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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업]박준영 "동부구치소 집단감염? 본질은 혐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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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1-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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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구치소 외관은 현대식…사람 살기 힘든 곳
고층 시설에 엘리베이터로만 이동…보완·감시 용이
땅·햇볕·흙 마음껏 보기 힘든 공간…채광‥환기 열악
교도소도 사람사는 곳…최소한 권리는 누려야
구치소 과밀·교정행정 소외의 민낯…결국은 예산

■ 방송 :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 FM 98.1 (18:25~20:00)
■ 진행 : 김종대 (연세대 객원교수)
■ 대담 : 박준영 변호사

◇ 김종대> 동부구치소 코로나19 집단감염 벌어진 이후 지금까지 교정시설에서 감염된 사람이 몇 분이나 되시는지 아십니까? 총 1207명. 오늘 아침 기준입니다. 어마어마합니다. 그중에 동부구치소 관련 확진자가 1177명이고 사망자가 벌써 3명이나 나왔습니다. 오늘 국회에서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질타를 많이 당했습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요.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평소 교도관과 무척 가까운 재심 전문 변호사 박준영 변호사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박준영> 안녕하세요.

◇ 김종대> 저는 박 변호사님 오신다고 그래서 사실 재심의 이야기 무척 하고 싶었는데 제작진 얘기가 코로나가 더 급하다는 거예요. 그래서 오늘은 또 교도관하고 각별하시고 또 교정시설에 워낙 관심이 많으시니까 이 코로나19 이야기 좀 먼저 해 보겠습니다. 아니, 교도관들하고 왜 그렇게 가까우세요? 어떤 이야기 많이 들으십니까?

◆ 박준영> 제가 한때 국선 재벌이라 불릴 정도로 국선 형사사건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교도소를 들락날락 많이 했죠. 이 과정에서 수감자분들도 많이 만났지만 그 교도관님들도 인연을 맺게 됐고 또 재심 사건 중에는 수형되어 있는 분들 이분들 재심 사건을 하다 보면 교도소를 자주 왔다 갔다 하거든요. 그러면서 만나서 여러 가지 어떤 고충이나 고민도 듣게 되고 제가 미처 우리 밖으로 알려지지 않은 교정공무원들의 어떤 고통이나 고민들도 많이 들었습니다.

◇ 김종대> 그렇군요. 이번에 집단감염 사태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들 많이 하십니까?

 


◆ 박준영> 일단은 제가 동부구치소 바로 옆에 동부지방검찰청에서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단 활동하면서 한 1년 동안 거기 있었습니다. 거기 있다 보니까 동부구치소를 바라보는 어떤 시선들에 대해서 많이 경험을 했는데요. 어떻게 교도소를 저렇게 호텔 식으로 지어놓을 수 있어. 죄 지은 사람들 저렇게 따뜻하게 먹이고 재워주고 저렇게 편하게 있게끔 해도 되는 거야라는 그런 비판적 시각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 김종대> 그러니까 그건 좋은 아파트에 공짜로 들어가서 사는 것처럼 그렇게 보시는 것 같아요.

◆ 박준영> 맞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교정행정을 담당하시는 교도관님들이나 수용자들 얘기를 들어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전혀 그렇지 않고 오히려 여러 가지 어떤 활동의 어떤 제약도 많고 사람을 그냥 가둬놓는 것에 불과하다. 사람을 숨쉴 수 없게끔 만들어놨다는 그런 비판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 김종대> 겉보기하고 많이 다르네요.

◆ 박준영> 사람을 아무리 편한 시설에 있게끔 한다 하더라도 그 사람의 어떤 자유의지를 마음대로 활동할 수 없게 만든다면 누구도 마음대로 만나지 못하게끔 하고 먹는 것도 주는 것만 먹게끔 하고 한다면 아무리 편한 시설이라 하더라도 거기 견딜 사람 없거든요. 자가격리도 많이 힘들다 해서 뛰쳐나오신 분들 있지 않습니까?

◇ 김종대> 그래서 입건되신 분들도 있어요.

