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크리스 플렉센 (사진=연합뉴스)
"상대는 달라질 수도 있지만 우리는 달라질 이유가 전혀 없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이동욱 감독이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2차전 선발투수를 추후 공개하겠다고 하자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이같은 반응을 보였다.
처음부터 확실히 못박았고 다른 방안을 고려할 이유도 없다. 두산의 2차전 선발은 크리스 플렉센이다.
플레이오프 MVP를 차지하는 등 10월부터 약 한달 반 동안 KBO 리그를 지배하고 있는 플렉센의 어깨는 어느 때보다 무겁다.
두산은 17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시즌 KBO 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NC에게 3대5로 졌다.
20승 다승왕 라울 알칸타라는 1회말 나성범에게 적시타를 맞았고 4회말에는 애런 알테어에게 3점홈런을 허용했다. 5이닝 4실점으로 기대에 걸맞는 투구를 선보이지 못했다.
두산은 5회초 상대 실책에 편승해 1점을 만회했고 6회초 박세혁의 2루타와 김재호의 희생플라이를 묶어 2점을 추가, 점수차를 1점으로 좁혔지만 NC 계투진에 막혀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NC는 8회말 박석민의 희생플라이로 귀중한 추가점을 뽑았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린 두산은 1차전 승부에 사활을 걸어야 했다. 하지만 17일 만에 실전 무대를 밟은 NC의 전반적인 경기 감각은 우려한만큼 떨어져 있지 않았다.
양팀 모두에게 2차전 승부는 매우 중요하다.
NC는 1차전에 등판한 드류 루친스키를 필두로 마이크 라이트, 구창모, 송명기 등 4선발 체제를 확실히 갖췄다. 반면, 두산은 강력한 원투펀치에 비해 3-4선발이 다소 약하다는 평가다.
NC가 먼저 1승을 챙긴 가운데 플렉센이 등판하는 날의 결과는 시리즈의 향방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플렉센은 올해 가을 두산의 확실한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10을 기록했다. 총 16⅓이닝을 소화해 무려 24개의 탈삼진을 솎아냈다. LG 트윈스도, KT 위즈도 플렉센의 구위를 당해내지 못했다.
두산은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플렉센의 등판을 낭비하지 않았다. 3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챙겼다. 두산은 이같은 기세가 한국시리즈 무대에서도 이어지기를 희망하고 있다.
양팀의 2차전은 18일 오후 6시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NC는 구창모를 2차전 선발로 내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