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브로맨스' 은퇴하는 형 김태균에게 전한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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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대전시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프로야구 한화 김태균이 울먹이면서 은퇴 회견을 하는 모습.(대전=연합뉴스)

 

한화 베테랑 내야수 송광민(37)이 최근 은퇴를 선언한 선배 김태균(38)을 떠올리며 눈물로 진심을 전했다.

송광민은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LG와 원정에서 연장 11회초 결승타를 때려내며 7 대 6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역대 최다패(2002년 롯데 97패) 타이 기록의 불명예를 면하게 됐다.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송광민은 우선 팀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송광민은 승리 소감을 묻자 "끝까지 동점을 만들고, 앞에서 찬스를 만들어준 다른 선수들 덕분"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한화는 이날 4회까지 0 대 6으로 뒤졌지만 5회 4점, 6회 2점을 내며 동점을 만들었고, 송광민이 11회 2사 1, 2루에서 결승타를 때려냈다.

인터뷰 도중 지난 21일 은퇴의 뜻을 밝힌 김태균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워낙 친했던 사이라 송광민의 소회를 물은 것.

이에 송광민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 은퇴 기사를 봤는데 마음이 울컥했고 착잡하더라"고 심경을 털어놨다. 이어 "솔직히 태균이 형이 뛰고 있어서 나도 그런 것(은퇴)을 잘 못 느꼈는데 막상 (형이) 은퇴하니까 이제 느낌을 알 거 같다"면서 "한 발 더 뛰려고 하고 더 일찍 나와 부지런히 운동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태균은 2001년 한화에 입단해 신인왕과 홈런왕(2008년 31개), 타격왕(2012년 3할6푼3리) 등을 수상하며 최고의 우타자로 활약했다. 일본 지바 롯데에 진출하기도 했던 김태균은 그러나 올해 부상과 부진이 겹쳐 2할대 타율에 그쳐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

송광민은 김태균과 10년 이상 한화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대졸 신인으로 2006년 입단한 송광민은 김태균과 포스트시즌 진출과 최하위 등 동고동락해왔다. 같은 내야수에 팀의 주포여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한화 송광민이 28일 LG와 원정 경기를 승리로 이끈 뒤 최근 은퇴를 선언한 선배 김태균을 생각하며 눈물을 보이고 있다.(잠실=노컷뉴스)

 

이런 인연에도 송광민은 김태균의 은퇴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 김태균이 부상으로 2군 선수단이 있는 충남 서산 캠프에서 재활해왔기 때문이다. 송광민은 "형이 서산에 있어서 (사전에 은퇴 뜻을) 몰랐다"고 했다.

이어 송광민은 "기사를 보고 경기장으로 출근하는데 길이 정말 멀었고, 되게 길게 느껴졌다"며 울먹이기 시작했다. "엄청 멀더라고요"라면서 눈물까지 보였다. 송광민은 "수많은 선배들이 은퇴했지만 주전으로 함께 팀을 이끈 선수로서 가장 오래했고 대화도 했다"면서 "존경하는 부분도 많고, 그래서 좀…"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후에도 제대로 마음을 나눌 기회가 없었다. 송광민은 "그날(은퇴 기자회견이 있던 22일) 이후 (김태균 형을) 거의 못 봤다"면서 "마지막 날 그라운드에서 하이파이브 하면서 섭섭하지만 고생 많았다는 말만 했다"고 했다.

그래서 취재진은 김태균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해보라고 했는데 송광민은 다음과 같이 마음을 전했다. "형, 미우나 고우나 산전수전 겪으며 팀에서 운동했는데 후배로서 많이 미안하고, 그 미안함으로 또 성숙해질 계기가 될 것 같아요. 과거는 어차피 지나간 거니까 운동하는 동안은 팀을 잘 이끌어가 선수로서 실패를 경험 삼아 형이 했던 만큼은 아니어도 최대한 근사치로 갈 수 있게 노력하도록 할게요. 형, 고생 많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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