◆ 박준영> 그래서 동부구치소의 문제는 일단은 시설 자체가 밖에서 보는 어떤 외관을 봤을 때는 아주 좋은 시설로 볼 수 있겠지만 거기는 사람이 살기 힘든 시설이었다 아주 비판을 많이 받고 있는 시설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동부구치소에서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한다는 뉴스가 나왔을 때 교도관들 사이에서는 정말 큰일 났구나. 정말 그 시설의 문제를 알기 때문에 금세 퍼질 수 있다라는 아주 가능성에 대해서도 인식을 했었고요. 그리고 또 구치소라는 곳은 형이 확정된 후에 그분들이 전국에 있는 교도소로 보내집니다. 그러면 감염자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그런 상황도 벌어지니까 멘붕 상태에 빠졌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 김종대> 멘붕 상태다. 아니, 그러니까 더 조심했었어야 되는 거 아닙니까? 여기 굉장히 취약한 지점이다.

◆ 박준영> 물론 그렇죠. 물론 그런데 이런 얘기도 있어요. 코로나 사태가 작년 초 1월부터 시작됐습니다. 그때부터 초 비상사태였다고 합니다. 교도관들이나 수감자들이나. 그래서 교도관들 같은 경우에는 그때부터 안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안 되니까 만남 같은 것도 자제하거나 중단할 정도로 사회적 관계도 단절해 가면서 교정시설의 확산을 막았단 말입니다. 그리고 또 신입자들 같은 경우에 독거 수용을 시켜서 관리를 잘해 나갔어요. 한 1년 동안 잘해 나간 겁니다. 잘해 나갔는데 이게 연말에 이게 터진 겁니다. 그래서 지금 교정시설에 대한 비판이 상당하고 교정 공무원에 대한 비판도 상당하지만 1년여 동안 고생해 왔던 그 부분에 대해서는 평가는 해 줘야 된다. 그리고 왜 막을 수 없었냐 저는 이렇게 봐요. 물론 추미애 장관이 오늘 시설의 문제에 대해서도 얘기했고 이제 적절한 조치를 했다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뭔가 어떤 문제, 사람의 문제는 분명히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긴장이 완화됐다거나. 그런데 또 추미애 장관의 어떤 발언의 그 부분에 있어서 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은 뭐냐 하면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급격히 확산되는 것은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시설의 문제 때문에. 그리고 수용 공간이 과밀화되어 있습니다.

◇ 김종대> 그렇군요. 오늘 추미애 장관 국회에서 이게 MB 시절에 지은 거라는 얘기를 했는데 이게 적절한 발언입니까, 사실?

◆ 박준영> 진영 논리로 접근할 문제는 아니라는 부분에서는 동의합니다. 그리고 이 문제가 계속 쌓여왔다는 부분은 동의하는데. 한편으로는 책임을 좀 더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그런 부분에 있어서 아쉬운 편 같아요.

◇ 김종대> 좀 아쉬운 느낌이 드신다. 언론에 아주 사람들이 인상적으로 접했던 장면은 창문 밖으로 살려주세요라는 그 종이를 재소자가 막 보여주고 흔들어대던 이 사진이거든요.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 박준영> 교정시설은 교도소와 구치소로 나뉩니다. 교도소는 형이 확정된 유죄 판결이 확정된 사람들이 수용되는 곳이거든요, 원칙적으로. 그리고 구치소는 재판 중이거나 수사 중인 사람들이 수용되는 곳입니다, 원칙적으로. 그래서 동부구치소에는 한 70% 정도의 미결수용. 그러니까 아직 법에 의해서 무죄가 추정되는 사람들이 수용돼 있단 말입니다. 그러면 살려달라고 외친 사람이 형이 확정된 사람이 아닌 우리가 무죄 추정의 원칙으로 바라봐야 될 사람일 수도 있어요. 물론 형이 확정된 사람을 살려달라는 요구도 우리가 절실하게 받아들여야 되지만 이걸 갖다가 교도소 안에 구치소 안에 있는 사람이다라고 해서 그렇게 혐오의 감정으로 죄지은 사람이 그런 요구를 하냐그렇게 바라볼 시선은 아니라 극도의 혐오의 감정으로 그 사태를 바라볼 게 아니라 아주 기본적인 생존의 요구로 바라봐야죠, 기본적인 아주. 얼마나 불안했겠어요. 왜냐하면.

