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LA 클리퍼스의 폴 조지 (사진=연합뉴스)
미국프로농구(NBA) LA 클리퍼스는 작년 여름 '파이널 MVP' 카와이 레너드와 올스타 포워드 폴 조지를 한꺼번에 영입해 강력한 우승후보로 도약했다. 명장 닥 리버스가 지휘봉을 잡고 있었고 몸값 대비 최고 수준의 효율을 자랑하는 '식스맨 원투펀치' 루 윌리엄스와 몬트래즐 해럴도 건재했다.
하지만 클리퍼스의 2019-2020시즌은 실망과 함께 마무리됐다. 서부컨퍼런스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덴버 너겟츠에 3승1패로 앞서가다 5,6,7차전을 내리 내주고 탈락했다.
클리퍼스는 오히려 시즌이 끝난 뒤 하루도 바람잘 날이 없다.
덴버전 패배 직후 폴 조지가 라커룸에서 동료들에게 건넨 말이 화제가 됐다.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폴 조지는 해럴을 포함해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동료들에게 다음 시즌에도 팀에 남아 함께 우승에 도전하자고 말했다.
이때 동료들은 폴 조지의 눈을 외면하거나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FA 선수들이 클리퍼스에 남기 위해서는 선수 개인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FA 시장에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또 폴 조지는 최근 이적이 잦았던 선수이기도 하다.
카와이 레너드의 개인 트레이너를 맡고 있는 클린트 팍스의 SNS 글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팍스는 최근 SNS에 해럴을 "이중첩자(double agent)"라 부르며 클리퍼스에는 해럴이 아니라 드와이트 하워드가 필요했다고 적었다.
팍스의 독설은 계속 됐다. 카와이 레너드와 의기투합해 클리퍼스 유니폼을 입은 폴 조지에 대해 "농구 IQ(BQ)에 의심이 간다"고 적었다.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다. 카와이 레너드 본인의 생각이 아닐 수도 있다. 그래도 팀의 주축 선수와 누구보다 가까운 지인에게서 나온 말들이라 클리퍼스를 향한 걱정의 시선이 적잖다.
그리고 클리퍼스는 지난 29일 아직 계약 기간이 남은 닥 리버스 감독을 해임했다.
NBA LA 클리퍼스의 닥 리버스 전 감독 (사진=연합뉴스)
클리퍼스의 탈락 후 리버스 감독이 해임되기까지 13일이 걸렸다. 구단이 사령탑에게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물을 때는 시간을 오래 끌지 않는 게 보통이다.
미국 현지 매체 '링거닷컴'에 따르면 닥 리버스 감독은 해임을 예상하지 못했고 구단의 결정에 놀랐다고 한다.
이 매체는 "그만큼 클리퍼스의 라커룸 내 갈등이 심각했다"며 카와이 레너드는 동료들을 다독이고 이끄는 '보컬 리더(vocal leader)' 역할을 하지 않았고 폴 조지는 동료들로부터 존중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카와이 레너드와 폴 조지는 2021년 여름 선수 옵션을 통해 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2020-2021시즌까지는 클리퍼스 소속으로 뛰어야 한다. 클리퍼스는 새로운 감독 선임부터 라커룸 문제에 대한 해결까지 풀어야 할 숙제가 많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