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순창경찰서. 전북경찰청 제공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부모에게 신고자인 의료진의 신분을 노출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해당 경찰관을 시민감찰에 넘길 예정이며 아동학대에 대해선 혐의없음으로 결론지었다.
전북 순창경찰서는 11일 오전 "신고자가 노출된 문제에 대해 엄중하게 인식한다"면서도 "아동과 친부모, 주변 이웃 등의 진술을 확인한 결과 아동학대 혐의는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당시 논란이 됐던 "아버지가 아이를 던졌어요"라는 어머니의 진술에 대해 "한국말이 서툰 어머니가 '당기다'라는 표현을 '던지다'로 잘못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차 아이와 이웃 주민 등을 만나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아동보호전문기관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동학대 의혹을 신고한 공보의의 신분 노출과 관련해 해당 경찰관은 업무에서 배제되진 않았다. 이에 대해 경찰은 "내부 감찰한 결과 문답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로 가족이 신고자를 단정해 고의성은 없었다"며 그 이유를 밝혔다.
해당 경찰관은 조만간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시민감찰위원회에 회부될 예정이다.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아동학대를 신고한 공보의의 신분 노출 논란이 일자 성명서를 내고 "의심 신고를 한 의사의 신분을 노출해 곤경에 처하도록 한 사건은 아동학대 조기 발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실책"이라며 엄중 처벌을 촉구하기도 했다.
앞서 순창 보건의료원의 공보의는 지난해 11월 20일 이마가 찢어져 병원을 찾은 4살 아동의 학대 의심을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담당 경찰관이 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신고자의 신분을 유추할 수 있는 단서를 부모에게 언급했다. 이후 공보의는 아동의 아버지로부터 수차례의 항의 전화를 받아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