◇ 김종대> 절박했군요.

◆ 박준영> 생각해 보면 그 관리하는 사람들도 어찌할 바 몰라서 우왕좌왕하는 상황에서 안에 있는 사람들한테 어떤 정보가 제대로 제공이 됐겠습니까? 검사해서 계속 수용이 공간이 계속 바뀌는 상황도 벌어졌을 것이고 얼굴도 못 본 사람들과 이 방에 있다가 저 방에 있다가 옮겨다녔을 텐데 이 와중에 얼마나 겁이 났겠어요.

◇ 김종대> 그 처지. 그 상황을 좀 이해를 해 줘야 되는데 자꾸 뭔 죄수가 말이 많냐는 식으로 접근하면 이러면 안 된다는 거죠.

지난 달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 박준영> 사회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은 반드시 또 다른 범죄로 표출될 수 있습니다. 반드시라는 것은 너무 단정적인 거고. 분노와 적개심을 갖게끔 하는 것은 또 다른 범죄를 양산합니다. 굉장히 위험한 겁니다, 그건. 청송교도소로 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버스에 나눠타서 내려갔는데 그 확진자들이 그 버스 1대에 20~30명씩 타 있었을 거 아닙니까? 타고 가면서 어떤 생각을 했겠어요? 청송에 갈 준비를 그 사람들이 했겠습니까? 타고 가면서 다 확진자 사이에 둘러싸여 가면서 무슨 생각을 했겠어요? 사회에 대한 분노, 인간에 대한 차별 이런 생각으로 내려갔을 거 아닙니까?

◇ 김종대> 지금 그런 목소리가 우리한테 안 들리고 있어요. 밖으로 종이쪽지 하나 이렇게 흔드는 거지. 저 배경에 저분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지금 우리 귀에는 안 들리거든요.

◆ 박준영> 인간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물론 그들이 잘못을 했을 수도 있죠. 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 재판이 확정된 사람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확정된 사람이기는 하지만. 교정 교화의 목적은. 행정법이라는 건 법에는 일반적인 1조에 목적조항이라는 게 있어요. 교정, 교화와 건전한 사회 복귀를 얘기하고 있는데. 이렇게 비난하고 차별하고 혐오 감정으로 얘기하면 그 사람들이 어떻게 바뀌겠냐 이거예요. 결국은 나와서 적개심으로 살아가다가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를 수 있고 그 피해자가 나와 내 주변, 우리가 될 수 있는 거죠.

◇ 김종대> 알겠습니다. 지금 동부구치소의 내부 사진을 제작진이 많이 확보하신 것 같은데. 유튜브에 띄워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의 교정시설 굉장히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이번에 동부구치소냐. 다른 시설들도 문제가 많을 텐데.

◆ 박준영> 전국에 교정시설이 54군데 있습니다. 54군데가 있고요. 그중에서 동부구치소, 서울구치소, 안양교도소 이게 대도시에 있는 시설은 대규모 시설이라고 합니다. 2000명 이상이 수용되어 있는 공간이죠.

◇ 김종대> 대규모 시설이다.

◆ 박준영> 그렇죠. 그런데 대규모 시설이 도심 한가운데에 있다는 건 어떤 의미가 있냐면 일단 부지 확보가 어렵잖아요. 부지 확보가 어렵다 보니까 고층으로 짓게 되고 대단히 아주 과밀 수용되어 있단 말입니다. 동부구치소의 아주 큰 문제는 뭐냐 하면 고층 시설인 데다가 엘리베이터로만 이동을 한답니다. 사람들이. 엘리베이터로만 이동을 하기 때문에 엘리베이터가 또 충분치 않다고 했어요. 어떻게 교도소에 갇혀 있는데 무슨 이동이 필요하냐고 할 수 있는데요. 교육 그리고 또 접견, 미결 수용자들은 접견이 중요하거든요. 그리고 또 어떤 여러 가지 내부적인 활동도 있는 것이고 하나만 예를 들면 약을 수감자분들께서 약을 50% 이상 복용한다고 합니다. 약이라는 게 아침, 점심, 저녁 또는 식전,식후 여러 가지 때에 따라서 먹게끔 되어 있는데 약은 또 교도관이 주면서 삼키는 걸 보고 나오거든요. 왜냐하면 계속 그걸 갖고 있다가 한꺼번에 먹을 수 있으니까. 약을 주고 이렇게 먹게끔 하는 이 업무조차도 굉장히 번거롭고 많은 어떤 활동이 요구되는 거거든요. 동선이 너무 많이 겹칠 우려가 크다는 거예요. 그러면 여기서 또 혹자는 인천이나 수원 같은 경우도 고층인데 왜 거기서는 지금 확진자가 안 나왔냐. 화면에 인천교도소.

