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연쇄살인 14건 모두 내가"…34년 만 법정 출석(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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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0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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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백 이후 가족과 연락 끊겨…재수사 후 "올 것이 왔구나 생각"
가족 생각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모든 것이 다 스치듯이 지나가"

이춘재가 출석해 증언할 법정 모습. (사진=연합뉴스)

 

재수사 단계에서 1980년대 14건의 연쇄살인 사건을 자백했던 이춘재(56)가 첫 사건 발생 34년 만에 공개 법정에 출석해 "내가 진범이 맞다"고 시인했다.

2일 수원지법 형사12부(박정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의 9차 공판에서 이춘재가 검찰과 변호인 양측이 신청한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이춘재는 경찰이 교도소로 찾아와 DNA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추궁하자 1980년대 화성과 청주에서 저지른 14건의 살인 범행에 대해 모두 털어놨으며, 자백 이후에는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고 밝혔다.

지난해 경찰의 재수사가 시작된 후에는 "올 것이 왔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춘재는 재수사 과정에서 아들과 어머니 등 가족이 생각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모든 것이 다 스치듯이 지나갔다"고 했다.

앞서 청록색 수의를 입고 하얀색 운동화를 신은 이춘재는 짧은 스포츠머리에 마스크를 쓰고 법정에 들어섰다.

이춘재는 증인석에서 오른손을 들고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진실만을 말하겠다"고 증인선서를 한 뒤 자리에 앉아 변호인 측 주 신문에 답하기 시작했다.

재심 청구인 윤성여(53) 씨는 증인석 우측의 피고인석에 앉아 묵묵히 증인신문을 지켜보고 있다. 증인신문은 변호인과 검찰이 각각 2시간가량 진행할 예정이다.

연쇄살인사건 당시 현장 사진과 범인 이춘재. (사진=연합뉴스)

 

1980년대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연쇄살인 사건을 저지르고도 30년 넘게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이춘재가 처음으로 재판을 통해 일반에 공개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지만, 법원의 불허 결정으로 이춘재의 얼굴 촬영 및 공개는 어려워졌다.

재판부는 언론의 사진·영상 촬영 요청에 대해 "이춘재가 피고인이 아닌 증인의 지위에 불과하다"며 불허했다.

다만, 이춘재의 증언에 국민의 관심이 높은 점과 사회적 거리 두기를 고려해 88석 규모인 본 법정의 절반가량의 방청을 허용했다. 별도의 중계 법정 1곳도 마련했다.

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박모 씨 집에서 13세 딸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지칭한다.

이듬해 범인으로 검거된 윤 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상소하면서 "경찰의 강압 수사로 허위 자백을 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2심과 3심 재판부는 이를 모두 기각했다.

20년을 복역하고 2009년 가석방된 윤 씨는 이춘재의 범행 자백 이후인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올해 1월 이를 받아들여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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