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한국교회는 디지털 예배 환경으로 급격히 변화했다. 모여서 예배할 수 없는 감염병 상황 때문에 지난 2월 말 온라인예배 환경으로 전환한 지 벌써 6개월이 흘렀다.
온라인예배에 대한 기독교인들의 생각은 어떨까. 신앙생활은 더 어려워졌을까.
코로나19가 재확산하던 지난 8월 청어람ARMC가 온라인예배와 관련한 기독교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달 20-26일까지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된 설문조사에는 805명이 응답했다.
최근 일부 교회를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수도권 대형교회들이 모든 예배와 모임을 온라인으로 전환하기 시작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에 온라인예배 안내문이 붙어 있다. 황진환기자
◇ 응답자 50% “온라인예배 만족” .. 71% “오프라인예배 드리고 싶다”설문조사에서 온라인예배에 대해 두 명 중 한 명꼴인 50%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온라인예배도 충분히 좋았고 만족한다’는 답변은 22%, ‘충분히 좋았지만 가능하면 오프라인으로 예배드리고 싶다’는 28%로 나타났다. 온라인예배에 만족은 하지만 오프라인예배에 대한 갈망이 적지 않은 걸 알 수 있다.
‘만족하진 않지만 이렇게라도 예배 가능해 좋았다’는 35%, ‘불만족’은 11%로 나타났다.
온라인예배가 오프라인예배를 대체할 수 있을지를 묻는 질문에 ‘지속적으로 온라인예배를 드릴 의사가 있다’는 응답자는 23%에 그쳤다.
‘온라인예배도 가능하겠지만, 가능한 오프라인 예배를 찾겠다’는 응답자는 53%, ‘온라인예배는 충분하지 못하다’는 응답자는 18% 등 오프라인예배를 지향하는 응답자가 71%로 훨씬 높게 나타났다.
온라인예배의 장점으로는 ‘비대면 유지(47%)’, ‘시공간의 제약없는 자유로움(34%)’, ‘가족이 함께 예배(8%)’, ‘나와 맞는 곳 찾고 선택 가능(7%)’ 순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예배의 단점으로는 ‘신앙생활이 나태해지고 신앙적 소비주의에 빠지기 쉽다’가 36%로 가장 많았고, ‘현장감이 부족(29%)’, ‘높은 기술적 진입장벽/ 집중의 어려움(19%)’, ‘교회 간 쏠림현상(8%)’ 등으로 조사됐다.
◇ 응답자 84% “신앙생활 큰 문제 없다” .. 55% “교회의 대처에 의문과 실망” 코로나19가 기독교인들의 예배활동에 큰 변화를 가져왔지만, 현재는 대다수가 신앙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가 신앙생활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느냐는 질문에 절반에 가까운 49%의 응답자는 ‘신앙생활에 약간의 변화는 있지만 큰 문제는 없다’고 답했다. 20%는 ‘큰 변화 없다’, 15%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해결됐고 지금은 적응됐다’고 응답했다.
반면 14%는 ‘큰 변화가 있었고 적응하기 어렵고 신앙생활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기독교인들의 신앙생활을 가장 어렵게 하는 것은 교회의 대처였다.
코로나19 이후 신앙생활에 가장 어려운 점으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5%는 ‘사회적 위기에 대처하는 교회의 모습에 의문과 실망’을 꼽았다. '교회활동(예배, 소그룹모임)의 위축'은 29%에 그쳤다.
'교회를 적대시하는 사회분위기(8%)', '재난과 위기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신앙적 대답의 부재(5%)' 등도 소수응답으로 나왔다.
향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교회가 가장 신경써야 부분으로는 ‘사회와의 긴밀한 소통/섬김/봉사(27%)’. ‘위기상황에 대한 올바른 해석/교훈 제시(25%)’, ‘변화에 적응하는 새로운 운영과 혁신(22%)’, ‘예배 등 신앙의 기본기 회복(22%)’ 등의 답변이 고르게 나왔다.
설문조사를 진행한 청어람ARMC는 “온라인예배에 대해서 기독교인들의 저항감은 낮고 만족도는 높은 편”이라면서 “온라인예배에 대해 찬반 논란보다는 교인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어보인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에 대한 교회의 대응과 태도에 고민이 많다는 점은 교회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최근 대면예배를 강조하고 방역에 비협조하는 태도는 교인들의 실망을 크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