◇ 김종대> 지금 화면이 기계 오류로 약간 늦어지고 있거든요. 그냥 설명해 주세요.

◆ 박준영> 동부구치소는 5개 동의 건물이 그냥 고층으로 솟아올라왔습니다. 그리고 엘리베이터로만 이동해야 되는데 인천이나 수원 같은 경우에는 고층 건물이기는 하지만 미음자 형태로 설계가 돼 있어요, 올려져 있어서. 그래서 도보로도 많이 이동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 김종대> 도보로.

◆ 박준영> 도보로도 이동이 가능해서 동선이 그래도 겹치는 걸 그래도 완화할 수 있다는 거죠. 그리고 사람이 살 공간이라는 것은 우리가 신영복 선생님의 감옥으로부터 사색이 라는 책을 보면.

◇ 김종대> 제가 그 책의 애독자.

◆ 박준영> 그분은 내가 왜 살아 있을까. 그곳은 하루에 두 시간 정도 들어오는, 그 창살로 들어오는 신문지 크기 만한 햇볕이 나를 살린다고 했거든요. 이게 나를 살아 있게끔 만든다고 했어요. 그 책에는 햇볕이나 흙, 풀 그리고 바람,비, 눈사람 이런 자연이 많이 들어 있거든요. 그 동부구치소 안에서 얼마나 햇볕을 볼 수 있겠고 얼마나 채광이 제대로 되고 환기가 제대로 되겠습니까? 사람 살 곳이 아닐 수 있다는 겁니다, 거기가.

◇ 김종대> 시인 김지하 씨가 창틀에 피어나는 민들레 보고 생명 사상 싹퉜다는 거 아닙니까? 그런 점에서 숨 쉴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게 동부구치소의 수용시설이다. 또 도보로 이동할 거리조차도 제한되고 주로 엘리베이터로 이용한다. 또 과밀도 수용도 있을 거고요.

◆ 박준영> 맞습니다. 일단은 여기서부터 지적하고 싶은 건 뭐냐 하면 그럼 도심 내에 그런 구치소를 고층으로 짓는 이유가 뭐냐. 그거는 뭐냐 하면 법원이나 검찰이 가까이에 있어야지. 법원과 검찰이 가까이 있는 곳에 지어놓는 것은 일단 이동을 좀 줄일 수 있지 않습니까? 동부구치소 같은 경우에 지하로 이동해서 법원이나 검찰로 간다고 하거든요. 버스를 타고 옮겨다닐 필요가 없잖아요. 그리고 도심에 있으면 또 수용자 접견, 가족 접견이 아무래도 용이하겠죠. 여러 가지 장점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또 교정인력이 또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CCTV 같은 것들을 많이 설치하면 보안이나 관리가 쉬울 거 아닙니까? 그런 장점이 있어요. 그러니까 수감자들을 감시하고 관리하는 것의 장점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 수감자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어떤 환경에 있어서는 대단히 열악하다.
동부구치소 운동장

 


◇ 김종대> 아니, 그런데 이렇게 열악하게 처음부터 의도한 건 아니었을 거고. 원래 수용할 수 있는 규모보다 죄수가 많아져서 또는 미결수가 많아져서 이러다가 과밀로 치달은 거 아닙니까?

