단지로 서울 강남권 재건축의 '잠룡'으로 불린다. 올해 상반기로 예정된 정부의 안전진단 강화 전에 재건축을 서두르는 분위기에 편승해 이번에 안전진단을 밟은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는 재보선 후보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재건축 규제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우는 것도 재건축 기대감이 번지는 이유로 정비업계에선 본다.
서울 주요 단지들은 최근 재건축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지난달에는 전체 총 2만6635가구에 달하는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중 1·2·3·4·10·14단지가 대거 1차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서울 여의도 목화아파트도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해 여의도 일대 재건축 단지들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들은 속속 조합을 설립하며 재건축 사업에 탄력을 붙였다.
올림픽선수촌 아파트가 2차 안전진단(적정성 검토)을 통과할지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 앞서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9단지, 오류동 동부그린아파트, 불광동 미성아파트 등 1차 안전진단을 통과하고 2차에서 미끄러진 사례도 적지 않다.
정비업계에서는 재건축 단지들이 안전진단과 조합설립을 서두르는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 목동의 B중개업소 관계자는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단지 조합원은 2년 동안 실거주한 경우에만 새 아파트 분양 자격을 받도록 한 정부 규제가 시행될 경우 거주기간이 더 길어지기 때문에 재건주 단지들이 속도를 내고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