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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1차전을 망쳤던 쿠에바스의 커터가 KT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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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의 윌리엄 쿠에바스 (사진=연합뉴스)

 


프로야구 KT 위즈의 이강철 감독은 지난 9일 두산 베어스를 상대한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0의 균형이 이어지던 8회초 수비 때 선발 요원 윌리엄 쿠에바스를 전격 기용했다.

과감한 승부수였다. 하지만 쿠에바스가 첫 타자 최주환을 상대로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컷패스트볼이 몸 맞은 공이 되면서 계획에 균열이 생겼다. 쿠에바스는 2실점을 기록했고 KT는 2대3으로 패해 첫 경기를 내줬다.

체면을 구긴 쿠에바스는 자신의 역할로 돌아갔다. 이틀 휴식을 취한 뒤 12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BO 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투수로 나섰다.

2패를 당해 벼랑 끝 위기에 몰란 KT로서는 쿠에바스의 어깨에 운명을 걸 수밖에 없었다.

이강철 감독은 3차전을 앞두고 1차전 장면을 떠올리며 "(최주환을 상대로) 볼카운트를 잘 잡아놓고 커터를 던지다가 몸 맞은 공이 나왔다"며 아쉬워 했다.

이미 지난 일에는 미련이 없었다. 이강철 감독은 쿠에바스가 낯선 불펜 대신 익숙한 선발 자리에서 등판하는만큼 자신의 장점을 제대로 발휘해주기를 희망했다. 특히 커터와 체인지업이 아주 좋다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쿠에바스는 강한 왼손타자가 많은 두산을 상대로 커터를 적극적으로 구사했다. 총 103개의 투구수 중 커터가 43개로 가장 많았다.

시속 140km 초반대에 형성된 쿠에바스의 커터는 두산의 좌타자 몸쪽으로 날카롭게 꺾여 들어갔다. 그가 8이닝동안 기록한 탈삼진은 2개밖에 없었지만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어 정타를 최소화 했고 두산 타선의 힘을 꺾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경기 후 "쿠에바스가 던진 파고드는 커터에 좌타자들이 대처를 못 했다"며 아쉬워 했다. 그만큼 커터의 위력이 대단했다.

지난 1차전에서 KT를 위기에 빠뜨렸던 바로 그 공이 위기의 KT를 살린 것이다.

쿠에바스는 8이닝동안 볼넷없이 3피안타(1홈런)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해 KT의 5대2 승리를 견인했다.

쿠에바스가 두산 타선을 침묵에 빠뜨린 가운데 KT 타선은 8회초 2사 후 대거 5득점을 뽑는 괴력을 발휘했다.

쿠에바스는 8회말 오재원에게 솔로포를 맞고 첫 실점을 기록했지만 경기 흐름에는 아무 지장이 없었다.

이강철 감독은 "쿠에바스가 오늘 인생투구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8회에도 기용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오늘같이 던지는데 누구로 바꾸겠나"라며 기분좋게 답했다. 쿠에바스가 선보인 올 시즌 최고의 호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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