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에서 메이저 대회 개인 최고 성적을 경신하고 있는 한국계 선수 제시카 페굴라. 사진=연합뉴스
한국계 여자 테니스 선수 제시카 페굴라(61위·미국)가 세계 랭킹 5위를 꺾으며 메이저 대회 개인 최고 성적을 또 경신했다.
페굴라는 15일 호주 멜버른 파크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8000만 호주 달러·약 689억 원) 여자 단식 16강전에서 엘리나 스비톨리나(5위·우크라이나)를 제압했다. 세트 스코어 2 대 1(6-4 3-6 6-3) 승리를 거뒀다.
메이저 대회 단식 개인 최고 성적을 새로 쓰고 있다. 페굴라는 앞선 그랜드슬램에서는 지난해 US오픈 32강전(3회전) 진출이 최고 성적이었다.
페굴라는 이번 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우승 후보 중 하나인 빅토리야 아자란카(13위·벨라루스)를 누른 데 이어 2011년 US오픈 우승자이자 홈 코트의 이점을 안은 서맨사 스토서(112위), 크리스티나 믈라데노비치(52위·프랑스) 등을 격파했다.
이날 16강전에서도 페굴라는 맹위를 떨쳤다. 강한 서브와 묵직하고 정확한 스트로크로 1세트를 따내며 스비톨리나를 압박했다. 스비톨리나도 2세트를 가져가며 반격했다.
하지만 페굴라의 상승세는 세계 5위도 넘어섰다. 페굴라는 3세트 게임 스코어 4 대 3에서 상대 서브 게임을 듀스 끝에 브레이크하며 승기를 잡았다.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을 여유있게 따내며 승부를 마무리했다.
페굴라는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인 어머니를 둔 한국계 선수다. 특히 부모인 테리, 킴 페굴라는 지난해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미국 내 부자 순위에서 공동 129위에 오른 갑부다. 순자산이 51억 달러(약 5조6000억 원)에 달하는 기업가로 천연가스, 부동산 사업 등을 한다. 이들은 미국프로풋볼(NFL) 버펄로 빌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버펄로 세이버스 구단주로 스포츠에도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들은 딸이 2019년 9월 서울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코리아오픈에 출전하자 응원을 위해 방한하기도 했다. 킴은 1974년 미국 입양 후 첫 한국 방문이었고, 페굴라는 당당히 "나는 하프 코리안"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페굴라는 돈나 베키치(33위·크로아티아)-제니퍼 브레이디(24위·미국) 경기 승자와 8강전을 치른다. 상승세의 페굴라가 과연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