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주 당 부위원장(왼쪽부터),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김정은 당 위원장,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김덕훈 내각총리. 연합뉴스
북한은 8차 당 대회에서 당 규약을 개정해 공화국 무력의 지속적인 강화와 국방력에 의거한 통일 추진 과제를 규약 서문에 명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8차 당 대회에서 당 규약 개정에 관한 결정서를 채택해 당 규약 서문에 "공화국 무력을 정치 사상적으로, 군사 기술적으로 부단히 강화할 데 대한 내용을 보충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6년 7차 당 대회 때 개정된 당 규약에는 "자위적인 전쟁억제력 강화" 성과만 언급했는데, 이번 8차 당 대회에서 북한 노동당의 "당면한 투쟁 과업'으로 핵무력 등 국방력 강화 목표를 헌법보다 중요하다는 당 규약에 분명하게 명기한 셈이다.
북한은 더 나아가 국방력 강화를 통일 과제까지 연결시켜 '국방력에 의거한 조국통일' 추진 방침도 당 규약에 담았다.
노동신문은 "조국통일을 위한 투쟁과업부분에 강력한 국방력으로 근원적인 군사적 위협들을 제압하여 조선반도의 안정과 평화적 환경을 수호한다는데 대하여 명백히 밝혔다"고 전했다.
"이것은 강 위력한 국방력에 의거하여 조선반도의 영원한 평화적 안정을 보장하고 조국통일의 역사적 위업을 앞당기려는 우리 당의 확고부동한 입장의 반영"이라고 신문은 보도했다.
5년 전 개정된 당 규약에는 "남조선에서 미제의 침략 무력을 몰아내고 온갖 외세의 지배와 간섭을 끝장내며…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원칙에서 조국을 통일하고 나라와 민족의 통일적 발전을 이룩하기 위하여 투쟁 한다"고 되어 있는데, 이번에 국방력에 의거한 조국통일 과제를 새로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8일 평양에서 열린 제8차 당대회 4일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진행된 사업총화보고에서도 "우리 공화국은 책임적인 핵보유국"이라고 선언하면서, 핵잠수함 개발 공식화, 탄두 안에 여려 개의 다른 탄두를 탑재하는 다탄두 개별유도기술 개발, 신형 탄도미사일에 적용할 마하 5이상의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 개발, 군사정찰위성 운영 등 거침없는 핵 무력 증강계획을 밝힌 바 있다.
개정된 당 규약 서문은 또 '김일성-김정일주의를 혁명과 건설의 영원한 기치로 높이 들고나간다는데 대하여 성문화"하고 '혁명발전의 요구를 반영해 인민대중제일주의정치를 사회주의 기본정치방식으로 정식화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북한은 다만 국방력 강화 과정에서 군부의 세력 확대를 막기 위해 군부에 대한 당의 영도, 즉 노동당 군 통제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인민군은 사회주의 조국과 당과 혁명을 무장으로 옹호 보위하고 당의 영도를 앞장에서 받들어나가는 조선 노동당의 혁명적 무장력"이라는 것이다.
북한이 이번 8차 당 대회에서 진행할 것으로 알려진 열병식도 결국 국방력 강화 기조와 연결된다.
북한의 국방력 강화와 이에 의거한 통일추진 방침은 북한 내부의 체제 결속만이 아니라 20일 출범하는 바이든 미국 행정부 등 대외 압박의 성격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핵과 미사일에 기반한 우월한 국방력으로 한반도 정세의 안정뿐만 아니라 조국통일도 실현하겠다는 노선을 채택함으로써 향후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더욱 고도화되어 갈수록 남한에 대해 더욱 강압적인 태도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군사강국이 되어 자신들의 체제 안정을 도모하고 군사적으로 대등한 입장에서 통일을 추진하겠다는 차원으로 과거 위장평화공세를 통한 통일전선전술의 변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