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와 관련해 검사들에게 향응·접대를 했다고 폭로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사진=연합뉴스)
'검사 술접대'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 핵심 연루 인물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을 상대로 수시간째 조사를 벌이고 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검사 향응·수수 사건 수사전담팀은 이날 오후 2시부터 현재까지 김 전 회장이 수감돼 있는 서울남부구치소에서 김 전 회장을 조사하고 있다. 수사전담팀의 김 전 회장 조사는 지난 25일 이후 두 번째다.
김 전 회장 측 변호인은 이날 오후 6시 30분 CBS노컷뉴스에 "김 전 회장은 조사 중간 저녁식사 시간을 갖고 있다"며 "오후 조사에서 관련자들 중 일부의 휴대폰 포렌식 자료 등을 통해 술자리 접대 날짜를 특정하는 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조사에서 '룸살롱 술접대'가 이뤄진 날짜와 시간을 특정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앞서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 수사 당시 확보한 술집 종업원들의 휴대전화 자료 등을 토대로 실제 접대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이는 몇몇 날짜를 압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6일 1차 옥중 입장문에서 "지난해 7월 검찰 전관 출신 변호사를 통해 현직 검사 3명을 상대로 1천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21일 2차 입장문을 내고 "술접대를 한 검사 3명은 대우조선해양 수사팀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이라는 보다 구체적인 설명을 내놨다. 그러면서 "(법무부 감찰)조사를 받을 당시 사진으로 두 명을 이미 특정했다"며 "다른 한 명은 사진으로는 80% 정도 확실하다 생각해서 특정짓지 않았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을 상대로 사흘 동안 감찰 조사를 진행한 법무부는 남부지검 수사전담팀에 검사 로비 의혹 수사를 의뢰했다. 남부지검은 지난 21일 로비 대상으로 지목된 변호사 A씨와 전직 검찰 수사관 B씨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자료를 확보했다.
하지만 접대 자리에 있었던 것으로 지목된 변호사 A씨와 검사들은 관련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A씨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검사들은 술집에 간 적도 없고 김 전 회장을 소개시켜준 적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전 회장 주장대로라면) 아주 중요한 손님인데, 김 전 회장이 (접대) 날짜를 기억하지 않겠나"라며 "7월 전체 알리바이를 다 대라는 건데, 어떻게 다 기억해내냐. 이제는 막연히 7월 중이라고 하면 안 된다. 신용카드, 통화내역 등을 검찰에서 다 확인하고 까봤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A씨는 지난 4월 23일 체포된 김 전 회장을 찾아가 면회한 건 맞다고 인정했다. 그는 "김 전 회장이 잡혀온 날 면회를 갔다. 나한테 부장님이라고 한다. (김 전 회장이) '최소한 수사팀 검사가 누가 있는지 알아야 제가 변호사 선임이라도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해서, '마지막 대우조선해양 (수사) 때 같이 했던 모 검사가 수사팀장으로 있었다'고 얘기했다"며 "(김 전 회장이) 말을 꼬아놓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전 회장이 도망가는 바람에 (체)면이 안 서서 남부지검에 전화 한 통 한 적 없고, 통화내역, 출입내역 확인해준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A씨는 김 전 회장이 체포되기 전인 지난 4월쯤, 김 전 회장의 증재 혐의 등에 대한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26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봉현이 진술에서 언급한 검사가 이 사건(라임) 수사팀장으로 투입돼 복도에서 마주쳤다는 게 감찰 결과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