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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률 1점대 '지방대의 생존법'…수능 없이도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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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안 봐도 마음에 드는 학과 골라라
체대는 실기無, 장학금 50만원 혜택도
의학 계열 등 뺀 학과 경쟁률 0.64대1
전문가 "취업난 4년제 대학의 현주소"

전북의 한 사립대의 추가모집 홍보물. 해당 대학 SNS 캡쳐

 

전북의 한 4년제 사립대학교의 입시 홍보물에는 다음 달 22일부터 신입생 218명을 추가 모집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모집 대상 35개 학과 중 마음에 드는 학과를 직접 고를 수 있는 데다, 심지어 체육 전공에 대해선 실기를 치르지 않아도 되는 파격 조건이 붙었다.

수능을 응시하지 않아도, 실기 없이도 대학에 갈 수 있는데 여기에 장학금 50만 원을 학생 계좌에 지급한다는 '혜택'을 제시하기도 했다.

대학 측은 "학생부 선발로 이뤄진다"며 "통합계열학과 소속으로 입학한 뒤 1학년 말에 학과를 선택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대학은 정시 모집에서 826명을 뽑는데 총 1006명이 지원하며 1.22: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원자가 모집 인원을 간신히 넘겼지만 중복 합격자를 고려하면 사실상 정원 미달 선인 3대1의 경쟁률을 밑돌았다.

숫자만 놓고 보면 말 그대로 벼랑 끝에 선 상태다. 이마저도 특정 학과의 경쟁률이 추락을 막고 있었다.

한의예과의 경우 14명 모집에 131명이 지원해 9.3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물리치료학과 5.67대1, 한약학과 4.4대1, 간호학과 3.92대1 순으로 뒤를 이었다.

국어와 수학, 특수, 유아특수 등 교육과 관련된 학과의 경쟁률은 1점대 수준에 머물렀다.

나머지 35개 일반 학과는 총 603명 모집에 385명이 지원하며 0.64대 1로 나타나 사실상 '경쟁률'의 의미가 무색한 상황까지 이르렀다.

어두운 대학 입시. 이한형 기자

 

정시 경쟁률 1점대 대학이 '수능 미응시', '마음에 드는 학과 100%', '실기 없이 체대 가기'와 같은 조건까지 걸며 학생 모집에 나선 것이다.

바닥까지 떨어진 '지원률'은 지방대학을 뒤덮었다.

전북대학교는 1885명을 모집하는 올해 정시에 5959명이 지원하며 3.1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19년 4.21대1, 2020년 3.87대1과 비교하면 3년 연속 감소한 것이다.

인근 대학인 군산대학교 1.64대 1, 원광대학교 2.14대 1, 전주대학교 2.29대 1 등으로 집계됐다.

역시나 경쟁률은 표면적인 수치로 의과 계열처럼 소수의 인기 학과가 떠받치는 구조여서 대다수 학과의 경우 0~1점대 수준이다.

입시전문가들은 지방 4년제 대학의 낮아진 경쟁률의 이유에는 취업 시장의 어려움을 꼽고 있다.

박종덕 전주 대성학원 대표는 "고등학교 3학년 졸업생 수가 국내 대학 입학정원보다 적다"며 "고등학교 졸업생의 9급 합격률이 늘고 있고 취업이 잘 되는 전문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보니 지방 4년제 대학 진학에 대한 요인이 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이어 "오래전부터 대학의 위기가 쓰나미처럼 온다는 게 지금 현실이 되고 있다"며 "특히 재정이 어려운 지방 사립대는 학생 모집을 하지 못하면 폐과, 통폐합 그리고 극단적으로는 대학이 문을 닫는 길로 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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