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종합감사에서는 지난 12일 발생한 쿠팡 칠곡 물류센터 일용직 노동자 고 장덕준(27) 씨 사망 사건이 주요 의제 중 하나였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쿠팡 물류 담당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엄성환 전무에게 장덕준 씨 사망 원인 및 쿠팡 측 책임과 관련한 의원들 질의가 집중됐다.
엄성환 전무는 장 씨 사인이 과로사라는 지적에 "근로복지공단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쿠팡 측은 (고인이) 주 52시간 (초과근무를 하지) 않았으니 과로사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과로 여부를 판단할 때 야간근무는 실 근무시간에 30%를 가산해야 하므로 고인은 근무일에 9.5~11.5시간씩 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근무시간과 휴일을 본인의 의지로 선택할 수 있었다"는 엄 전무의 답변에는 "같이 일하는 사람이 업무가 과중되는데 그럴 수 있겠느냐. 입사 후 1년 4개월 동안 거의 매일 연장근무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강 의원은 "지난 8월과 9월 7일 연속 근무 당시 고인의 주당 실 근무 시간은 야간업무 부담을 고려하면 각각 70시간과 69.4시간이었다"며 "추석 연휴에도 계속 일했다. 형식만 일용직일 뿐 상용직처럼 일했다"고 주장했다.
또 강 의원은 장 씨가 했던 업무의 과중함을 보여주기 위해 쿠팡 입사 전후에 장 씨가 입었던 옷을 직접 제시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고인의 바지 사이즈는 입사 당시 86cm에서 사망 직전 80cm로, 몸무게는 75kg에서 60kg으로 줄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은 쿠팡 측이 노동자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쿠팡은 산재 신청을 했거나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노동자들의 근무용 앱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차단했다"며 "일용직·계약직의 경우 물류센터에 들어가기 전에 휴대전화를 모두 반납해야 하고 화장실 갈 때도 보고를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날 오후 1시쯤 장 씨의 부모가 국감 현장을 찾아 자필 편지를 전달하고, 이어 일부 환노위 위원들과 면담을 가진 자리에서는 무릎을 꿇고 진상 규명을 호소했다.
한편 최근 과로사로 추정되는 택배 노동자들의 죽음이 잇따랐지만, CJ대한통운 박근희 대표 등은 여야가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해 이날 국감에 증인으로 부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