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덕도공항 필요해도 정치논리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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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오 칼럼]

부산권에 신국제공항 필요
국토균형발전과 지역 살리는 차원
문제는 정치 선거논리 작용
정부여당 정정당당하지 못했다
수심 20m에 신공항이라…천문학적인 공사비
대구경북권, 호남권 신공항 요구 터질 듯
부산은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17일 오후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에서 민항기가 이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해신공항 건설사업(김해공항 확장안)이 사실상 백지화됐다.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는 17일 "김해신공항안은 상당 부분 보완이 필요하고 미래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김해신공항 추진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김해공항 확장을 위해선 부산시와 협의를 했어야 한다는 법제처의 유권해석을 근거로 김해신공항안에 흠이 있다는 결론이다.

정부·여당은 이날부터 김해신공항 확장 대신 가덕도신공항을 위한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해공항 확장의 한계와 부산·울산·경남지역 상황을 감안하면 부산 부근에 번듯한 국제공항이 필요하다는 것도 사실이다.

인구 8백만 명에 육박하고 정유·화학·조선 등 중후장대산업의 본산이어서 항공 수요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일본과 동남아를 넘어 미주와 유럽대륙으로 직접 진출할 수 있는 국제공항 건설은 설득력이 있다.

특히 수도권의 질주는 더욱 기승을 부리고 충청권까지도 머지않아 동남권을 넘어설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부·울·경으로선 신공항이라는 도약의 교두보가 필요하다.

지역 살리기 차원으로서도 부산권에 신공항을 건설함이 바람직해 보일 수 있다.

문제는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분산 차원에서 진행되지 않고 정치 논리가 작용했다는 데 있다.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은 김해 신공항 사업의 백지화를 전제로 가덕도 신공항 건설 특별법을 발의키로 하는 등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나섰다. 사진은 지난 16일 부산 가덕도 모습. (사진=연합뉴스)
"장애물 절취와 관련해 부산시와 협의해야 한다"는 법제처의 유권해석과 김해신공항검증위원회 설립, 그동안 여권의 움직임 등은 애초부터 김해신공항 건설 계획을 종잇조각처럼 팽개치고 가덕도공항을 추진하기 위한 암중모색이었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가깝게는 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빚어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더 나아가선 2022년 3월 대통령 선거를 겨냥한 여권의 '가덕도신공한 프로젝트'라고 부를 수 있다.

정세균 총리와 이낙연 민주당 대표, 김경수 도지사 등의 발언이 그랬다.

부·울·경 지역민들이 가덕도신공항을 강하게 원한다고 할지라도 선거 승리와의 관련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김해신공항 백지화를 위한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위한 '작업'(?)으로 밖에 볼 수 없다.

2016년 신공항 후보지 평가를 중립적인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에 맡겼던 용역은 예산 20억원만 낭비한 헛수고였다.

부산시가 김해공항 부근 산을 훼손하도록 허용하면 김해신공항은 건설될 수 있음에도 부산시가 거부할 것이라고 하는 것은 꼼수에 다름 아니다.

청와대와 민주당이 정정당당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박근혜 정부의 김해신공항 건설 계획을 폐기하고 가덕도에 신공항을 건설하겠다'고 말이다.


프랑스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 2016년 발표 당시 김해공항 확장비용은 38억 달러(약 4조 2천억 원)로 가덕도공항 건설의 절반의 비용이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가덕도공항에 활주로 2개를 건설하면 건설비만도 10조 2천억원가량 든다고 추산했다.

가덕도는 수심 20미터가 넘는 심해 지역으로 공항을 건설하려면 산을 깎아 매립을 해야 하는 난공사다.

동남권신공항 논란이 일던 이명박 정부 말기에 대구와 밀양시엔 "수심 20미터 바다에 웬 공항이냐"는 플래카드가, 부산엔 "(밀양) 산속에 웬 공항이냐"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당시 한 장관은 "두 지역 공항의 문제점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한 구호였다"고 평했다.

비용은 말할 것도 없이 공사기간이 길어질 수 있어 2030년 부산해양엑스포 때까지 공사를 끝내지 못할지 모른다.

또한 가덕도가 비행기 이착륙상의 안전성과 주변 소음 문제를 해결한다고 하더라도 2016년의 건설비 추산액 10조원을 훨씬 초과해 20조원이 될 수도 있다.

세금으로 건설해야 하는 예산 낭비 지적이 불가피하고 지자체장들과의 합의하에 진행한 과거 정권의 사업들이 물거품이 되는 좋지 않는 선례다.

김수삼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검증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정부는 2022년부터는 매년 1조원 이상의 예산을 부산권신공항 건설에 투입해야 한다.


가뜩이나 재정적자가 심각해지고 있고, 천정부지로 치솟는 복지비용 등을 감안할 때 가덕도신공항 10조원 이상은 부담이 되는 예산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대구·경북권도 신공항을 지어줘야 하고, 호남권 새만금 신공항 등 곳곳에서 지역 형평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셀 것이다.

국가 균형발전과 수도권 집중현상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신공항 정책이 아닌, 정략적 목적의 보권선거용임을 들킨 결과로의 귀착이다.

'부산·경남은 박정희 정권 때부터 군사 정권이든 민주 정권이든,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인사상, 예산 지원에서 크게 홀대를 받은 적이 있던가?' '지방자치제가 과연 필요한가?', '선거를 통한 지도자 선출제가 과연 선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국가백년지대계라는 거창한 구호는 선거와 정략 앞에선 무력화되는 현실을 어찌 할꼬.

(그래픽=김성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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