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자의 쏘왓]공덕·목동 20평 전세 구해보니 "부르는 게 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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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들 "전세 씨가 말라…미친 전셋값인데 나오는 족족 계약"
서울 전셋값 18년 만에 최고치, 강남 뿐 아니라 전체 상승세
'패닉 바잉'에 서울 외곽·수도권 집값도 끌어올려
가계대출은 대출 규제 완화했던 4년 전만큼 '눈덩이'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임대차 3법이 통과한 지 넉달. 전셋값이 그야말로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습니다. 세입자들은 계약갱신청구권을 써서 전세 물건이 거의 없고요. 2년마다 갱신됐던 전세 계약을 4년에 한 번 해야하니 뿔이 난 집주인은 전셋값을 높게 부르고 있는 상황이죠.

그러다보니 서울 전셋값은 18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오죽하면 정부의 부동산 24번째 정책이 전세 대책이었을까요. 하지만 현장에서는 전혀 소용 없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불안정한 전셋값은 집값까지 밀어올리는 형국입니다. 지난 금요일(11월 27일) 서울 일대의 부동산을 돌아다녀봤습니다.

1. 서울 공덕·목동 20평형대 전세 있나요?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A부동산에 가서 20평형대 전세를 물어봤습니다. "요즘 전세는 씨가 말랐다"는 게 돌아온 답변이었습니다. 아주 귀하게 하나씩 나오는데 그마저도 나오자마자 계약이 된다고 귀뜸했습니다.

A부동산 공인중개사"20평대 1월 입주하는 게 나왔는데 나오자마자 엊그제 계약했어요. 너무 없다보니까 4월에 이사갈 손님까지 나오는 상황이에요. 계약갱신청구권 쓸 세입자들은 다 썼으니 매물이 없죠. 매수한 사람들도 실거주 요건이 강화됐으니 다 들어갔죠"

"현장의 공인중개사들은 예전 가격을 아니까 사실 제일 많이 놀래요. 지금은 '시세'라는게 없어요. 주인이 받고 싶은게 가격인 거에요. 한 번 들어오면 4년 묶이는데 시세대로 받으면 4년 이후 얼마나 더 오를지 모르니까 아예 올려서 받는 거에요. 근데 또 물건이 없으니 그 가격으로 계약이 돼요. 래미안 3차 30평형이 8억 8천 나오고, 20평은 물건이 아예 없고요. 1~2억이 그냥 아무것도 아니게 오르는 거에요"

또 다른 B부동산에 가서도 20평형대 전세를 물어봤지만 20평대는 없었고 마포 현대의 30평형대 아파트를 권했습니다.

B부동산 공인중개사 "인터넷에 전세 매물이 몇 건 있는 것 같아 보여도 자세히 보면 같은 아파트를 여러 부동산이 동시에 올리기도 하고, 아직 계약서를 쓰지 않아서 지우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이것도 마찬가지인 경우(네이버 부동산에 올라왔지만 계약이 완료된 건이라고 설명)에요. 전화나 인터넷으로만 보면 안돼요. 예전에는 공동 중개를 했는데 지금은 물건이 워낙 귀해서 같이 공유를 못하거든요. 내 손님만으로도 차고 넘쳐서, 와서 보는 사람들이 계약해버리기 때문에 대기자에게 전화조차 할 수 없는 구조에요"

목동의 7단지 20평대 전세도 구하러 가봤는데요. 34동, 2550세대나 있었지만 전세 물건은 단 한 개 있었습니다. 목동의 C부동산 공인중개사는"계약갱신청구권이 있으니까 세입자들은 웬만하면 재계약하고 주인이 들어오기 때문에 물건 자체가 너무 귀하다"면서 "전셋값이 집주인 마음이 되어버려서 4년치를 한 꺼번에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전셋값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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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셋값 대체 얼마나 올랐나요?


