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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벤치마킹한 푸틴, 나발니도 YS·DJ처럼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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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니, 민주화 운동의 구심점
16년부터 푸틴 부정부패 폭로
암살, 테러 시도..나발니 존재감↑
서방 국가들, 러시아 흔들기 나서
'반정부' 2030세대 등장..변화 도래
나발니 구금, 대선까지 이어질까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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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CBS 김정훈 기자 (김현정 앵커 대신 진행)
■ 대담 : 이신욱(동아대 국제대학원 교수)

오랜만에 다른 나라 소식도 짚어보겠습니다. 러시아 얘기인데요. 푸틴 대통령이 정적으로 꼽히는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를 체포한 데 이어서 이번에는 그 친동생까지 체포를 했죠. 많은 분들 아시다시피 나발니는 지난해에 독극물 테러로 쓰러졌다가 독일에서 치료를 받고 가까스로 회복한 뒤에 얼마 전 귀국을 했던 건데요. 귀국하자마자 체포돼서 지금 수감 중인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서 러시아의 전국 110여 개 도시에서 11만 명이 나발니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고요. 이 중에 3500명 이상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공개 비판에 나서면서 이제 러시아 국내 문제를 넘어서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데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또 앞으로 어떻게 진행이 될 것인지 전문가 설명을 한번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 이신욱 교수 연결합니다. 이신욱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신욱> 안녕하세요.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18일(현지시간) 30일간 구속하라는 법원의 판결 직후 수갑을 찬 채 모스크바 외곽 힘키 경찰서 밖으로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김정훈> 저희가 러시아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푸틴 현 대통령은 말하자면 독재에 가까운 권위주의적인 정치를 하고 있고요. 또 이번에 체포된 나발니라는 사람은 민주화운동의 중심 인물이다, 이렇게 보면 될까요?

◆ 이신욱> 그렇습니다. 오랜만에 러시아 정계의 하나의 민정운동의 구심점이 생겼다, 라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원래 나발니는 청년층에 인기 있는 정치신인이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굉장히 드물게 블로그나 트위터 등 SNS를 통해서 정치를 해 왔었습니다. 2011년 푸틴과 집권당인 통합러시아당의 부정부패를 비판하면서 정계에 등장했었는데요. 2011년 당시 총선 사태에서 시위를 주도하고 2012년에 모스크바 시장선거에 나서게 됩니다. 27% 정도를 득표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는데요. 2016년부터는 푸틴과 고위공직자들의 부정부패를 폭로를 하기 시작하면서 이때 메드베테프 전 대통령이 주요 타깃이었습니다. 부정부패에 대해서 포커스를 맞춰서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던 정치인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고. 작년에 독극물 테러로 인해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고 이번에 나발니 체포에 의해서 더욱더 러시아 민주화의 중심인물로 등장했다라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 김정훈> 그런 나발니, 지난해 말씀하신 것처럼 독극물 테러를 당했다가 목숨을 가까스로 건지기도 했었고 그런데 귀국하자마자 체포당했단 말이에요. 그렇게 할 정도로 푸틴 정권이 나발니에게 위협을 느꼈을까요?

◆ 이신욱> 네,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나발니를 푸틴 대통령이 키워주고 있다,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 정치사에서는 암살과 테러리즘이 일상이었는데요. 푸틴도 잠재적인 경쟁자들을 지금까지 암살이나 감금이나 국외 추방 등의 형태로 제거를 해 왔습니다. 비근한 예로 암살 같은 경우는 보리스 넴초프가 있죠. 러시아 야권세력을 이끌었던 지도자, 즉 말하자면 옐친 대통령 때 총리를 했던 보리스 넴초프를 암살했던 크레믈린궁 인근에서 사건이 있었고요. 그리고 많은 기자들을 감금한다든지 암살한다든지 이런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밀어줬던 베르조프스키라는 재벌을 영국으로 추방하는 일도 있었죠. 그런 식으로 젊고 참신한 인물들은 암살이라든지 감금이라든지 추방이라든지 이런 것을 통해서 잠재적인 경쟁자를 제거를 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 김정훈> 이 사태에 대해서 러시아 국내를 떠나서 국제적으로도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강하게 문제제기를 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이게 정말 나발니의 인권만을 위한 일일까, 하는 생각이 좀 드는 게. 미국 바이든 정부 같은 경우에는 연일 나발니 문제를 지적하면서 석방을 요구를 하고 있어요. 말하자면 새로운 미·러 관계를 만드는 데 있어서 기선 잡기, 그 소재로도 보고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도 좀 들거든요.