◆ 박준영> 과밀 수용의 문제는 상당히 오랫동안 제기됐습니다. 이게 제가 만나본 이런 교도관님들 20년 이상 근무하신 분들 얘기 들어보면 과밀 수용이 문제되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리고 국가인권위에도 인권위 설립 이후에 10차례 정도 과밀 수용의 문제를 계속 끊임없이 제기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헌법재판소에서 2016년에 위헌 결정이 한 번 났었고 또 수용자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해서 받아들여진 사례도 있어요. 이렇게 계속 문제제기를 하고 있음에도 안 되는 이유는 예산 문제죠, 사실.

◇ 김종대> 결국은 예산 얘기로.

◆ 박준영> 그런데 왜 예산 문제가 이렇게 해결되지 않고 있냐면 죄지은 사람들에 대한 혐오감정과 그들을 위해서 우리가 무슨 돈을 써. 이 교정행정을 우리가 너무 소외해.

◇ 김종대> 그러니까 교정의 효과도 그에 비례해서 떨어질 거 아닙니까?

◆ 박준영> 맞습니다.

◇ 김종대> 한 청취자님이 문자 보내주셨어요. 구치소, 교도소 생활을 해 본 사람으로서 박준영 변호사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5평 공간에 10명이 수용됐던 아찔한 경험이 아직도 지워지지 않습니다. 그러면 1명당 0. 5평이라는 얘기인데.

◆ 박준영> 지금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을 하면서 제시한 기준이 2. 5제곱미터던가? 그리고 또 법원에서 국가배상 적어도 2제곱미터를 주지 않으면 그건 국가가 책임져야 된다라는 그런 얘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 김종대> 우리나라가 현재 1. 06제곱미터인 것 같습니다. 유럽고문방지위원회 권고가 7제곱미터인데 그 7분의 1 수준이네요.

◆ 박준영> 제가 정확하게 수치 자체는 제가 확인 못 하고 왔지만 대단히 우리가 열악한 건 사실이고요. 일단은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도 안에서 용변 보고 밥 먹고 모든 일상생활, 24시간 동안 거기서 함께하게끔 한다는 것 자체가 가혹하거든요. 서로 얼굴도 모르고 아무것도 모르는 그런 관계의 사람들을 갖다가 서로 잘 때까지도 부딪히게 만들고 서로 신경 쓰게 만든다는 것은 그것은 형벌이라는 것은 어떤 불이익을 주는 거고 고통을 주는 건 맞지만 모멸감을 주는 고통을 줘버리면 그것은 반감만 줍니다.

◇ 김종대> 그러면 교정의 효과가 오히려 거꾸로 역효과가 나겠네요?

◆ 박준영> 교정이라는 건 그렇죠. 맞습니다. 교정이라는 게 역효과가 나버리는 거죠. 출소 후에 나와서 적개심으로 살아가는 거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렇습니다.

◇ 김종대> 이건 다른 측면인데요. 일단은 수용 공간은 그렇다 치고요. 교도소에서 일일 급식비가 한 끼당 한 얼마 정도 됩니까?

◆ 박준영> 거기까지는 제가 아직 조사를 안 하고 왔습니다. 제가 교정 전문가는 아니고 교정 전문가들로부터 들은 내용을 제가 얘기하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 김종대> 그러시군요. 그런데 식당 같은 데도 사실 적절한 공간 확보가 필요하지 않습니까? 또 일터라든가 운동 공간이라든가 이런 게 다 균형 있게 갖춰져야 되는 거 아닙니까?

◆ 박준영> 그런데 지금 교도관분이 하는 얘기에 의하면 함께 모여서 밥을 먹을 식당이라는 곳도 존재하는 곳이 몇 군데 없다.

◇ 김종대> 식당도 그렇다?

◆ 박준영> 천안 개방교도소 같은 경우에 이런 식당이 존재하고 대부분 작업을 나가지 않는 사람들은 방에서 먹고 작업을 나가는 사람들은 공장에서 한 끼 정도 해결하고 그런 식이라고 저는 들었습니다.

◇ 김종대> 그럼 일하다가 쭈그려 앉아서 구석에서 식사해야 되는 거네요?