서울 전셋값만 보면 18년만에 최고로 치솟았습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11월(16일 조사 기준) 서울 주택(아파트·단독·연립) 전셋값은 한 달 전보다 2.39% 올랐습니다. 10월 1.35% 보다 상승률이 1% 포인트 이상 커지면서 2002년 3월 2.96% 이후 18년 8개월 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한 겁니다. 수도권 전셋값 상승률 역시 2.13%로 2002년 3월 2.67% 이후 최고였습니다.

이 전셋값은 서울의 어느 한쪽만 오른 것도 아닙니다. 원래도 집값이 비쌌던 강남, 송파, 양천구는 각각 3.66%, 4.25%, 3.54%의 상승폭을 보였고요. 노원과 관악, 도봉구은 3.43%, 관악은 2.96%, 도봉구도 2.65%로 비슷한 상승폭을 보였습니다.

강북과 서울 이외 수도권 지역에서도 전세 10억 거래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에서 10월까지 3개월 동안 서울 경기 지역에 10억원 이상 전세 거래는 강남 3구를 제외하고도 용산에서 4곳, 마포 동작 영등포 강동구에서 각각 2곳, 서대문 광진구 각각 1곳 등 총 7개 자치구에서 최초 10억원 이상 전세 거래가 잇따라 등장했습니다.

(그래픽=김성기 기자)
3. 이럴 바엔 다른 곳 매매로 간다고요?

전셋값이 끝간데 없이 치솟으니 다른 곳에 매매를 하려는 움직임도 확대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른바 '패닉 바잉'으로, 서울 외곽이나 수도권 아파트를 사들이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는 건데요. 그러다보니 또 속속 집값이 오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노원구의 경우 올해(1월~10월) 아파트 평균매매가격 상승률이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조사됐습니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상계동 '중계센트럴파크' 전용면적 84㎡는 올해 1월 6억6천만원에 거래됐지만, 10월 8억9천만원에 거래되면서 10개월만에 2억3천만원이나 뛰어오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 두산아파트 84㎡도 6월까지만 해도 9억원을 밑돌았는데 최근 10억원에 팔리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7월부터 9억원 후반대로 갑자기 1억원 가까이 오르더니 10억을 넘어선 겁니다. 성북구 길음뉴타운 6단지 래미안도 59㎡가 9억6천만원 신고가에 팔리며 10억원 가까이 다가섰습니다.

(그래픽=김성기 기자)
4. 강력한 대출 규제에도 또 다시 찾는 '영끌'

치솟는 전셋값이 집값까지 끌어올리면서 가계 대출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정부가 나서서 "빚을 내 집을 사라"고 대출 규제를 풀었던 2016년만큼 급증한 겁니다. 그때와 다른 점은 그때는 대출 규제가 완화됐었고 지금은 규제가 강화됐다는 점입니다. 똑같은 점은 주택 매매와 전세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진 점이죠.

가계신용의 대부분을 차지한 가계대출 잔액은 1585조 5천억원으로, 3분기 증가액만 40조원 가까이 치솟은 건데요.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할 것 없이 일제히 급증한 탓입니다. 특히 기타대출은 사상 최대폭인 22조 1천억원 뛰었습니다. 3개월새 늘어난 기타대출 규모가 지난해 연중 증가액은 23조 1천억원에 맞먹은 거죠.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옥죄자 풍선효과로 신용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공덕과 목동의 부동산 5곳을 돌아다녀봤는데 하나 같이 "제발 정부가 아무것도 안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시장에서 가격이 정해지는 건데 계속해서 강제로 규제를 하다보니 "모두가 불안한 시장이 되었다"는 하소연이었습니다. 최근 목동에서 30대 맞벌이 부부 사이에 부동산 관련한 갈등이 커져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그렇게 최악으로 치달을 정도로 왜 사람들이 집값과 관련한 스트레스를 받고 걱정하는지, 또 이 사건을 본 많은 사람들은 왜 동질감을 느끼며 불안해 하는지 한 번쯤은 들여다보고 그에 걸맞는 정책을 내놔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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