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이언주 전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윤창원 기자
"예비후보 시절에도 한 달에 족히 수억원은 듭니다. 그 자금은 후보자 개인이 다 충당할 수 없어서 불가피하게 불법 자금을 써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게 공짜겠습니까?"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로 나선 이언주 전 의원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을 찾아 기자회견 도중 뱉은 말이다.
이 전 의원은 "결국 자치단체장이 되기 전에 후보자는 정치적 빚을 지게 되고, 얽힌 이해관계와 채권채무 관계가 좋게 말해 선거조직이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니 무슨 수로 공정하고 깨끗한 시정을 기대하겠냐. 기득권 카르텔은 서로 공생하는 구조"라는 게 이 전 의원 발언이다.
부산시장 보궐선거 경선 과정이 사실상 '돈 선거'와 다름없다는 후보 자신의 고발이자, 의혹 제기로 보인다.
이언주 전 의원. 윤창원 기자
이 전 의원은 부산의 산복도로와 오션뷰 고층아파트의 대비된 풍경을 예로 들었다.
산 중턱을 연결하는 도로라는 뜻의 '산복도로'는 일제강점기부터 6.25전쟁 피난민들이 높은 언덕으로 올라가 빼곡하게 지은 판잣집을 잇는 도로와 마을을 일컫는다.
이 전 의원은 "산복도로를 가쁜 숨소리로 오르는 어머니, 아버지와 그 앞에 병풍처럼 가로막은 고층 아파트를 보며 분노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매번 나오는 건설 인허가 비리 등 부패사슬 고리를 이루는 정치·경제·행정 기득권 카르텔은 부산의 영세기업과 가난한 시민들의 삶과는 괴리된 그들만의 리그"라며 "어쩌면 대부분 지자체가 그런지도 모르지만 선거를 치르면서 선거 조직은 곧 돈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솔직히 그 현실의 벽 앞에서 저는 너무나도 힘들다. 저도 얼마나 더 버티면서 이런 고군분투를 할 수 있을지 자신할 수 없다"는 게 이 전 의원 말이다.
부산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당 지도부가 적극 추진할 것을 요구하는 이번 기자회견에서 지역 정치권·경제계와 별다른 인연이 없다는 입장을 차별하려는 의도가 담겼지만, 수도권 재선 의원 경험을 가진 본인의 부산 선거 체험이 녹아든 토로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