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 힘 이언주 예비후보가 지난달 21일 1호 공약으로 코로나19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박중석 기자
이언주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방문자 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방역 수칙에 대한 이 예비후보 측의 안이한 인식과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1호 공약으로 '코로나19 방역 대책'을 내놨던 이 예비후보 측은 후보의 이름이 빠진 명단을 보건당국에 제출하는가 하면, 캠프에서 보건소 측의 진단검사 요청을 받은 이후 기자회견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언주 예비후보 캠프 방문자 5명 확진 판정…추가 감염 가능성13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진구 전포동 한 빌딩에 있는 이 예비후보 선거사무실에 지난달 30일과 이달 5일 방문한 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30일 행사에 참석한 35명 중 25명에 대한 검사를 진행한 결과 2명이 확진됐다. 24명은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이달 5일의 경우 44명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는데, 이 중 40명이 검사를 받아 2명이 양성으로 나왔다.
같은 날 열린 후원회 행사에는 6명이 참석해 1명이 확진됐다. 음성 판정을 받은 이들은 자가격리 또는 능동감시 중이다.
아직 검사를 받지 않거나 결과가 나오지 않는 접촉자가 남아 있어 추가 확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건소 제출한 명단에 없던 이언주 후보, 행사 사진에 남아 있어…"실수로 누락"보건당국은 확진자 동선 추적을 통해 이언주 예비후보 캠프에 확진자가 들른 사실을 파악하고, 캠프로부터 해당일 행사 참석자 명단을 제출받았다.
두 차례에 걸쳐 100명이 넘는 행사 참석자 명단에 이언주 예비후보의 이름을 빠져 있었다.
보건당국은 행사 사진을 살펴보던 중 지난 5일 행사에 이 예비후보의 얼굴을 확인했다. 명단에는 없던 이 예비후보가 사진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예비후보가 해당 행사에 참석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은 최초 확진자 동선에 캠프가 포함된 지난 9일에서 사흘이나 지난 12일이었다.
그 사이 이 예비후보는 일부 일정을 제외한 예정됐던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캠프 관계자는 "행사 담당자가 실수로 후보 이름을 빠뜨린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행사 참석자들에 대한 자가격리나 능동감시 조처가 시시각각 이뤄진 터라 뒤늦게라도 누락 사실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보건당국의 시각이다.
◇능동감시대상자 분류된 이 예비후보 "캠프에서 연락 받지 못해 기자회견 진행"
이 예비후보가 능동감시대상자로 지정된 이후인 12일 오후 부산시의회에서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중석 기자
12일 행사 사진을 통해 이 예비후보를 확인한 보건당국은 이 예비후보를 능동감시자로 분류했다.
같은 날 오전 11시쯤 선거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이 예비후보가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보인다며 진단검사를 받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 예비후보는 이날 오후 3시 30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4호 공약인 '낙동강·북항 트램 추진'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기자회견을 전후해 이 예비후보가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다는 사실은 물론 캠프 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언급은 없었다.
이 예비후보는 기자회견을 마친 이후 회견장과 인접한 부산시청 등대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이 예비후보 측 관계자는 "캠프에서 보건소로부터 연락이 왔다는 내용을 기자회견 도중에 전달 받았다"며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곧장 검사를 받으러 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서울 자택으로 이동한 이 예비후보는 13일에도 인터뷰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예비후보는 다행히 이날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능동감시대상자로 2주간 보건당국의 관리를 받게 된다.
◇부산시 과태료 부과...방역 수칙 위반 추가 조사 중부산진구청은 이 예비후보 사무실에 대해 방역수칙 위반으로 과태료 15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13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 대한 소독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부산CBS
이는 지난달 30일과 이달 5일 방문한 5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된 데 따른 조처다.
방역당국은 확진자가 사무실을 방문한 날짜에 대한 방문자 명부를 확인한 결과 50명 이상 사무실에 모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실제, 방문자 수는 명부 인원과 차이가 날 수 있어 의견진술을 받아 과태료 부과 여부는 조정할 수 있다고 구는 덧붙였다.
구청은 행사에 참석했던 이 예비후보의 이름이 빠진 명부 누락를 비롯해 다른 방역 수칙 위반 사례가 없는 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