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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712명"…'불법체류 외국인 양성소'된 인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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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유학생 정보시스템 통계 2019년 7월~2020년 6월 집계치
한 해 입학생보다 많아…지난해 말 164명 집단 잠적사태 이후 오히려 증가세
"어학연수생 불법취업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보완 필요해"

인천대학교 대학본부 전경(사진=인천대학교 제공)

 

최근 1년새 국립대학법인 인천대학교 한국어학당에 입학한 뒤 자취를 감춰 불법체류 외국인이 된 유학생이 700명을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무리한 어학연수생 유치가 역대급 사태를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이다.

23일 법무부 유학생 정보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간 인천대 한국어학당에 입학한 뒤 잠적해 불법체류자가 된 외국인은 712명이다. 같은 기간 이 학교 어학당 입학생은 678명이었다. 한 해 입학생을 뛰어넘는 수준의 불법체류자가 발생한 셈이다.

특히 이 학교에서는 지난해 가을 학기에 입학한 어학당 수강생 164명이 사라지는 등 이미 한 차례 대규모 어학연수생 잠적사태를 겪었다. 즉 지난해 대규모 잠적사태 이후에도 500여명의 추가 불법체류자가 나온 것이다. 대학의 어학연수생 관리가 부실했다는 의미다.

인천공항 불법체류자등(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사라진 어학연수생들은 대부분 1년 과정의 단기 어학연수를 받는 비자(D-4)로 국내에 들어온 뒤 3~4개월이 지난 후 자취를 감춘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이들이 어학연수가 아닌 불법 취업을 목적으로 국내에 들어왔고 인천대가 그 '통로'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9년 2월 문을 연 인천대 한국어학당은 외국인 어학연수생을 대상으로 우리 말과 문화를 가르치고 있으며, 계절별로 3개월마다 수강생을 모집해 1년에 4학기를 운영했다. 애초 어학당은 우수한 외국인 학생들을 유치해 1년간 한국어를 가르친 뒤 이 학생들이 정규 학위 과정의 유학 비자(D-2)를 받아 인천대에 입학하는 데 목적을 두고 운영됐다.

그러나 최근 대학 측이 무리하게 연수생 유치에 나서면서 이같은 운영방침은 지켜지지 않았다. 2017년까지 인천대 한국어학당 등록 어학연수생은 160명 수준이었다. 그러나 2018년 951명, 지난해 2천여명으로 빠르게 늘었다.

어학연수생 유치가 빠르게 늘어난 건 인천대가 최근까지 불법체류율(신입생 대비 불법체류 외국인 발생 비율) 1% 미만 인증대학 지위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법무부가 인증하는 불법체류율 1%미만 인증대학은 국적에 관계없이 유학을 희망하는 외국인이 국내대학에서 발급한 표준입학허가서만으로 비자 심사를 받을 수 있는 특혜를 받는다. 2018년까지 인천대 어학당의 불법체류율은 1% 남짓이었다.

연수생과 인천대는 이런 특혜를 악용한 것으로 보인다. 연수생들은 비자 취득이 쉬워 국내 입국이 용이했고, 인천대는 매년 줄어드는 국내 입학생을 대신할 새로운 수익사업 모델을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진=연합뉴스)

 

인천대는 그동안 불법체류자가 급증하는 것에 대해 "연수생들이 상급반에 진급하지 못해 불안해 하거나 향수병, 건강 문제 등으로 인한 것이 대부분"이라며 불법체류 목적 입국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인해왔다. 하지만 올해 6월 교육부가 '교육국제화역량 인증대학'을 취소하는 등 어학당에 부작용이 나타나자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연수생들이 불법취업하면서 사회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올해 5월 인천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이 대학 어학연수생 베트남인 A(23)씨 등 40명을 출입국관리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모두 어학당에 입학한 뒤 수업을 나가지 않고 국내에 체류하면서 불법 취업한 혐의를 받았다.

지난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지자체의 집합금지 명령에도 불구하고 몰래 영업을 하다 적발된 인천의 한 노래클럽에서 경찰의 단속을 피해 달아나다가 건물에서 떨어져 중상을 입은 20대 베트남 여성 역시 이 학교 어학연수생으로 확인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인천 연수구갑)은 "어학연수생들의 불법체류를 막고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코로나19 시대에 불법체류 외국인 증가는 자칫 또다른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더더욱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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