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집사부일체'에 출연한 이근 예비역 대위. (사진=방송 캡처)
이근 예비역 대위의 성추행 유죄 판결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방송가·OTT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각 예능 프로그램들은 유튜브 웹 예능 '가짜사나이'로 화제를 모은 이근을 경쟁적으로 섭외했지만 결국 성범죄 전과자를 출연시킨 셈이 됐다. 최근 일반인 인플루언서들이 방송 및 주요 미디어 플랫폼에 역진입하면서 대두된 검증 시스템의 한계가 또 다시 드러났다.
현재 주요 방송사 중 이근은 SBS '정글의 법칙'과 KBS1 '재난탈출 생존왕' 출연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개국한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에서는 예능 '서바이블'에 고정 출연 중이다.
'정글의 법칙'과 '재난탈출 생존왕' 측은 모두 13일 CBS노컷뉴스에 "이근 출연은 아직 논의 중에 있으며 정확한 결정이 나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서바이블' 측도 같은 날 "아직 내부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미 출연이 끝난 프로그램들 역시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다시보기 VOD를 놓고 이근 분량을 편집할 것인지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성범죄 등 심각한 사회적 물의를 빚은 출연자에 대해서는 분량 편집 혹은 아예 해당 회차 전체가 폐기되기도 한다.
같은 날 MBC '라디오스타', SBS '집사부일체', JTBC '장르만 코미디' 등은 "성추행 유죄 판결에 대해서 인지는 하고 있고, 이근 출연분 편집에 대해선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엠넷 '아이즈원츄-ON:TACT' 측은 "일단 다시보기 VOD 편집은 하지 않기로 했지만 상황과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이근이 출연한 '가짜사나이 시즌1'을 서비스하는 왓챠 측도 "서비스 제공 중단 등은 아직 내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이근은 웹 예능인 카카오TV '톡이나 할까?', SBS 모비딕 '제시의 쇼!터뷰'에도 출연했었다. 이들 프로그램도 이근 출연분 편집은 논의 중에 있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이근을 섭외하려는 각 방송사들 경쟁이 정말 뜨거웠다. 그런데 지금 사태가 너무 한 순간에 이렇게 뒤집히고 보니 막막할 수밖에 없다"라고 난색을 표했다.
이는 비단 방송가·OTT 업계에만 국한된 움직임은 아니다. 이근을 광고 모델로 기용한 롯데리아와 게임 검은사막 모바일 역시 관련 콘텐츠를 모두 삭제했다.
이근은 최근 유튜브 채널 '김용호연예부장'을 통해 성추행 전과 이력이 폭로됐다.
2018년 당시 1심 재판부 판결문에 따르면 이근은 2017년 11월 26일 오전 1시 53분 서울 강남구 한 클럽 지하 2층 물품보관소 앞 복도에서 당시 24세이던 여성 피해자의 엉덩이를 움켜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이근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이근 측은 이에 불복해 항소·상고까지 했지만 모두 기각돼 지난해 원심 판결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