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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고 강탈당해"…3년전 '귀족 감금' 호텔서 무슨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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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20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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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왕세자 지시로 왕자, 재개 거물 수백명 체포
"국왕 회의 있다더니 호텔에 가둬…구타와 협박"

(사진=연합뉴스)

 

2017년 11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부패 척결'을 명분으로 왕가와 정·재계 고위인사 수백 명을 체포했다.

그들은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의 최고급 5성급 호텔인 리츠칼튼에서 석 달 넘게 구금돼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의 아들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자가 1순위 왕위 계승자에 오른 직후였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왕권을 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알사우드 가문의 왕자들과 재계의 거물을 리츠칼튼 호텔에 몰아넣었다.

무함마드 왕세자의 지시로 구금된 귀족과 유력자들은 석방의 대가로 거액의 '애국 헌납금'을 냈고, 그에게 정치적 충성맹세까지 해야 했다.

표면적으로 부패 사정 수사였던 이 사건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명실공히 실세로 등극하게 된 '숙청'으로 불린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3년 전 리츠칼튼 호텔에 구금됐던 이들이 그 안에서 구타와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에 따르면 이 사건은 당시 전화 한 통으로 시작됐다고 한다.

자신이 구금됐었다는 한 제보자는 2017년 11월 4일 살만 국왕과 무함마드 왕세자가 회의를 소집했다는 전화를 받았고, 곧바로 보안 요원들이 집으로 와서 호텔로 함께 갔었다고 당시 상황을 기억했다.

이 사건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 신문에 "첫날 끌려온 사람 모두 눈이 가려졌고, 구금된 이유를 아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며 "대부분은 구타를 당했고, 몇몇은 심하게 맞았다"고 전했다.

이어 "사람들은 포박된 채 수시 간 동안 벽에 붙어 서 있어야 했고, 이런 고문을 한 사람들은 모두 사우디인이었다"고 말했다.

일부 억류자는 혼외정사 같은 사적인 영역도 침해당했으며, 사업상의 거래로 위협을 받았다고 말했다.

사건에 대해 잘 아는 소식통은 구금 사건에 대해 "강탈이었다. 그들은 구금자에게 '이메일과 전화로 제네바에 있는 은행 관리자에게 연락해서 거액의 돈을 보내라'고 강요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은행의 고위 관계자는 "당시 스위스 은행권에서도 강압에 의한 부정한 거래를 인지했었다"며 "몇몇 이체 건은 일상적이지 않아 승인이 거절됐지만, 일부는 송금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3년이 지난 뒤에도 무함마드 왕세자는 재산을 빼앗긴 사람들이 부패를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우디는 반부패 혐의로 조사받은 사람들로부터 약 1천억 달러(111조원) 회수해 국고에 귀속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브라힘 워드 미국 터프츠대 교수는 "반부패 정책은 대개 정치적 동기가 있으며 부유한 사람들을 선별하기 위한 도구"라며 "이것(사우디 구금 사건)은 이슬람 세계에서 돈과 정치가 교차하는 분명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사우디의 인권 상황에 비판적인 가디언을 통한 이번 '폭로'는 21∼22일 열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앞서 이뤄졌다. 사우디는 이번 G20 정상회의의 의장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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