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량 장사진. 연합뉴스
'수소경제'를 향한 국내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가시적인 성과는 '운송수단(모빌리티)'에서 나오고 있다. 현재 수소-전기차는 순수 전기차(BEV)에 이어 자동차 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를 동력원으로 하는 모빌리티의 개념을 자동차에서 기차, 비행기까지 범주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 굴지의 에너지 기업들도 수소가 석유를 대체할 본격적인 에너지원이 될 것을 내다보고, 올해 들어 투자를 늘리는 등 주도권 경쟁에 돌입할 태세다.
◇수소車 넥쏘로 포문 연 현대차, 전기트램·UAM·발전 '영역 확대'
수소차는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는 분야이다.
SNE리서치 등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글로벌 수소차 시장에서 현대차가 73.8%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토요타(11.5%), 혼다(2.8%) 등이 추격 중이지만, 격차가 작지 않다.
승용차인 넥쏘에 이어 상용차 엑시언트를 세계 최초로 유럽에 수출했다. 최근 넥쏘의 연료전지를 활용한 발전소를 울산 석유화학 단지 내 설치했다. 현대차는 자동차, 트럭, 버스에 더해 도심형항공모빌리티(UAM)에도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소속 현대로템은 국내 최초로 '수소전기열차' 개발에 대한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현대로템이 개발 중인 수소전기트램의 경우 1회 충전으로 최고속도 70km, 최대 200km의 주행거리를 내는 것이 목표이다.
수소전기트램의 상용화는 현재 경기도가 화성시 동탄2 신도시를 가로지르는 트램에 대한 '도시철도 기본계획'에 차량시스템으로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가 수소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는 점은 상용화에서 앞선 측면도 있지만, 전기차 등 이동형 애플리케이션뿐만 아니라 발전소와 같은 고정형 애플리케이션 분야까지 적용 영역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요한 현대차 책임매니저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성공적인 수소연료전지 시범사업을 통해 상용화를 이루어 타 산업에 확대 적용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한 수소 산업 확대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동형 애플리케이션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다른 기업으로는 선박용 연료전지를 개발하고 있는 두산퓨얼셀이 있다.
국내기업들은 휘발유와 경유, 등유 등이 주 연료원인 자동차와 기차(디젤엔진), 선박, 항공 등의 내연기관을 대체할 전동화-연료전지 분야에서 개발의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형 여객기 분야에선 에어버스가 2035년까지 수소비행기를 상용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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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LPG 중심 '추출 수소' -> '그린 수소' 탈바꿈 노력국내 에너지 기업들도 수소의 추출과 가공, 공급 분야에서 미래 주도권을 놓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석유화학 공장에서 부가적으로 발생하는 '부생 수소', 액화 천연 가스(LNG)를 활용해 만드는 '추출 수소' 등 기존의 수소 추출 방법에 주목하고 있다. 또 재생 전기를 에너지원으로 물에서 수소를 분리·생산하는 '그린 수소' 등으로 사업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인력 20여명으로 구성된 '수소 사업 추진단'을 출범했다. SK는 단기적으로 부생 수소와 추출 수소를 생산하고, 장기적으로 그린 수소 생산도 추진한다.
이에 앞서 효성은 지난해 4월 독일 가스 업체 린데그룹과 함께 2022년까지 연산 1만3000톤 규모의 액화 수소 플랜트를 짓기로 협약한 바 있다.
한화그룹에선 태양광과 수소를 중심 사업으로 밀고 있는 한화솔루션이 지난해 말부터 수소 사업에 대한 구상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과 풍력 등을 수소로 전환하는 수전해 기술을 테스트할 예정이다.
한화솔루션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고압 탱크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진 미국 시마론의 지분 100%를 인수한 바 있다.
포스코는 그린 수소 생산 체제를 2040년까지 200만톤, 2050년까지 500만톤 규모로 구축해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천연가스를 통해 수소를 추출하는 방식은 이산화탄소를 대량 배출하기 때문에 '수소 경제'가 진정한 친환경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그린 수소 생산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 같은 방식은 고 비용 저 효율의 구조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수소 경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