◆ 이신욱> 그렇죠. 러시아 시각에서 보면 서방국가의 러시아 흔들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서방의 시각에서 볼 때는 민주주의의 확산이라는 자연스러운 추세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러시아 같은 경우는 구소련의 전통을 이어받아서 인권문제가 굉장히 취약한데요. 형식상으로도 3권 분립이라는 제도를 잘 갖추고 있지만 정부 주도의 권위주의 정부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푸틴이나 KGB 출신의 엘리트들, 실로비키라고들 이야기하는데요. 이들이 권력을 나눠 가지는 형태를 띠고 있고, 자기들이 모스크바 내에서도 사업을 할 때도 어떤 가문이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내부적으로 정리해서 사업을 하는 형태도 띠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정치, 경제적인 과도정이다 말씀을 드릴 수 있고. 그래서 전통적인 적대 관계인 러시아의 서방 국가들이 민주주의를 어떻게든 확산시켜야 되지 않겠느냐 하면서 이 나발니 사건을 뭐랄까. 하나의 개입의 명분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푸틴 정부는 상당히 강하게 반발하고 있죠. 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권력을 너희들이 방해하느냐라는 그런 시각인 것 같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 김정훈>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에 푸틴 대통령하고 전화통화를 하면서는 아예 그냥 나발니를 석방하라, 이렇게 직접적으로 요청하기도 했었더라고요. 그런데 러시아가 이 요청을 받아들일 리는 만무한 것 같고, 그러면 서방국가들이 러시아를 더 압박하기 위해서 취할 수 있는 방법들이 좀 있을까요?

◆ 이신욱> 어떻게 보면 군사적으로는 거의 없다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왜냐하면 세계 최강의 핵 강국이고 지금도 핵무기를 미국과 같이 한 4000개 정도 보유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은 러시아를 압박하는 수단은 경제제재가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에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죠. 그런데 러시아 정부의 가장 취약점은 사실은 에너지 문제입니다. 에너지 수출국으로 아주 유명하긴 하지만 이 러시아 정부의 재정 취약점은 에너지, 가스나 석유라고 할 수도 있죠. 대표적인 가스 기업인 가스프롬, 주요 기업인데요. 푸틴 대통령의 현직 장관들이라든지 푸틴 대통령의 측근들이 가스프롬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고 여기를 중심으로 러시아가 움직이고 있다라고 평가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서방에서는 러시아 가스라든지 아니면 석유에 대한 제재를 갖다가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고.

특히 2012년 이후에는 원래 푸틴 대통령 같은 경우는 러시아 가스, 석유를 중심으로 가스 OPEC을 만들어서 하나의 패권을 노리고 있었는데 미국에 셰일가스가 등장하면서 이것이 무너지게 됐죠. 그래서 어떻게 보면 미국 정부 같은 경우에는 이 가스프롬에 대한 제재를 단행하지 않을까라는 예측을 해 보고요. 이번에도 바이든 정부가 나발니 체포사건에 대해서 실질적으로 노스 스트림이라고 불리는 있죠. 러시아 본토에서 발트해라고 있어요. 발트해 해저로 가스관을 보내는데 어디로 보내냐면 독일로 보냅니다. 여기에 노스 스트림2라는 사업이 있는데 이 사업을 건설하는 선박에 대한 제재를 가하면서 거의 한 90% 정도 노스 스트림이 완성돼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 하나의 제재를 가하면서 나발니 석방에 압박을 하고 있죠.

◇ 김정훈> 그러네요. 지금 나발니처럼 푸틴 정권에 반대하는 인물의 인기가 높아진다는 건 러시아에서 그만큼 푸틴 정권의 입지가 좀 좁아지고 있다, 이렇게도 해석을 하면 될까요?

◆ 이신욱> 그렇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원래 2000년 집권 이후에 푸틴 대통령의 인기가 평균 한 50% 후반대의 높은 인기를 지금까지도 누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20년간 장기집권 이후에 올해 나이가 만 68세입니다. 그래서 이제 푸틴 대통령에 대해서 러시아 국민들이 서서히 싫증을 느끼고 있는 것을 보이고 있고 특히 이제 젊은층이나 대도시인 모스크바나 상테페테르부르크의 푸틴 인기도가 매우 낮습니다. 집권 초기에 푸틴의 인기가 제2차 체첸 전쟁에서의 승리, 그리고 40대 지도자, 청년 이미지, 이런 것들이 있었는데 그래서 이제 푸틴 세대를 러시아에서는 비틀즈 세대라고 부르고 있죠.

