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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원내각제냐? 너무 많은 의원 출신 장관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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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 부처 장관 1/3이 현역 여당 의원
친문 성향 대거 진출로 코드인사 논란
장관직은 충성심 보상이나 입증하는 자리 아니다
3권분립 위협하는 현역 의원 과도한 기용은 자제되야
'끼리끼리 정권'이 아니라는 것을 남은 개각에서라도 보여야

지난해 7월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한 각 부처 장관들이 참석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웃나라 일본은 의원 내각제 국가다. 정부 존립이 의회의 신임을 필수 조건으로 한다.

그래서, 집권 자민당 의원들이 장관을 맡는게 당연하다.

대한민국은 입법과 행정, 사법 등 3권분립이 명확한 정부 형태다.

법을 만드는 정치 영역이 행정부에 부적절하게 개입하는 것을 견제하도록 되어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3개 부처 장관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달 4일 이후 순차적으로 단행한 4번째 개각이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이 현역 국회의원들의 대거 기용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황희 의원과 권칠승 의원이 내정됐다.

지난해 임명된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전해철 행안부 장관,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 한정애 환경부 장관 후보자를 포함하면 현역 의원이 무려 6명이다.

18개 부처 세 곳 가운데 한 곳 꼴로 현역 여당의원이 장관직을 맡게 된다.

지난 2018년 8월 문재인 정부 2기 내각 때는 현역 의원이 7명인 적도 있다.

"대한민국이 의원내각제 국가냐?"라는 냉소가 나올만 하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내정된 황희 의원과 권칠승 의원. 윤창원 기자/연합뉴스

 

현역 의원의 장관직 겸직을 금지하는 규정은 없다. 그러나 많아도 너무 많다.

문제는 정치적 성향이다. 전문성은 차치하고라도 6명의 현역 의원 장관들은 하나같이 이른바 친문 핵심 인사들이다.

문재인 대통령으로서는 정권 말기 충성심이 높은 인사들을 전진배치해 내각을 다잡고 레임덕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현역 의원 장관들은 대부분 노무현 정부 청와대 비서관이나 행정관 출신들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민정수석과 비서실장 시절부터 함께 일해온 인사들이다.

행정부 장관직은 정권에 대한 충성심을 보상하거나 입증하는 자리가 아니다.

하물며, 대통령 측근들의 경력을 관리해주는 자리도 아니다.

그런데도, 친문 일색의 현역 의원들을 번번이 내각에 돌아가며 기용하는 것은 코드인사라는 비판을 피해갈 수 없다.

지난 18일 신년 기자회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일 신년회견에서 각별히 통합을 강조했다.

그러나, 4차례에 걸친 개각에서 통합형 인사는 보이지 않았다.

야당 출신 김성식, 김관영 전 의원의 입각설이 나오기는 했지만 끝내 성사되지 않았다.

전직 의원 출신인 유은혜 교육부 장관과 정의용 외교부 장관까지 포함하면 전현직 의원 8명이 내각을 차지하고 있다.

대권출마가 예상되는 정세균 총리가 물러나면 산자부 등 서너 개 부처 장관에 대한 추가 개각이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현역 의원들이 추가로 장관직을 맡을 경우 장관직의 절반을 현역 의원들이 맡는 초유의 일이 나타날 수도 있다.

많아도 너무나 많은 현역 의원 장관들의 등장은 입법부와 행정부의 경계를 위협하는 일이다.

문재인 정부가 '끼리끼리 정권'이 아니라는 근거를 이후 개각에서 한번쯤이라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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