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秋 방패된 이낙연, 이용수 할머니에겐 사과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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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오 칼럼]

추 장관, 10월이 위기다
이낙연 대표는, 밀어붙인 이해찬과 다르다
이용수 할머니는 한국 정부도 못한 일을 한 분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차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낙연 상임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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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대표 취임 이후 민주당이 정상적인 집권 여당의 형태를 보이는 것 같다.

코로나 대책과 4차 추경, 의사들의 파업 사태 등에서 그랬다.

국정의 중심이 청와대에서 민주당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대표와 문 대통령의 관계가 총리시절 못지않게 돈독한 데 따른 이유가 가장 크지만 정국의 현안을 잘 파악한 뒤 대처하는 이 대표의 신중함과 엄중함이 정책에 반영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스타항공의 대량 해고 문제와 관련해 창업주이자 실질적 오너인 이상직 의원에게 "국회의원으로서 책임을 갖고 국민과 회사 직원들이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한 것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명성에 먹칠을 하고 있는 김홍걸 의원에겐 "선관위가 응분의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고 경고한 것이 또한 그렇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이상직, 김홍걸 의원을 버릴 수 있다는 일침으로 읽힌다.

지난 8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이 카카오톡 뉴스에 실린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뉴스에 대해 메신저 대화를 주고 받는 모습. (사진=국회사진취재단)
이낙연 대표가 지난 9일 윤영찬 의원의 '다음 카카오 압박성 문자' 논란에 대해 "엄중하게 주의를 드린다"며 강력 경고한 것은 측근 의원의 실수일지라도 예외를 두지 않겠다는 '읍참마속'의 심정을 드러낸 것이다.

사실 정당의 대표가, 그것도 내년 3월까지라는 시한부 대표가 개별 헌법기관 역할을 하는 국회의원들에게 경고를 하거나 선관위에 철저한 조사를 촉구한다는 것은 상하관계가 분명한 공직사회에서도 쉽지 않은 일이다.

'엄중 총리'라는 애칭이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런 이 대표가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의 병가 특혜 의혹 문제에 대해 감싸기에 나선 것은 잇따른 악재 대응과는 사뭇 다르다.

이 대표는 추 장관 아들의 군 복무 특혜 의혹에 대한 나름의 판단을 일단 제쳐두고 '추다르크의 방패막이'를 자처한 것이다.

언론인 출신인 그가 추 장관 아들 병가 특혜 문제 등을 모를 리 없겠지만 정국 주도권과 열혈 민주당 지지자들(이른바 문빠)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여권은 지난 주말을 거치면서 추 장관 '엄호사격'이라는 일사분란함을 보이고 있으며 이 대표도 그런 기류를 반영한 것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대정부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이 대표가 14일 철저하고 신속한 검찰 수사를 요구한 것이야말로 '추미애 리스크' 정국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검찰 수사에서도 '위법적인 일이 없을 것'이라는 여권 핵심부의 판단이 이 대표를 비롯한 여러 의원들의 입을 통해 계속 전파되고 있는 것이다.

정세균 총리가 KBS 방송에 출연해 "추미애 장관 아들 병역 특혜 의혹 문제에 대해 민망하다"고 발언했다가 14일 국회 답변에선 "추 장관을 바꿀 이유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로 입장을 선회한 것도 여권 전체의 확고한 방침을 반영한 것이다.

추미애 장관의 입장처럼 아들 서모씨의 병가 연장과 카투사 용산기지 근무 요청 문제가 일반인의 자녀라면 별 게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추 장관은 2017년 당시 집권 여당의 대표였고, 현재는 검찰 개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법무장관이기에, 특히 현 정권이 '공정'과 '정의'를 국정의 금과옥조로 삼고 있기에, 추 장관의 좀 독특한 성향으로 인해 활화산이 된 것이다.

추 장관 아들 문제의 발단과 과정이 이러한데도 민주당과 여권은 중도파들의 여론과 동떨어진 발언을 내놓으며 파문을 아전인수식으로 진정시키려 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여론은 가라앉을 것이고 검찰 수사에서도 큰 게 드러나지 않으면 묻히고 말 것이라는 기대가 자리하고 있지 않을까.


만약 그렇지 않고 추석 연휴 기간을 지나서도 정국의 현안이 된다면 그때는, 10월을 넘길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해찬 대표는 정치를 마무리하는 대표였던 만큼 주로 밀어붙이고 꿋꿋이 버티면 되는 당 대표였지만 이낙연 현 대표는 분명 다르다.

고지를 넘는 과정에서 불거질 수밖에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말을 바꿔야 하거나 뒤늦은 사과를 해야 할지 모른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윤미향 의원의 기소가 대표적이다.

윤 의원 문제가 대두됐을 때 "상황을 엄중하게 지켜보고 있다"는 이 대표의 발언이 맞았다.

1억원을 사적으로 유용한 횡령·배임과 사기 등 무려 8가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에서 무죄가 난다고 하더라도 정의기억연대의 정당성과 역할을 크게 훼손했고, 심지어 정치권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활용하지 않았느냐는 비판에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윤 의원을 그토록 비호한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당시 당 지도부는 윤 의원 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사과를 해야 함이 마땅한데도 그들은 안할 것이므로 이 또한 이낙연 대표의 짐이 됐다.

사과를 하지 않고 눅자친들 누가 뭐라 하겠는가마는 그런 정치는 이낙연식 정치는 아니라고 본다.

그 어떤 정의와 합리도 정치권으로 가면 불의가 정의처럼 둔갑하고, 정의는 온 데 간 데 없이 정쟁화하는 곳이 여의도이니까.

조국 사태도 그렇고, 이런 일들이 상습화하면 청와대와 민주당이 그토록 꺼리는 정권교체의 불쏘시개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는 점을 새길 필요가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어찌됐든 윤미향 의원의 문제를 가장 먼저 제기한 이용수 할머니에 대해서는 정식으로 사과해야 한다.

민주당 일부 인사들과 친여 성향의 언론인이 이용수 할머니를 깎아내리는 것도 부족해 인신공격까지 했다.

일반 국민은 잊어도, 정식 언론은 잊을 수도 없고 잊어서도 안 되는 파렴치한 행위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이용수 할머니가 어떤 분인가.

2007년 미국 의회에서 일본군의 만행을 폭로함으로써 그해 7월 말 미 하원에서 위원부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담대하고 과감하며 생생한 증언으로 미 의회와 미 언론을 사로잡았다.

일본 정부의 어마어마한 로비전도 무찌르고 일본의 공식 사과 여론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번지게 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윤미향 의원에 대한 검찰의 기소에 대해 "누가 안타깝다고 했나"며 "법이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수 할머니의 한(恨)이 서린 발언이다.

이 대표는 참모들이 반대할지라도 이용수 할머니를 찾아가 사과하고 위로를 건넬 적임자다.

최고의 공감이란 "울 때 함께 울어주고, 즐거울 때 함께 즐거워해주는 것"이기에.

지난 5월 이천물류창고화재 참사 현장을 찾은 이낙연 대표는 '이게' 부족하다고 핀잔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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