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안나경 기자
여자친구의 세 살배기 딸을 강제로 추행하는가 하면 여자친구와 관계가 틀어지자 성매매 업소에 일하는 사실을 가족에게 전하는 등 협박을 일삼은 30대 남성이 실형을 받았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는 13세 미만 미성년자 준강제추행, 협박, 폭행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변모(35)씨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아울러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함께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과 장애인복지시설 등에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불구속 재판을 받아온 변씨는 선고 직후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미성숙해 자기 방어가 어렵고, 성에 대한 인식과 가치관이 아직 바로 서지 않은 아동을 추행하는 등 그 죄질이 나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피고인은 피해자의 어머니 A씨를 조롱하기도 했다. 피고인이 사귀던 사이인 A씨에 대해 저지른 범죄도 상당히 악랄하다. A씨는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변씨는 A씨와 교제 중이던 지난 2019년 여름 성남시 분당구 A씨의 주거지에서 A씨의 자녀 B(3)양이 자는 것을 보고 다가가 강제로 추행했다.
변씨는 A씨와 관계가 틀어진 지난해 1월부터 협박을 일삼았다. "돈을 갚지 않으면 이혼한 전 남편에게 성관계 동영상을 보내겠다"고 협박했고 실제로 영상을 보내기까지 했다.
또 지난해 1월 말부터 2월 사이 A씨에게 "너랑 딸의 인생을 박살 낼 거야"라고 위협하는가 하면, A씨의 어머니에게 "딸(A씨)이 성매매 업소에서 일한다"고 폭로했다.
제주지방법원 201호 법정. 고상현 기자
재판장은 선고 공판에서 변씨에게 "A씨가 그런 일(성매매 업소)에 종사하는 것을 알고도 사귄 거 아니냐. 사이가 틀어졌다고 왜 비난하느냐. 사랑한 사람의 행동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변씨는 "피해자 가족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울먹이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