◆ 박준영> 그런 것까지는 제가 모르겠습니다.

◇ 김종대> 아니, 지금 우리가 이 실태가 별로 알려져 있지가 않아요. 그래서 조금 관심 가져야 될 것 같아요.

◆ 박준영> 제가 이 자리에 나오는 것 자체가 이상한 거예요, 사실. 왜냐하면 교정 전문가들이 대한민국에 왜 없겠습니까? 그런데 그 얘기를 얘기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사회잖아요. 왜냐? 남의 생명이나 신체라는 남의 인권을 침해하는 사람한테 무슨 인권을 얘기해? 이건 너무 공허하잖아요.

◇ 김종대> 이해가 갑니다. 그러니까 사실 이 얘기하면서도 그런 시선을 이미 의식하고 계시는 것 같아요.

◆ 박준영> 저도 오늘 인터뷰 끝나고 제목 잘못 뽑으면 욕 엄청나게 얻어먹겠죠.

◇ 김종대> 잘 뽑아드리겠습니다.

◆ 박준영> 잘 뽑아야 됩니다.

◇ 김종대> 아니,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이번에 코로나 때문에 조금 인식의 변화가 있지 않을까 저희가 한번 기대해 볼만 합니다.

◆ 박준영> 이럴 때 문제 제기해야 됩니다.

◇ 김종대> 너무 부담 갖지 마시고요. 교도관들의 스트레스 죄수 못지않게 상당히 수감자 못지않게 증가될 것 같습니다. 관련된 대책 우리가 이제 수감자, 교도관 또 행정인력까지 이런 분들에 대한 대책 어떤 게 필요할까요?

◆ 박준영> 일단은 쉽게 바뀌지는 않잖아요,세상이. 쉽게 바뀌는 건 아닌데.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교정행정을 어떻게 바라보느냐 인식의 문제도 중요하다고 봐요. TV의 드라마나 어떤 영화에서 교도관이라는 직업이 어떻게 나옵니까? 대사도 없잖아요. 대사도 없고 아주 엑스트라나 그리고 또 아주 부패한 공무원. 아주 감정도 없는 그런 사람들로 나온단 말입니다. 교정행정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러다 보니까 우리는 저 사람들은 죄수들을 감시하고 관리하는 사람 정도로만 생각하는데 1만 6000명의 교도관들이 무슨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겠어요.

◇ 김종대> 알겠습니다. 관련해서 이번에 조두순 출소 그와 관련해서 엄청난 사회적인 또 혐오의 감정 엄청납니다. 이 조두순 출소에 대해서 어떤 점을 느끼고 계십니까? 우리 사회의 어떤 반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12년 형기를 마치고 만기 출소한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이 지난 달 12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거주지에 도착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 박준영> 오늘 인터뷰에 일부분인 이 문제가 또 제목화됐을 때 아주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하거든요. 그래서 제목 잘 뽑아주셔야 된다는 말씀 드리고.

◇ 김종대> 알겠습니다.

◆ 박준영> 조두순이 저지른 범죄는 조금 더 변호할 생각 없어요. 아주 잔인했고 그 피해자의 어떤 고통은 이루말할 수 없는. 그리고 조두순이 과연 12년의 옥살이를 하고 나와서 정말 변했을까라는 의심은 저도 갖고 있습니다마는 12년 동안 교도소에서 현행법의 목적이 교정, 교화와 건전한 사회복지인데 조두순에 대해서 교육을 안 했겠어요? 제가 듣기로는 아주 전문가들이 달라붙어서 아주 그냥 체계적인 교육을 했다고 해요. 그런데 그런 교육의 내용이나 이런 성과에 대한 어떤 배려 없이 12년 전과 지금의 조두순은 똑같을 것이라는 전제 하에서 이런 식으로 조두순 문제를 소비하는 것이 과연 안에서 조두순과 함께 있던 사람들은 무슨 생각할까.

◇ 김종대>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시간이 많지 않아서요. 다음 번에 한 번 더 출연을 요청드리겠습니다. 오늘 박준영 변호사 말씀 감사합니다.

◆ 박준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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