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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아진 대한항공의 '벽', 조재영이 다시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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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터로 V-리그에 데뷔해 센터로 포지션을 변경한 조재영은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 부임 후 성장한 모습으로 주전 경쟁에 뛰어 들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조재영의 예고된 등장. 대한항공은 더욱 강해졌다.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에 이어 팀 블로킹 2위였다. 신영석(한국전력)과 최민호가 버틴 현대캐피탈은 V-리그 최고의 ‘높이’를 가진 팀이었고 대한항공은 김규민(입대)과 진상헌(OK금융그룹)을 앞세워 뒤를 이었다.

하지만 2020~2021시즌은 다르다. 김규민은 입대를 위해 팀을 떠났고, 진상헌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데뷔 후 처음으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은 이수황과 한상길을 영입해 공백을 메웠다. 기존 자원인 진성태의 활용과 진지위의 성장도 필수였다. 그 결과 대한항공은 현재까지 세트당 평균 블로킹 2.422개로 지난 시즌 세트당 평균 블로킹 2.500개와 비교할 때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같은 기간 세트당 평균 블로킹이 3개가 넘었던 현대캐피탈이 세트당 2.308개로 떨어진 것이 더욱 눈에 띈다.

최근 대한항공이 블로킹에서 눈에 띄는 이유는 위에 언급한 4명이 아닌 ‘백업 센터’의 역할에 그쳤던 조재영의 활약 덕분이라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조재영은 최근 좋은 경기력 덕에 매 경기 상대의 공이 향하는 '길'을 읽는 눈까지 좋아졌다는 평가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2013~2014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2순위로 대한항공의 유니폼을 입었을 당시 조재영은 센터가 아닌 세터였다. 195cm의 장신 세터로 주전 세터 한선수의 백업자원의 역할을 맡아야 했다. 이 때문에 그는 첫 시즌을 마치고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해 병역을 해결하고 돌아왔지만 여전히 역할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17~2018시즌을 앞두고 센터로 전향했고, 유의미한 결과도 얻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백업의 역할에 그쳤다. 그런 조재영에게 2020~2021시즌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주전 센터 두 명이 동시에 팀을 떠났고, 소속팀은 V-리그 남자부 최초로 외국인 감독까지 선임했다. 당연히 모든 경쟁은 다시 시작이었다. 그렇게 얻은 기회를 조재영은 놓치지 않았다.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도 훈련하며 눈여겨본 조재영이 코트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자 꾸준히 기회를 주고 있다. 그 덕에 조재영은 결정적인 순간 점수를 가져오는 블로킹과 함께 속공 2위에 올랐다.

로베르토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은 “조재영은 블로킹과 위치 선정이 좋은 선수”라고 칭찬했다. 조재영 역시 “감독님이 오시고 블로킹 기술이 좋아진 걸 몸소 느끼고 있다. 보는 눈과 따라가는 발, 공간을 메우는 팔의 자세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거듭된 좋은 활약으로 컨디션까지 좋아지며 상대 세터의 폼까지 잘 읽히는 것은 덤이다.

최근 이어지는 좋은 활약에 조재영은 “팀에 좋은 선수가 많지만 나도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다”며 “연습 때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있다. 좋은 결과로 보여주겠다”고 분명한 각오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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