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돈 많이 번다고요? 14시간 일하고 200도 못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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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로젠택배 50대 택배기사 극단적 선택

■ 방송 : 경남CBS <시사포커스 경남> (창원 FM 106.9MHz, 진주 94.1MHz)
■ 제작 : 윤승훈 PD, 이윤상 아나운서
■ 진행 : 김효영 기자 (경남CBS 보도국장)
■ 대담 : 김성훈 지부장 (전국택배노조 영남지부)

(사진=전국택배노조 제공)

 

◇김효영> 잇따라서 택배노동자들이 사망하고 있습니다. 과로로 숨지는 분도 계신데 극단적인 선택을 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얼마 전 로젠택배 부산 강서지점에서 근무하던 50대 택배 노동자가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죠. 전국택배노조 김성훈 영남지부장 만나보겠습니다. 지부장님 나와 계십니까?

◆김성훈> 네. 반갑습니다.

◇김효영> 얼마 전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셨던 50대 택배노동자. 유서를 남겼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내용이 있었습니까?

◆김성훈> 서두는 이렇습니다. 억울하다.

◇김효영> 억울하다.

◆김성훈> 억울하다. 힘들어서 못 살겠다. 이런 내용으로 시작하셔서 마무리는 다시는 나같은 사람이 생기지 않게 해달라. 이런 요구셨습니다.

故 김광석 택배노동자가 남긴 유서 일부(사진=전국택배노조 제공)

 

◇김효영> 어떤 점이 가장 억울하셨을까요?

◆김성훈> 이 분이 1년여 정도 근무하신 분입니다.

◇김효영> 네.

◆김성훈> 익숙치도 않은 지역에 오셔가지고 처음 해보는 택배로 인해서 받는 스트레스와 수입이 너무 처음 약속과 다르니까, 너무 생계에 위협을 느낄 정도의 수입이었다고 저희는 생각합니다.

◇김효영> 로젠택배와 계약을 할 때는 어느 정도 수입을 약속받았던 거죠?

◆김성훈> 보통 계약할 때 보면 최소 월 4백 이상 수입이 가능하다고 하거든요. 근데 실제로 들어가보면, 특히 로젠택배 같은 경우는 수입이 월 2백도 벌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효영> 최저임금 수준.

◆김성훈> 노동시간을 계산하면 최저임금도 채 안되는 금액이죠.

◇김효영> 하루에 몇 시간이나 뛰는데요?

◆김성훈> 보통 저희가 근무시간이 합차 분류시간을 포함해서 하루에 적게는 12시간, 14시간 이상 근무를 하시죠.

◇김효영> 그런데 2백만 원이 채 안 될 때가 많다고요?

◆김성훈> 네.

◇김효영> 그러면 그만 둬야 할 상황아닙니까?

◆김성훈> 수입이 안 되니까 그만두고자 했죠. 다른 업을 찾아야 되니까. 근데 관두려면 사람을 구해놓고 나가라. 아니면 위약금을 내라. 천만 원에 달하는 위약금을. 그래서 이 친구가 생계가 어려운데 이걸 내려고 하니까 앞이 막막한 겁니다. 그래서 자기가 차에다가 구인광고를 붙이고 수개월 간 다닌 거예요. 그래도 사람이 구해지지 않으니까 회사랑 얘기하다가 도저히 답이 없으니까 이 분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나.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위약금을 부담할 수 없었던 택배노동자의 차량에 구인광고 안내가 붙어있다.(사진=전국택배노조 제공)

 

◇김효영> 권리금 이야기가 나와요. 택배를 하기위해 권리금을 내야 했다. 어느 정도를 내야 내가 일을 할 수 있는 겁니까?

◆김성훈> 보통 보증금이나 권리금으로 해서 많게는 1천 5백만 원, 보통 1천만 원, 적게는 5백만 원. 각양각색이죠.

◇김효영> 차도 사야 되고요.

