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의 양의지가 24일 창원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투런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4일 오후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0시즌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1대1로 팽팽하던 5회말 NC의 안방마님 양의지가 호쾌하게 방망이를 돌렸다.
양의지는 2019시즌을 앞두고 두산을 떠나 4년 총액 125억원의 초대형 FA 계약을 맺고 NC 유니폼을 입은 선수다. 이날 경기 전에 이미 포수로는 사상 최초로 30홈런-100타점 고지를 밟은 양의지의 시즌 31호 대포는 그 어떤 홈런보다 의미가 컸다.
3대1로 앞서나간 NC는 6회초 2사 1,3루 위기가 찾아오자 특별한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전반기 돌풍을 일으켰던 특급 좌완 구창모가 팔 부상 이후 90일 만에 다시 1군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구창모는 창원 고별전을 치른 LG 베테랑 박용택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불을 껐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구창모는 세 타자를 손쉽게 범타로 처리하고 가볍게 이닝을 끝냈다.
구창모는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9승무패 평균자책점 1.55를 기록하며 류현진-김광현-양현종의 대를 이을 한국야구의 좌완 에이스 등장을 알린 선수다. 또 5월13일부터 한번도 정규리그 1위에서 내려오지 않은 NC 돌풍의 주역이다.
2016년 1군 무대에 데뷔한 구창모는 NC의 선수 육성을 상징하는 선수이기도 하다. NC는 좌완 파이어볼러 구창모에게 꾸준히 기회를 줬고 그 결과 지난해 데뷔 첫 10승 그리고 올해 새로운 에이스의 발굴이라는 수확을 거뒀다.
90일 만에 복귀한 NC 다이노스의 토종 에이스 구창모 (사진=연합뉴스)
프로야구의 제9구단으로서 2013년 처음 1군에 참가한 NC는 체계적인 선수 육성을 통해 단기간에 정상권 팀으로 발돋움 했다.
그리고 NC는 투자해야 할 때 투자할 줄 아는 구단이다. 2018년 겨울을 뜨겁게 달군 양의지의 계약은 반드시 정상에 오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박민우, 나성범, 노진혁 등 꾸준히 성장한 유망주들은 NC 전력의 주축이 됐다. 마운드에서는 구창모 뿐만 아니라 송명기, 김영규 등 새 얼굴들이 등장해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외국인선수를 잘 뽑기로 유명한 NC의 스카우트 능력은 올해도 변함없었다. 그리고 마운드를 편안하게 리드하는 안방마님 양의지의 존재는 공격 이상으로 수비에서 빛났다.
NC는 이날 8회초 LG에 2점을 주고 3대3 동점을 허용했다. 추가 실점은 없었다. 불펜의 상징 원종현이 9회부터 2이닝을 책임졌고 트레이드로 영입해 불펜의 주축으로 자리잡은 문경찬 역시 마지막 2이닝을 실점없이 막았다.
3대3 동점에서 LG의 마지막 승리 기회였던 12회초가 득점없이 끝난 순간 12회말 공격과 관계없이 NC의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됐다. 무승부만으로도 매직넘버 1을 지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문경찬은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은 뒤 '우승급' 세리머니를 했다. 덕아웃에서 환호가 터졌고 박민우는 덕아웃으로 들어가면서 두팔을 들고 웃었다.
경기는 3대3 무승부로 끝났다. 일반적으로 승리와 함께 한국시리즈 진출이 확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날은 다른 풍경이 연출됐다. 그렇다고 우승의 감격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하향 조정으로 야구 관람이 가능해진 가운데 NC는 홈 팬 앞에서 뜻깊은 첫 우승의 감격을 나눴다. 지난 며칠동안 '국토대장정'을 했던 김택진 구단주도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