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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박경수 "가을야구 매년 나갈 줄…최고령답게 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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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최고령 데뷔를 앞둔 KT 박경수 (사진=노컷뉴스)

 


9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시즌 KBO 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플레이오프 1차전이 시작하는 순간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의 새로운 기록이 쓰여진다.

KT 2루수로 선발 출전하는 박경수가 역대 국내선수 최고령 가을야구 데뷔 기록을 쓰는 것이다.

박경수는 36세7개월9일의 나이로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치른다. 이성우가 SK 와이번스 소속이었던 2017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출전했을 때 나이 36세1개월4일이 종전 기록이다.

또 생애 첫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르기까지 박경수보다 많은 정규리그 1군 경기를 소화한 선수는 없다. 2003년 LG 트윈스에서 데뷔한 박경수는 올해까지 총 1713경기에 뛰었다.

성남고 시절 초고교급 내야수로 주목받았던 박경수는 LG가 2003년 1차 지명으로 영입했을 정도로 기대치가 높았다. 당시 LG는 꾸준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팀이었고 2002년에는 한국시리즈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LG는 2003년부터 10년동안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했다. 암흑기로 불리는 기간이다. LG는 부진했고 박경수 역시 아마추어 시절의 기대치를 보여주지 못했다. 박경수의 포스트시즌 데뷔도 자연스럽게 늦춰졌다.

LG는 2013년 오랜 가뭄에서 벗어났지만 당시 박경수는 군 복무 중이었다. 박경수는 2014년 정규리그 막판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면서 포스트시즌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고 가을야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박경수는 당시를 떠올리며 "LG에 입단했을 때 2002년 준우승을 했다. 팀에 합류해 구리 숙소에서 TV로 지켜봤다. 당연히 가을야구에 매년 나갈 줄 알았는데 그때부터 암흑기가 시작될 줄 몰랐다"며 농담섞인 말을 전했다.

2015년부터 프로야구의 막내 구단 KT 유니폼을 입은 박경수에게 포스트시즌 무대는 여전히 멀기만 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KT 위즈가 올해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하면서 마침내 기회를 잡게 됐다.

하지만 박경수는 지난 10월초에 2014년의 악몽을 떠올려야 했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햄스트링을 다쳐 4주 진단을 받은 것이다.

박경수는 "햄스트링을 다친 순간 올 시즌은 끝났다고 생각했다. 예전에 다쳐본 사람은 그 느낌을 안다. 트레이너가 느낌을 묻길래 그레이드(grade)-2 같다고 했고 진단 결과 정확히 그렇게 나왔다"고 말했다.

KT는 박경수를 포기하지 않았다. 박경수는 "트레이너들이 적극적으로 재활을 시켜줘 정규리그 마지막에 등록될 수 있었다. 부담스러울 정도로 신경을 써줬다.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박경수는 뒤늦게 찾아온 포스트시즌 출전 기회에 각오가 남다르다. 최근 나이 많은 선수들의 은퇴와 방출 소식이 KBO 리그를 뜨겁게 달구고 있어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가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박경수는 "1-2년 선배들이 은퇴하는 소식을 보면서 마음이 무거웠다. 저는 운 좋게 가을 축제를 즐기는 입장인데, 만감이 교차한다"며 "도전하는 입장이다. 재밌게 하려고 한다. 최고령 기록은 어떻게 찾으시는지 모르겠는데 최고령 선수답게 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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