◆김성훈> 본인 명의로 차가 있어야 국토부에서 발행하는 '배넘버'를 취득할 수 있습니다.

◇김효영> 배넘버.

◆김성훈> 택배노동자들의 전용 번호판입니다. 그것을 취득하려면 본인 명의의 차량이 있어야 합니다.

◇김효영> 차를 사야하고, 보증금이나 권리금으로 또 천만 원 이상을 또 내야 되고. 그렇게 시작을 했는데 한 달 버는 돈은 2백도 안 되는 구조.

◆김성훈> 그렇죠. 돌아가신 이 분도 대출을 해서 시작한 것 같은데, 갑자기 이자도 갚을 형편이 안 되니까 얼마나 생활고에 시달렸을지 짐작이 갑니다.

◇김효영> 그런데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택배하시는 분들 돈 많이 벌겠다.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도 있을 수 있거든요. 그런데 실제로는 다른 거군요. 하루에 몇 건 정도를 처리하십니까?

◆김성훈> 평균 3백 건 이상이고요. 지금은 코로나19 사태로 물량이 굉장히 많이 증가했습니다. 4-5백 개 선? CJ기준으로 하면 그 정도입니다.

◇김효영> 시민들이 택배를 주문을 하면 배송비 2천 원, 3천 원씩 받아요. 수익이 어떻게 분배가 되는 겁니까?

◆김성훈> 수익구조는 그렇습니다. 허브와 서브가 있고요. 그리고 허브, 서브 양쪽에 배송기사가, 서브에는 배송기사, 허브에는 집하기사가 있고요. 각 서브별 지점들이 있잖아요. 그리고 큰 차로 운행하는 간선차가 있습니다. 거기에 대한 퍼센테이지들을 다 나누고 나면 사실 수익이 3천 원, 5천 원 받는다고 해도 택배기사들한테 돌아오는 것은 최대 부가세 포함해도 8백 원 정도거든요.

◇김효영> 부가세 포함해서 최대 8백 원?

◆김성훈> 네. 고객들은 이 정도 벌어가면 재벌되지 않나 하시는데 그게 아니거든요. 현실은. 거기서 또 대리점들이 수수료를 뺍니다. 10%에서 뭐 많게는 30%씩 빼가는 데가 있습니다. 세금도 내야 되고.

◇김효영> 그러다보니까 한 달 2백만 원을 채 못버는 택배노동자들도 부지기수다?

◆김성훈> 많이 있습니다.

◇김효영> 많습니까?

◆김성훈> 네. 특히 로젠같은 경우는 더 많다고 봐야 됩니다.

◇김효영> 로젠은 왜 그런 겁니까?

(사진=전국택배노조 제공)

 

◆김성훈> 로젠 자체가 일반 대기업들처럼 저가영업을 잘 하지 않습니다. 고가 영업을 위주로 하다보니까 물량이 작은 거죠. 배달에서 수익을 올리고자 해도 물량이 없기 때문에 원하는 만큼 가져갈 수가 없는 구조입니다.

◇김효영> 그런데 이번에 돌아가신 분은, 구역도 제대로 할당받지 못했다고 하던데.

◆김성훈> 그 구역이 정말 말도 안되는 구역이었습니다. 너무 작아서, 그런데 계약을 할 때, 물량이 이만큼 된다고 거짓말로 고용을 한 거거든요. 이것은 일종의 사기라고 보거든요. 저희가 볼 때는 사기입니다. 이것은.

◇김효영> 알겠습니다. 로젠에서는 뭐라고 합니까?

◆김성훈> 11월 쯤에 각 지역의 대리점 계약서를 취합해서 조사해보겠다, 라는 것이 원청의 입장이고요. 공식적인 사과와 대책마련인데 거기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으시거든요. 아직도.

◇김효영> 알겠습니다. 고생 좀 더 해주셔야겠습니다.

◆김성훈> 예. 그럴려고 합니다.

◇김효영> 예.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김성훈> 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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