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K-pop, 세계 음악 시장의 '뉴노멀' 되다

  • 2021-01-18 09:20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아티스트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미국 타임지 선정 2020년 '올해의 연예인'으로 선정된 방탄소년단은 각종 음악 차트 순위를 갈아치우며 거대한 존재감을 발휘했습니다.
특히 빌보드 차트에서 돋보였습니다. 지난해 8월 발매한 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발매와 동시에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정상에 올랐고, 그 자리를 2주 연속 지켰습니다.
이어 바로 다음 발매한 곡, '라이프 고스 온(Life Goes On)' 역시 같은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빌보드는 "이 차트 62년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어 가사 중심의 노래가 1위를 했다"며 이 곡을 미국 시장의 높은 언어 장벽을 뛰어넘은 성공적 사례로 평가했습니다.
K-pop의 세계화를 이끈 그룹은 방탄소년단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걸그룹 블랙핑크는 유튜브에서 독보적이었습니다. 14억뷰를 돌파한 '뚜두뚜두(DDU-DU DDU-DU)'를 비롯해 'Kill This Love'(11억뷰)와 '붐바야'(10억뷰) 등 뮤직비디오 3편이 10억뷰 대기록을 달성하며 유튜브 속 최강자임을 입증했습니다.
◇K-pop이 이룬 경제 효과…수출도 "불타오르네"
불타올랐던 K-pop의 세계적 인기는 경제 효과를 창출해냈습니다.

 

K-pop 음반류는 지난해 110여개 국가로 수출되며 9월에 이미 전년도 한해 실적을 넘어섰습니다. 11월까지 집계된 수출액은 총 1억 7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4.9%나 급증했습니다.
관세청은 세계적으로 형성된 K-pop 팬덤 문화로 인해, 한류스타 음악이나 뮤직비디오가 담긴 CD와 DVD 등을 소장용으로 구입하며 수출이 급증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세계인의 일상에 자리잡은 K-pop…언제부터?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콘서트와 글로벌 투어 등 행사들이 잇달아 취소되고 있지만, K-pop은 여전히 전 세계인의 중요한 대화 주제입니다.
트위터와 스페이스 오디티의 케이팝 레이더 분석에 따르면, 2019년 7월부터 2020년 6월까지 1년 동안 트위터에서 K-pop과 관련해 전 세계적으로 61억 건의 대화가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K-pop이 본격적으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시기는 언제일까요?

 

방탄소년단이 2017년 5월 빌보드 탑 소셜 아티스트 부문에서 첫 수상 후 세계적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6개월 후 팔로워 1천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엑소는 같은해 7월 8일 트위터 공식계정을 런칭하는 동시에 'KoKoBop'을 발표해 2017년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노래 1위를 차지했습니다.
실제로 10년 간 전 세계 트위터에서 발생한 K-pop 데이터를 분석한 'Kpop Twitter 2020 월드 맵'에 따르면, 트위터에서 K-pop 관련 대화량은 2016년 하반기부터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특히 2017년 하반기부터 2018년 상반기 사이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실력? 외모? 노래?…K-pop 만의 인기 "DNA"는?
전 세계인들이 이렇게까지 K-pop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2020 해외한류실태조사' 결과, K-pop의 인기 요인은 '중독성 있는 후렴구와 리듬'이 19.6%를 차지하며 1위로 선정됐습니다. 이어 '매력적인 외모·스타일'(15.9%), '뛰어난 퍼포먼스'(12.3%)가 각각 2위와 3위로 선정됐습니다.
특히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K-pop 인기를 세계적으로 넓힌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되기도 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해 K-pop을 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한국 문화콘텐츠를 이용해본 경험이 있는 외국인 8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 해외한류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사 결과, K-pop을 접하는 주된 경로는 온라인·모바일 플랫폼(77.5%)이 가장 많았습니다. 주요 이용 플랫폼은 유튜브(84.6%), 스포티파이(36.5%), 페이스북(29.7%)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화려함 속에 숨겨진 "피, 땀, 눈물"
중독성 높은 음악과 아티스트들의 매력적인 외모, 화려한 퍼포먼스 등 다양한 요인들이 결합된 K-pop은 소비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갑니다. 하지만 무대가 완성되기까지 이면에는 강도 높은 훈련과 경쟁이 존재합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9 대중문화예술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연습생 교육이 '주 3~4회' 이뤄지는 경우가 43.7%로 가장 많았습니다. '주 5회 이상'이라고 답한 업체는 37.8%로, 지난 2017년 대중문화예술산업 실태조사에서 기록한 23.0%보다 14.8%p 증가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연습생 수는 증가하는 반면, 데뷔하는 연습생 수는 감소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소속 연습생을 보유한 기획사들의 가수 연습생 수는 2019년 조사 1204명으로 2017년 조사(1079명)보다 125명 늘었습니다. 반면 소속 연습생 중 데뷔하는 연습생 비중은 2017년 조사 평균 79.9%에서 2019년 조사 평균 70.2%로 9.7%p 감소했습니다.
K-pop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이유는 '최고의 실력'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연습생 시절 체계적인 훈련과 치열한 경쟁은 미래 K-pop 스타로서 지녀야 할 실력을 갖추는 밑거름입니다.
그러나 정글과도 같은 과정을 버텨내야만 한다는 현실은 어린 연습생들에게 큰 부담입니다. 블랙핑크 멤버들은 한 다큐멘터리에서 "매달 친한 친구가 한 명씩 시험에서 탈락해서 집으로 돌아가야 했던 게 기억나요", "2주에 한 번씩 쉬는 날이 있고 그다음에 다시 13일간 연습하는 거죠. 하루에 14시간씩 훈련만 하는 거죠"라며 고된 연습생 시절을 회상하기도 했습니다.
기획사 관계자들은 '어차피 모든 연습생들이 데뷔할 수 없다는 현실'을 알고 있습니다. 가수 지망생들을 무분별하게 불러모아 끝없는 연습과 경쟁을 반복하는 것이 그들의 꿈을 단지 '수익 몇 푼' 정도로만 바라보는 것은 아닌지, K-pop의 더 큰 발전을 위해서라도 되돌아볼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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