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편리한 키오스크?…소외되는 사람들

  • 2020-11-30 09:0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됨에 따라 언택트가 생활화되면서 키오스크 도입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키오스크를 사용하기 힘든 사람들의 소외현상도 같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키오스크는 대중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공장소에 설치된 터치스크린 방식의 무인단말기입니다. 매장에서는 주문과 결제를 직원의 도움 없이 고객 스스로 처리하는 무인시스템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키오스크로 소외받는 사람들 늘어나…이용에 어려움 겪는 사람은 주로 장애인과 고령층
키오스크를 통한 무인주문·결제가 뉴노멀화돼 다방면의 산업에 도입되는 가운데 키오스크로 인해 소외되는 사람들 또한 늘어나고 있습니다.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신체가 불편한 장애인에겐 키오스크의 도입은 반가운 소식이 아니었습니다.
키오스크는 일반사람에게 맞춰져 설치되면서 고령층과 장애인이 사용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터치스크린방식으로 조작해야 하는데 휠체어를 탄 장애인 또는 고령층의 경우 너무 높아 조작이 힘들어 결국 다른 직원의 도움을 받거나 매장을 나오게 됩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9월 최근 1년간 전자상거래 및 키오스크 등 비대면 거래 경험이 있는 65살 이상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키오스크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81.6%였지만 상당수는 키오스크를 이용하는데 불편하다고 답했습니다.

 

키오스크 이용경험이 있는 소비자들은 주문 단계가 복잡한 데다 시간이 지연되면 뒷사람 눈치가 보인다는 점 등이 어려웠다고 선택했습니다. 응답자 245명 중 절반 이상(51.4%)은 키오스크를 이용하면서 '복잡한 (주문·결제)단계'를 불편한 점이라고 답했습니다.

 

또한 70세 이상 노인 5명 중 3명은 버스터미널에 설치된 키오스크에서 표를 구입하지 못했고 패스트푸드점 키오스크에서는 5명 모두 주문을 완료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각장애인들에게 있어서 음성 안내도, 점자도 없는 키오스크 주문은 마치 벽을 만지는 것과 같습니다. 매장에 설치된 키오스크는 높이부터 서있는 일반인 기준으로 설치되다 보니, 휠체어를 탄 장애인에게는 무용지물입니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발표한 장애인 및 노인 등 정보 취약계층에 대한 '2019 무인정보단말(키오스크) 정보 접근성 현황조사'에 따르면 공공·민간에 설치된 키오스크의 접근성 수준은 100점 만점 중 평균 59.82점을 기록했습니다.
10여년 전부터 은행 ATM과 관공서 자동민원발급기는 음성 안내와 점자 처리된 버튼도 마련돼 서비스되고 있었는데요. 키오스크에는 왜 이런 기능이 없는걸까요?
은행이나 공공기관과는 달리, 민간업체에서 운영하는 키오스크는 장애인 관련 법 규정이 아직 마련되지 않아 해당 서비스를 갖춰야할 의무가 없습니다.
지난 6월 열린 제12차 정보통신전략위원회에서 의결된 '디지털 포용 추진계획'에는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보장하는 키오스크를 공공성·사업자 규모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이 담겼지만 개선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기엔 아직 갈 길이 멀었습니다.
◇키오스크 개선사업 예산안…전체 예산의 0.056%
지난달 19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무인정보단말기(키오스크) 정보접근성 개선 지원사업'에 배정된 2020년 정부 예산이 낮게 책정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조 의원은 "한국정보화진흥원의 '키오스크 정보접근성 개선 지원사업'은 정보취약계층의 키오스크 접근성 향상을 위한 정부 차원의 유일한 사업임에도 2019년, 2020년 2년째 예산이 1억 5800만원으로 제자리 걸음"라고 꼬집었습니다. 이는 정보화 사업 전체 예산 2800억 3200만원 중 0.056%에 해당하는 액수입니다.

 

진흥원은 전국의 키오스크 실태를 파악하기에는 예산이 부족해 2019년에는 수도권에 설치된 키오스크 800대로 대상을 제한해 현황조사를 실시했습니다. 2020년에는 전국 단위의 조사를 실시해야하지만 제자리 걸음의 예산으로 인한 어려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진흥원은 '키오스크 기술개발 지원'을 진행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부착형 키보드 및 음성해설 기능을 개발했으나, 예산 부족으로 인해 기술 고도화·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키오스크 도입에 따른 문제점은 적시에 해결해야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위한 노력은 예산부족으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환경으로 편리한 서비스가 제공될때마다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 또한 늘어날 수 있음을 경계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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