60년대생, 그러니까 60년대 비틀즈가 아주 유행했지 않습니까? 그래서 젊은층들이 그 당시 비틀즈에 아주 심취해 있었어요. 그래서 이 푸틴이나 푸틴 세대들이 비틀즈 노래를 들으면서 해외, 외국에 대한 갈망. 서구화에 대한 갈망을 가지고 있었죠. 그 원동력을 가지고 80~90년대 페레스토이카와 러시아 자유를 경험했던 겁니다. 그래서 푸틴 세대를 비틀즈 세대라고 하는데 이 세대가 이제 나이가 든 거죠. 그래서 새로운 세대가 등장했는데 러시아에서는 2030세대가 바로 인터넷으로 무장하고 해외여행으로 자유국가에 대한 상황을 상세하게 파악하는 그런 젊은 세대가 등장했다는 겁니다.

◇ 김정훈> 그러면서 푸틴 정권에 대한 평가 자체가 좀 달라지는 상황이네요.

◆ 이신욱> 그렇죠. 그래서 이 젊은 층들이 페레스토이카 시절처럼 반정부 성격을 띠기 시작했고 여기에 대해서 체제 비판적인 성격의 나발니가 등장하면서 자신의 블로그, 트위터를 통해서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반부패 캠페인을 벌이고 있고 여기에 대해서 푸틴 대통령과 친푸틴 세력에 대한 부정부패를 인터넷에 폭로하면서 나발니가 전격적으로 전면에 등장했다는 거죠.

 

◇ 김정훈> 그 푸틴 대통령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박정희 전 대통령을 떠올린다는 사람들이 많아요. 실제로 좀 비슷한 면면들이 있습니까?

◆ 이신욱> 실제로 1998년에 푸틴 대통령이 FSB, 그 즉 말하자면 러시아의 국정원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데요. 이 FSB 국장을 하면서 한국의 박정희 전기를 입수했습니다. 그래서 러시아어로 번역해서 보면서 박정희 대통령의 집권스타일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집중연구를 했다는 그런 이야기가 있어요. 그래서 이 푸틴 대통령이 박정희 대통령에 대해서 아주 연구를 해서 어떻게 집권을 오래 연장을 하는 지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상당한 노하우를 터득해서 지금까지 집권에 성공하고 있다라고 할 수 있죠.

◇ 김정훈> 그러네요. 그럼 푸틴 대통령에 맞선 나발니에 대한 관심, 계속 커지고 있는데요. 우리나라가 예전에 80년대에 그랬던 것처럼 러시아에도 이제 나발니든 다른 인물을 중심으로도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까요?

◆ 이신욱> 네, 아마도 그럴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나발니 구금 상태가 아마 2024년 7월에 러시아 대선이 있는데요. 대선 때까지 가택연금이나 아니면 출마가 불가능하게끔 푸틴 정부에서 조치를 할 것 같습니다.

◇ 김정훈> 재판은 오늘 열리죠?

◆ 이신욱> 네. 그래서 아마 옛날에 박정희 대통령 때 김영삼 전 대통령이 가택연금 됐던 사실 기억하시죠? 그것처럼 나발니도 구금 상태에서 아마 대선까지 갈 것 같은데. 푸틴의 지지도가 높은 건 상관이 없지만 요즘처럼 나발니의 인기가 굉장히 높은 상태에서는 아마도 박정희 정권이 무너지듯이, 부마사태가 나면서 무너졌지 않습니까? 김영삼 대통령이 가택연금으로 이게 무너졌는데 나발니도 아마 그렇게 해서 푸틴 정권을 상당히 무너지게 하는 그런 단초를 제공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예측을 조심스럽게 해 봅니다.

◇ 김정훈> 그렇네요. 러시아가 먼 나라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사실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는 없잖아요?

◆ 이신욱> 네, 그렇죠. 러시아가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안정을 유지하고 극동에서 영내 국가로서 책임 있는 행동과 의무를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국도 러시아하고 잘 지내야 되고요. 특히 북핵문제가 해결되면 한국과 러시아 그리고 북한이 하나의 뭐랄까. 러시아 에너지를 수급 받는 통로로써 전략적 협력이 기대됩니다.

◇ 김정훈> 알겠습니다. 이신욱 교수님,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들을까요.

◆ 이신욱> 네.

◇ 김정훈> 감사합니다. 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 이신욱 교수와 말씀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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