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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노동환경 개선에 여전히 머뭇거리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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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열사 정신계승하겠다…실천의지는 미약
전태일 3법 핵심, 중대재해기업처벌법…당론도 확정 못해
매년 2,000여 명의 산업재해 희생자, 더 이상 방치 안돼
'택배기사 과로방지 대책'도 보완해야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에 좌고우면하지 않길

전태일 앞에 두 손 모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사진=연합뉴스)
전태일 서거 50주년인 지난 13일 정치권은 앞다퉈 전 열사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면서 모처럼 한목소리를 냈다.

'50년이 지난 지금 우리 현실이 어떤지를 부끄럽게 되돌아보게 된다, 노동밖에 가려진 노동자까지 더 뜨겁게 끌어안겠다'는 등 논평이 난무했다.

그러나 말의 성찬일 뿐 실천의지는 여전히 미약하다.

50주기 당일 만에도 한 야당 의원이 "주52시간제 중소기업 전면 적용을 코로나 극복 이후로 연기하는 것이 전태일 정신"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늘어놓았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슈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노동 개혁법안을 앞에 두고는 여전히 머뭇거리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열린 '전태일 50주기 열사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에서 김재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비상대책위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노동계는 현재 5인 미만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을 적용하고 특수고용직도 노조할 권리를 허용할 것 등을 골자로 한 '전태일 3법'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

'전태일 3법'의 핵심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인데 기업의 중대한 과실로 노동자가 사망하면 경영자에게 형사처벌과 손해배상을 지우자는 내용이다.

당장 재계는 3년 이상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상, 10억 원 이하의 벌금이 너무 과하다며 반발하고 있고 민주당도 당론을 확정하지 못하고 미적대고 있다.

재계의 반발을 의식한 듯 벌금을 강화하되 경영주의 처벌기준을 낮추고 50인 미만 사업장은 4년간 법적용을 유예하자는 절충안이 따로 발의된 상태다.

산재 사망자의 79%가 50인 미만의 사업장에서 나오는데 노동계의 주장대로 4년 유예는 너무 절박하고 긴 시간이 될 수밖에 없다.

처벌이 능사는 아니지만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자가 하루 평균 7명, 매년 2,000여 명씩 늘어가고 있는데 앞으로 또 4년간이나 방치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열린 '전태일 50주기 열사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관계자들이 손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기존의 산업안전보건법을 강화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새로이 제정해야 하는 이유를 "사업장의 90%가 산업재해 관련법을 위반하는데 중대재해를 일으킨 기업은 고작 벌금 450만원의 솜방망이 처벌에 불과하다"는 노동계의 주장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뒤늦게나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오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대한 원칙을 강조해 입법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하니 제도적 보완도 서두를 필요가 있다.

정부가 지난 12일 택배기사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내놓은 '택배기사 과로방지 대책' 역시 민감한 문제는 쏙 빠져 있어 손질이 필요하다.


택배기사의 업무량을 줄여 과로를 막고 이 과정에서 증가할 인건비 등 택배 회사의 비용부담을 해결하도록 했지만 택배요금 인상 등 민감한 이슈는 사회적 논의로 미뤘기 때문이다.

이낙연 대표는 지난 9월 교섭단체 연설에서 "2,000여 명의 노동자들이 산업재해 현장에서 희생되는데 그런 불행을 이제는 막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의 전태일'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55%가 앞으로도 근로조건이 나아질게 없다는, 부정적 인식을 갖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노동존중'을 최우선 기치로 하는 정부여당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에 더 이상 좌고우면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말의 성찬이 아니라 무엇보다 실천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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