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신뢰 바닥난 공룡 경찰…믿어도 되나요

수사권 조정과 자치경찰제 시행 등 막강 공룡 조직으로 변신한 경찰에 대해 부실 수사 논란과 도덕성을 의심하게 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국민들의 불신이 커져가고 있습니다.
법원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희롱 혐의를 사실로 인정한 가운데, 경찰은 '빈손'에 가까운 수사 결과를 내놓으며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는 해명만 되풀이했습니다.
양부모의 끔찍한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서는 경찰청장이 고개 숙여 사과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경찰은 3번이나 반복해서 학대 의심 신고를 받고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광주에서 20일 만에 잡힌 금은방 털이 범인은 수십 년 경력의 경찰관으로 드러났고, 경남 김해시에서는 순찰차로 교통사고를 내고 시민에게 누명을 씌운 경찰관이 벌금형을 선고받는 등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사랑받는 국민의 경찰로 거듭나겠다" 외치던 민중의 지팡이는 어디로 사라진걸까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2018과 2019년 실시한 '국가사회기관 신뢰도 조사' 결과에서도 경찰은 하위권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2018년 경찰의 신뢰도는 2.7%로 국회 1.8%, 검찰 2.0% 다음으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고, 2019년에는 0.5%포인트 감소하면서 최하위 순위로 추락했습니다.
지난해 1월 28~30일 한국리서치가 전국의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천명을 상대로 조사한 '국가기관 업무수행 및 신뢰도 평가'에는 경찰에 대한 신뢰도는 28%에 그쳤습니다. 반면 '신뢰하지 않는다'라고 답한 응답이 68%에 달했습니다.
◇제 식구 감싸기? 음주운전, 성범죄, 금품수수 범죄에도 '수사 봐주기'
경찰관들의 끊이질 않는 비위 사건에도 그에 따른 처벌 수위가 낮아 '제 식구' 범죄에는 관대한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전국 경찰관 피소·입건내역'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 7월까지 경찰관이 수사를 받은 3대 범죄는 음주운전, 성범죄, 금품수수 순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관이 수사 대상이 된 사건 920건 가운데 음주운전이 288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음주운전에 대한 단속·처벌을 강화한 개정 도로교통법(일명 윤창호법)이 시행된 2019년 6월 이후로도 경찰의 음주운전은 66건이나 적발됐습니다.
하지만 징계 수준에 그쳤을 뿐 2016년 이후 음주운전으로 파면된 사례는 없었습니다. 파면은 비위 행위를 한 공무원을 강제로 퇴직시키는 중징계 처분 중의 하나로, 파면된 공무원은 5년 동안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고 퇴직급여액이 삭감되는 등의 불이익을 받습니다.
강간·강제추행·성매매·통신매체이용음란 등 성비위로 피소된 경찰관은 84명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강간, 강제추행, 불법 촬영의 성비위로 피소되었던 경찰관 중 9명은 여성청소년과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은주 의원은 “여성 범죄 수사담당 경찰들이 성범죄 가해자인 것은 실망감을 넘어 충격적"이라며 "도를 넘은 경찰조직의 도덕성 해이를 보고 어떤 국민이 경찰을 신뢰할 수 있겠냐"고 질타했습니다.
금품수수 관련 수사를 받은 경찰관은 모두 60명이었습니다. 절반이 넘는 38명이 간부인 경위였고, 경찰서장 등에 보임되는 총경 계급도 1명 있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조치 중 불문·주의에 그친 경우는 2명, 시효도과로 처분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3명 있었습니다.
◇"공정성 의심스럽다" 수사관 교체 요청 매년 2천여건 넘어
수사태도 불만과 공정성 의심 등으로 경찰에 수사관 교체를 요구하는 민원은 해마다 2천건을 넘기며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사관 기피 신청은 2018년 2425건, 2019년 2902건으로 집계됐고 지난해는 8월까지 2313건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수사관 기피는 경찰청 훈령인 '범죄수사규칙'에 따라 경찰관서에 접수된 고소·고발·진정·탄원·신고·교통사고 사건에 한하여 신청할 수 있으며, 수용 시 사건 담당 경찰관이 교체됩니다.
가장 큰 기피 신청 사유는 '공정성 의심'이 모두 4934건으로 64.6%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기타 1942건(25.4%), 수사미진 407건(5.3%), 수사 태도 불만 293건 (3.8%)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인력난 부족에 밤낮없이 일하다…퇴근길에 숨진 경찰
끊이지 않는 잡음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가운데 고질적인 인력난으로 전담 경찰관이 한 사건에 몰두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주장도 떠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정인이 사건처럼 증거가 충분하다 해도 전국의 학대 예방 전담 경찰관(APO)이 669명에 그쳐 한 명당 가정 40~50곳을 도맡을 정도로 업무가 과중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서울 일선 경찰서에서 성범죄 수사를 맡아 야근을 이어오던 50대 경찰관이 퇴근길에 과로로 숨지는 소식 또한 있었습니다.
쓰러진 당일에도 후배 경찰관들을 먼저 퇴근 시킨 뒤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에 몰두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는데요.
과로사의 주범으로 꼽히는 뇌·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는 경찰 공무원은 지난 2016년 1만3537명에서 지난 2019년에는 1만 4560명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5년간 순직한 경찰관은 모두 60명에 달했습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6년 21명, 2017년 17명, 2018년 11명, 2019년 4명으로 집계됐고 지난해에는 7명의 경찰관이 순직했습니다.
지금도 현장에는 국민안전 확보를 위해 의무를 다하는 경찰관들이 있습니다.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로 경찰 조직 전체가 비난 받지 않도록 절실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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