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통합 비행기표 값 오를까 "인천발 LA, 뉴욕 점유율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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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운항 143개 노선 중 점유율 50% 이상 노선 32개"
공정위, 기업결합심사 전담팀 구성 "소비자 피해 가지 않도록 엄밀히 볼 것"

황진환 기자

 

2조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마친 대한항공이 본격적으로 아시아나항공 실사에 돌입하면서 통합 작업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우려했던 독과점 문제가 불거지면서 통합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달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대한항공 우기홍 사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천공항 여객 슬롯(Slot) 점유율은 38.5%"이라며 독과점 우려가 없다고 강조했다.

통상 1개 사업자가 50% 이상을 점유할 때 공정위는 독과점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우 사장의 말처럼 슬롯 점유율이 50%에 미치지 못할 경우는 상관없지만 문제는 우 사장이 말한 점유율이 '시간대'를 기준으로 설정했다는 점이다.

운항 점유율을 '노선'별로 살펴봤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살펴보면, 2019년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운항하는 143개 국제선 중 양사가 통합했을 때 점유율이 50%를 넘는 노선이 32개(22.4%)에 달했다.

특히 인천발 인천발 △LA △뉴욕 △시카고 △바르셀로나 △시드니 △팔라우 △프놈펜행 등 7개 노선은 양사를 합친 점유율이 100%였다.

인천발 △호놀룰루 △로마 △푸켓 △델리행도 75%를 넘었다.

독과점이 우려되는 노선 중 상당수는 장거리 알짜 노선이다. 특정 항공사가 노선을 독점할 경우 피해는 소비자에게 돌아온다. 비행기표 가격을 올려도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여행객들이 항공편을 살펴보고 있다. 박종민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독과점 우려는 이미 이전부터 제기돼 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4일 '대형항공사(FSC) M&A 관련 이슈와 쟁점-②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 주요 현안' 보고서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 결합을 심사할 때 국내선-국제선으로 나누어 시장을 획정할 것이 아니라 노선별로 시장획정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제선의 경우 노선간 대체가 거의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독과점이 되면 운임이 상승해 소비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말이다.

입법조사처는 "우기홍 사장이 말한 통합항공사의 슬롯 점유율 38.5%는 개별 '노선'의 슬롯 점유율을 나타내는 수치가 아니라는 점에서 특정 노선에 대한 독과점 논란을 완전히 해소시켜주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통합항공사의 취항 편수가 많은 인천발 미국, 일본, 중국 주요 도시행 국제선 일부 중에는 통합 항공사의 슬롯 점유율이 38.5%를 크게 상회해 독과점 우려가 존재하는 노선이 나올 수 있다"며 "향후 공정위 심사에서 주의깊게 검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14일 대한항공으로부터 기업결합신고서를 제출받은 공정거래위원회는 전담팀을 꾸리고 기업결함 승인 여부를 조사중이다.

김재신 공정위 부위원장은 2021년 업무계획 보고에서 두 기업의 기업결합과 관련해 경제분석과에서 각각 2명의 인력을 투입하고 외부전문가 2명을 더해 6명의 전담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최대한 신속하면서도 관련 시장에 경쟁이 제한되지 않도록, 소비자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엄밀하게 보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항공산업이 위기인 상황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외에 대안이 없는 만큼 공정위가 가격 인상 제한 등 조건을 걸고 두 항공사의 합병을 승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박상인 정책위원장은 "독과점 우려가 큰 노선에 대해서는 통합항공사의 슬롯 사용권을 일부 회수해 LCC나 외항사 등 경쟁사업자에게 주는 시정 조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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