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로 본 '2020 중국' ③]캐리람 vs 조슈아 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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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수놓았던 홍콩시위 2020년엔 사라져
코로나19·홍콩보안법 영향
눈물 흘리던 캐리람 "홍콩에 삼권분립없다"
민주화운동 상징 조슈아 웡 예언 현실로
"시위대 중국 법정에서 종신형 받을 것"

글 싣는 순서
① 열사 리원량 vs 영웅 중난산
② 시진핑 vs 리커창"
③캐리람 vs 조슈아 웡
<끝>
홍콩 행정수반 캐리람(林鄭月娥) 행정장관과 홍콩 민주화 운동의 상징 조슈아 웡. 연합뉴스

 

홍콩 행정수반 캐리람(林鄭月娥) 행정장관에게 2019년은 최악의 한해였다. 범죄인인도법(송환법)을 추진하려다 홍콩인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였다.

최대 200만명의 시위대와 맞딱뜨렸던 캐리람은 궁지에 몰려 시위대 가족에게 사과해야 했고 기자들 앞에서는 눈물을 보여야 했다. 의회에서는 송환법 철회라는 수모를 당했고 끊임없는 경질설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캐리람 뒤에는 중국 중앙정부와 시진핑 주석이 있었다. 시 주석은 람 장관이 코너에 몰렸던 11월 그를 상하이로 불러 힘을 실어주면서 '폭력을 제압하라'는 지침을 전한다.

이 때부터 홍콩 경찰의 대응이 강경해졌고 홍콩이공대로 피신한 시위대에 궤멸적 타격을 입힌 것은 비슷한 시기에 치러진 구의원 선거에서 대참패에도 불구하고 분위기 반전의 서막이었다.

올 1월 1일 새해 시위에 수 만 명의 홍콩인들이 참여했을 때만해도 2020년에도 홍콩시위는 계속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본토보다 빨리 찾아온 코로나19 영향과 서슬 퍼런 보안법 위세에 민주진영은 숨소리도 내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캐리람은 "어떤 정부도 국가안보 위협을 외면하지 못 한다"며 보안법이 전국인민대표대회를 통과하자마자 하루 만에 홍콩에 시행했다. 이후 입법회 선거를 연기하고 홍콩에 삼권분립은 없다고 선언하는 등 중앙정부에 적극 보조를 맞추고 있다.

조슈아 웡(黃之鋒). 24살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 2014년 우산혁명을 주도하고 지난해 송환법 반대시위에도 적극 참여하면서 홍콩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 되었다.

그는 지난해 구의원 선거와 올해 입법회 선거에 출마하려 했지만 선거관리위원회에 의해 출마 자격을 박탈당했고 급기야는 이달초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

웡과 홍콩 거리를 누볐던 동료들도 이런 저런 혐의로 구금 또는 재판을 받고 있고 일부는 이미 실형을 선고받고 옥살이를 하고 있다.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매체인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 연합뉴스

 

반중 언론사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는 외세와 결탁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데 혈기 왕성한 젊은 운동가들보다 더 혹독한 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그는 자신에게 닥쳐올 운명을 예감한 듯 30일 빈과일보 사주직을 내놓았다.

네이선 로 같은 일부 운동가들은 홍콩에 암흑시대가 올 것을 예상하고 미리 해외로 몸을 피했지만 일부 해외 도피자에게는 홍콩경찰이 수배령을 내린 상태다.

웡은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키자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홍콩이 비밀 재판, 언론 탄압, 독단적인 기소, 강요에 의한 자백, 정치적 검열 등이 판치는 새로운 시대로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권력의 전횡과 잘못된 법으로 홍콩은 비밀경찰국가가 될 것이고 홍콩 시위대는 중국 법정으로 송환돼 종신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웡의 예상대로 보안법 이후의 홍콩은 전혀 딴 세상이 되었다.

웡은 그러면서 "중국의 직접 독재 통치 아래서도 홍콩인들은 다음 세대를 위한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계속해서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 말이 지켜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른 죄목으로 다시 감옥에 가든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연금 상태에 놓일 수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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