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다음달 종부세 납부 앞두고 또 '세금폭탄' 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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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 상반기까지 전국에 전세주택을 7만 3천 호까지 추가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사진은 19일 서울 도심 모습. (사진=박종민 기자)
올해 종합부동산세 고지서가 다음 주부터 발송된다. 국세청이 추정하는 올해 종부세수는 4조3천억 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보다 9천200억원(27.5%) 증가한 규모다. 집값 상승으로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사상최대 규모다.

집값폭등으로 종부세가 오른 것을 두고 언제나 그렇듯 벌써부터 일부 언론 등에서 '세금폭탄' 논란을 제기하며 조세저항을 부추기고 있다.

과세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논리는 언제나 단골로 동원되는 것들이다. 인상폭이 가장 큰 극히 일부 고가주택의 사례를 마치 전체인 것처럼 과장하거나 퇴직자 등의 특수 사례를 내세워 담세 능력에 비해 과하다는 주장 등이다. 심지어는 집값 폭등으로 과세대상이 늘어난 것에 대해서도 종부세가 문제인냥 주장한다.

종부세는 투기수요를 억제해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지난 2005년 도입됐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이어진 집값 폭등에서 보여주듯 종부세는 투기억제 수단으로서의 기능을 사실상 상실했다.

세 부담이 집값 상승에 비해 미미할 뿐 아니라, 고가주택 거주자의 담세능력을 감안할 때 과세부담을 느낄 수준도 아니기 때문이다.

종부세가 처음 도입될 당시만 해도 담세부담을 느낄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집값이 안정되자 표를 의식한 정치권이 조세 저항 운운하며 과표와 세율을 낮추면서 투기억제 기능을 잃은 것이다.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종부세 강화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시장에서 집값안정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않는 것은 과거의 이런 학습효과 때문에 머지않아 세율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심리 의 영향도 크다.

일부에서 '세금 폭탄' 운운하며 올해 종부세가 크게 올랐다고 하지만 올해 주택종부세의 1인당 세부담은 272만원으로, 지난해보다 27만9천원(11.4%) 증가했다. 30억 원이 넘는 아파트 1주택자의 경우 500만원을 넘지 않는다.

수 억원씩 오르는 집값은 감안하지 않은 채 이 정도를 '세금폭탄'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설득력이 전혀 없다. 또한 이 정도 세부담으로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는 것 자체도 애초에 무리다.

그나마 내년에는 세율이 더 높아져 종부세 부담은 훨씬 더 커진다. 집값이 상승한다면 그 부담은 더 증가한다. 늘어나는 세금이 집값 안정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종부세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 종부세는 9억 원 이상 고가주택에 매기는 세금이고, 고가주택이 위치한 지역들은 생활, 교육, 의료 등 사회적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이다. 따라서 종부세는 재산세와 함께 사회적 혜택을 더 많이 누리는데 따른 비용의 측면이 있으면서 지역격차와 소득격차를 줄이는 또 다른 순기능도 한다.

실제 우리나라의 보유세 부담은 OECD 평균의 절반 수준에도 못미친다.

보유세를 단순히 투기 억제 수단으로만 간주하기보다 주거편의의 대가로 지불하는 비용이란 인식전환이 필요하고, 집값이 상승하는 지금이 좋은 기회다.

이를 위해 강화된 종부세가 제대로 정착돼야 하는데 정부와 여당의 흔들림 없는 정책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마스크를 고쳐 쓰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이와 관련해 이낙연 민주당대표가 지난총선과 지난달 민주당 최고위원 등에서 종부세 완화로 읽힐 수 있는 발언들을 언급한 것은 대단히 위험하고 부적절하다. 그렇지 않아도 시장은 과거 학습효과로 종부세가 완화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퍼져있는 상황에서 여당 스스로 시장불안을 부추기고, 정책의 일관성을 훼손하는 일이다.


이러니 정부의 주택정책이 시장의 신뢰를 잃은 것이다. 부동산문제를 표와 연결하는 발상 자체가 여당이 아직도 민심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 같아서 안타깝다.

고가 일 주택 장기거주자의 보유세 부담 완화가 그렇게 절실하다면 일주택자의 보유세를 줄여주는 대신 장기보유에 따른 양도세 감면혜택을 없애거나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검토해 볼 수는 있을 것이다. 과세 형평에도 맞고 똑똑한 집값 상승을 견인하는 '똑똑한 한 채' 문제에 대한 대책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권이 바뀌며 집값이 주기적으로 급등하게 되는 배경에는 주택이 주거수단이기도 하지만, 가장 안전하고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재테크의 수단이 돼 온 점이 자리 잡고 있다. 역설적이지만 이번 집값 폭등국면은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임대3법을 비롯해 국회를 통과한 관련 법안들이 주택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촉진제로 기대되지만 최근의 전세난처럼 정착 과정에서 많은 난관도 예상된다.

정부정책과 국회를 통과한 부동산 관련법들이 주택시장 안정에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집이 더이상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없다는 인식이 경제주체들 사이에 확실히 자리잡을 수 있도록 단호하고 일관성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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