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덕훈 내각총리가 금강산관광지구의 개발사업 현장을 시찰했다고 20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은 김 내각총리가 고성항 해안관광지구, 해금강 해안공원지구, 체육문화지구 등을 돌아보고 금강산관광지구총개발계획 집행을 위한 실무적 문제들을 토의했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 경제를 총괄하는 김덕훈 내각 총리가 금강산관광지구의 개발사업 현장을 시찰했다. 코로나19로 국경을 몇 달째 닫아 건 상황에서 다소 이례적으로 보일 수 있는 행보여서 관심을 갖게 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이같이 보도하며 "고성항 해안관광지구, 해금강 해안공원지구, 체육문화지구 등을 돌아보면서 명승지들을 개발하여 인민들의 문화정서적 요구를 최상의 수준에서 충족시킬 데 대한 당의 구상을 금강산관광지구 총개발계획에 정확히 반영하고 집행하는 데서 나서는 실무적 문제들을 토의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김 총리가 "금강산지구를 현대적이며 종합적인 국제관광문화지구로 훌륭히 꾸리기 위한 개발사업을 연차별, 단계별 계획에 따라 밀고 나가며 인민들이 자연경치를 한껏 즐기면서 휴식할 수 있게 건설에서 선 편리성, 선 미학성의 원칙을 철저히 지킬 데 대하여 언급했다"고 전했다.
김 총리는 "관광지구를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면서도 민족적 특성과 현대성이 결합된 우리 식으로 건설"해야 한다며 현지에서 협의회를 열고, "총개발계획안이 작성된 데 맞게 개발사업의 선후차를 바로 정하고 세계적 수준의 호텔, 골프장, 스키장 등의 설계와 시공에서 주체적 건축사상과 건설정책을 철저히 구현하기 위한 대책들을 토의"했다고 한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23일 관영매체 보도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고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해야 한다"고 지시한 사실을 보도한 뒤 이를 대남통지문을 통해 우리 측에 통보해 왔다.
실내 소독작업하는 평양건구기술교류사 종업원들 (사진=연합뉴스)
우리 측은 실무회담을 제안했지만 이는 거절당했고, 북한은 지난해 12월 말에 올해 2월까지 남측 시설물을 모두 철거하라고 요구하는 대남통지문을 보내기도 했다. 다만 올해 1월 30일 북한은 또다시 통지문을 보내 코로나19 유행으로 이를 당분간 연기하겠다는 입장을 전해 왔다.
이후 지난 6월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당시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금강산과 개성공단에 군부대를 전개하겠다는 등의 '4대 군사행동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는 김정은 위원장에 의해 보류된 상태다.
김 총리는 북한 국정운영의 핵심이자 권력의 상징으로 평가되는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 5명 가운데 1명이기도 하다. 경제를 책임지는 총리의 갑작스런 금강산 방문은 코로나19 유행으로 몇 달째 국경을 봉쇄하고 있는 북한의 상황상 이례적인 일이기도 하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이 김 총리를 보내, 코로나19로 중단된 이후 논의가 없었던 시설 철거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마무리지으라고 한 것으로 보인다"며 "개발사업의 선후차를 정하고 주체적 건축사상과 건설정책을 구현한다고 해 북한식 건설을 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측의 시설물을 철거하는 방향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은 계획을 세우는 단계이고 코로나19로 철거도 압박할 수 없기 때문에 대남조치가 반영되지 않았지만, 설계를 끝내고 2년차 계획쯤에는 철거를 다시 압박하고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금강산 개발보다 우선 순위에 있는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완공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강산 개발에 시동을 거는 모습은 일단 이례적이다"며 "북한은 나름대로 코로나19 종식 이후를 대비하고 있는지 모른다. 독자적 개발은 중장기적 포석이며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를 오래 방치할 수 없는 내부 사정도 있을 것이다"고 해석했다.
다만 "본격적인 개발을 위해선 남측의 노후 시설을 완전히 정비, 철거해야 하기 때문에 대남접촉을 다시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세로 당장은 쉽지 않지만 내년 초 적절한 시점에 이 이슈가 남북접촉의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북한 입장에선 외화 확보가 시급하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