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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1호가 될 순 없어도 솔선수범은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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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절반 "접종 연기하고 상황 지켜보겠다"
"대통령이 무조건 1호 접종자"는 억지
솔선수범 자세가 중요, 가급적 초반에 접종 나서야
접종거부하면서 집단면역 무임승차하려는 이중적 인식 해소해야
야권도 백신의 정치화보다 접종에 전향적 자세 필요

지난 17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 서울·강원 취업인력교육센터에서 코로나19 감염병 전담병원, 중증 환자 치료 전담병원, 생활치료센터에 투입될 간호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실습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드디어 이번주부터 시작된다.

올해 11월까지 집단면역을 달성하겠다는 정부 목표의 첫 걸음이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은 26일부터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서, 화이자 백신은 27일부터 의료인에게 접종이 시작된다.

당연히 1호 접종자가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1호 접종자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과학적 근거와 상관없이 안전성을 놓고 진작부터 논란이 있어왔다.

그래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대통령부터 맞으라는 야권의 요구는 분명히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도자의 선도적인 백신접종은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 신뢰와 직결돼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가장 먼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전 의원 페이스북 캡처

 

때문에,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인 지난해 12월 솔선수범해 백신을 접종했고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 많은 국가의 대통령이나 총리들이 공개적으로 백신을 맞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나라도 최우선 접종 대상자의 90% 이상이 백신을 맞겠다고 답했지만 22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45.7%가 접종을 미루고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답했다.

따라서, 정부로서는 목표한 접종율을 달성하려면 확실한 심리적 안정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오후 전북 군산시 코로나19 백신접종용 최소잔여형(LDS) 주사기 생산시설인 풍림파마텍에서 일반 주사기와 최소잔여형 주사기를 비교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호 접종자가 돼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반드시 1호 접종자가 되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호가 되라는 것은 유치한 억지다.

대통령이 1호가 되고 장차관들이 그 뒷번호를 줄줄이 따르는 것이 오히려 공정 논란을 부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솔선수범하는 자세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신년회견에서 "솔선수범이 필요한 상황이 된다면 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금이 그럴 시점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은경 청장이 1호, 2호 접종자는 아니더라도 백신 접종에 선도적으로 나서는 모습은 필수적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연합뉴스

 

'1호가 될 순 없다'는 오해를 사지 않을 정도의 초기 시점이어야 '1호가 돼야 한다'는 압박에서 자유로울 것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대국민 홍보에 더욱 노력을 쏟아야한다.

특히, 강제적인 접종은 백신접종에 대한 공포심과 거부감만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자발적 시민정신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백신 접종은 거부하면서 집단면역에 무임승차하려는 이중적 인식을 해소하는데 주력해야한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22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누가 가장 먼저 백신을 맞을 대상이 될 것인가에 대해 정부 당국이 명확한 설명을 국민에게 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면에서 야권도 백신의 과도한 정치화에 거리를 둬야 한다.

지금은 대통령과 공직자에게 백신접종 1호, 2호 기호붙이기 보다 야권이 접종에 전향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이 바람직하다.

1호가 될 순 없어도 솔선수범은 해야한다는 것은 여야를 떠나 정치권의 공동 책무다.

백신에서만큼은 당파성이 사라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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