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쓰지 않고 8차 당 대회에 참가한 북한 대표자들의 모습. 뉴스1 제공
코로나19 초특급 방역 속에 지난 5일 열린 북한의 8차 당 대회 개막식은 7천여 명이 참석한 역대 급 규모였다. 그럼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롯한 어느 누구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한 칸씩 띄어 앉는 사회적 거리두기도 당 대회 개막식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대회 참가자들은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버스에서 내릴 때만해도 마스크를 썼으나 대회장에서는 모두 마스크를 벗었다.
반면 8차 당 대회 결정서 초안 작성을 논의하기 위해 11일 열린 부문별 협의회 참석자들은 일제히 마스크를 썼다. 푸른 색 1회용 덴탈 마스크였다. 사회자나 발언자를 제외하고 단상에 앉은 간부들도 모두 마스크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한 곳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김 위원장이 참석하지 않은 곳에서는 방역 수칙에 따라 마스크를 쓰는 것이 '정해진 원칙'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11일 열린 부문별 협의회에 마스크를 쓰고 참석한 참가자들. 뉴스1 제공
그러나 과거 사례를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지난 해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 심야 열병식에는 김 위원장 등 수 만 명의 군중이 NO 마스크였다.
그러나 그 다음 날인 11일 열린 대집단체조 예술 공연 '위대한 향도'의 경우 김 위원장 등 주요 참가자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으나, 객석의 관람자들은 일제히 푸른 색 마스크를 썼다.
10일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당 창건 75주년 기념 경축대회는 김 위원장이 참석하지 않고,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리병철 당 중앙군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는데, 수 만 명의 군중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은 모습이었다.
결국 북한의 NO 마스크는 그 때 그 때 선택적으로 적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김정은 위원장. 연합뉴스
대체로 코로나19 방역 자신감과 집단주의적 단결의지를 과시하려 할 때는 주로 마스크를 벗고 좀 더 일상적인 회의나 모임의 경우에는 방역 수칙에 따라 마스크를 쓰는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 군중들의 NO 마스크에는 정해진 원칙이 없으나, 단 하나 변하지 않는 것은 있다
김 위원장의 경우 지금까지 공개 행사에서 단 한 번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는 점이다. 김일성 김정일처럼 총비서에까지 추대된 김 위원장의 권위를 상징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8일 주간 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해부터 모두 1만 3257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했으나, 이 가운데 양성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확진자 0명의 코로나 청정국이라는 주장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