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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가사도우미들 "주인과 따로 살게 해달라" 소송 또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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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22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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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의무에 24시간 노동·주인 학대 노출" 주장…법원 "가사도우미 이민 정책에 부합"

(사진=연합뉴스)

 

홍콩의 가사도우미들이 제기한 '입주 근무 의무 규정' 철회 요청이 또다시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1일 홍콩 언론에 따르면 홍콩 항소법원은 전날 필리핀인 가사도우미 낸시 루비아노가 제기한 '입주 근무 의무 규정' 철회 관련 항소를 기각했다.

앞서 루비아노는 2017년 해당 규정이 외국인 가사도우미들의 기본권리를 침해한다며 첫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듬해 법원은 입주 근무가 가사도우미 이민 정책에 부합되는 규정이라며 이를 기각했다.

홍콩 정부는 입주 근무 의무 규정이 외국인 가사도우미 인력 수급 정책의 필수 조항으로, 이를 없앨 경우 홍콩 경제와 사회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해당 규정을 찬성하는 쪽은 가사도우미들이 입주 근무를 해야 그들이 아이와 노인을 돌보는 일에 전념하는지를 고용주가 감독할 수 있고, 가사도우미들이 부업을 갖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홍콩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집값 탓에 거주 실평수가 좁기로 유명하지만, 상당수의 가정에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출신 가사도우미들이 있으며 그 규모는 38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좁은 집 안에서 가사도우미를 위한 별도의 공간은 없거나 열악한 경우가 많고, 잠 잘 때 부엌에 간이 침대를 꺼내놓고 자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로 인해 휴식시간 없는 24시간 노동, 집주인의 학대에 시달릴 위험이 있고 기본적인 인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돼 왔다.

2014년에는 한 집주인이 가사도우미를 고문한 혐의로 6년형에 처해지는 일도 발생했다.

홍콩에서 외국인 가사도우미에 대한 입주 근무 의무 규정은 2003년 4월 도입됐다.

이전에는 고용주의 동의를 얻으면 가사도우미가 별도의 숙소를 구할 수 있었다.

2002년 홍콩 가사도우미 20만명 중 약 100명이 별도의 숙소에서 생활했다.

외국인 가사도우미들을 도와 이번 소송을 이끈 인권변호사 마크 데일리는 "입주 근무 의무 규정은 외국인 가사도우미가 직면한 광범위한 조직적 차별의 일부분"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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