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지수. KBS 제공
배우 지수가 학교 폭력 의혹을 인정하면서 KBS2 월화드라마 '달이 뜨는 강'에도 비상이 걸렸다. 드라마를 정상 방송하자니 시청자들 반발이 심상치 않고, 방영을 중단하자니 손해가 막심하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달이 뜨는 강'에서 주인공 온달 역을 맡은 지수는 4일 SNS에 과거 학교 폭력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는 "저로 인해 고통 받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과거에 저지른 비행에 대해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다. 용서 받을 수 없는 행동들이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연기자로 활동하는 제 모습을 보며 긴 시간 동안 고통 받으셨을 분들께 깊이 속죄하고, 평생 씻지 못할 저의 과거를 반성하고 뉘우치겠다"고 약속했다.
자신이 출연 중인 '달이 뜨는 강'에 대해서는 "저 개인의 커다란 잘못으로 방송사와 제작진, 배우들, 드라마 현장을 묵묵히 지켜왔던 스태프 관계자 분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히는 것이 괴롭고 죄스럽다"며 "저로 인해 드라마에 더이상의 피해가 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적었다.
그러나 지수의 바람과는 달리 파장은 걷잡을 수 없었다. 지난 3일 KBS 시청자권익센터 게시판에 올라 온 지수 하차 관련 청원은 4일 오후 4시 현재 6천명을 돌파했다.
최근 수신료 인상 등 민감한 이슈가 얽힌 KBS로서는 이 같은 시청자 반발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24일 KBS는 26일 첫 방송이었던 KBS2 금요드라마 '디어엠' 편성을 무기한 연기했다. 주연 배우 박혜수가 학교 폭력 의혹에 휩싸이자 내린 결정이었다.
일단 오늘(4일)로 예정됐던 '달이 뜨는 강' 촬영 일정은 취소됐다. 약 200억 원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 퓨전 사극 '달이 뜨는 강'은 이미 95% 정도 사전 제작을 마친 상태였다. 현재 막바지 촬영만을 남겨두고 있었지만 언제쯤 재개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주연을 교체한다 해도, 사극 특성상 높은 제작비 문제로 재촬영 역시 쉽지 않다.
설상가상 학교 폭력 이슈에 직격탄을 맞은 이전 프로그램들과 달리, '달이 뜨는 강'은 방영 도중이라 더욱 결정이 어렵다. 가장 최근 방송인 지난 2일 6회는 시청률 9.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었다.
KBS 관계자는 "(방영 관련) 현재 다각도로 논의 중이며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 드라마가 방영 중이라 빠르게 결정이 나오기 어렵다.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밝혔다.
'달이 뜨는 강'은 고구려가 삶의 전부였던 공주 평강과 사랑을 역사로 만든 장군 온달의 운명에 굴하지 않은 순애보를 그린 퓨전 사극 로맨스 드라마다. 배우 김소현이 평강 역을, 지수가 온달 역을 맡아 호흡을 맞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